정 이사장, 27일 출입기자단 간담회 개최
급여 지출 증가분 없어 재정 큰 타격 없어
의료 과다 이용시 본인부담 질병따라 조정
상위 비급여 항목 정리…병원 95% 참여해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정부의 의대증원 정책으로 인한 의정갈등이 이어지더라도 건보 재정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지난 27일 저녁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의정 갈등 지속 시 건보 재정 절약 방안에 대한 질의에 "의정 갈등이 계속되더라도 (건강보험)지출 문제는 없다"며 "병원과 의원급은 지출이 늘고 있지만 그 정도는 할 수 있고 상급종합병원이 전폭적으로 환자를 모아 소모되는 과소비가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올해에 이어 내년도 건강보험료율도 7.09%로 동결했다. 2년 연속 건강보험 보험료율을 동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회는 지난 10월 국정감사 당시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개혁에 건보 재정이 쓰이는 상황에서 건강보험료율까지 동결돼 건보재정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27일 저녁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안 질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자료=국민건강보험공단] 2024.11.28 sdk1991@newspim.com |
정 이사장은 "2년 연속 동결은 처음 있는 일로 저희로서는 굉장히 걱정이 크다"면서도 "올해 급여 지출이 많지 않아 동결된 부분이 상쇄되고 있어 지출 규모에 큰 타격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예산이 조 단위로 계속 증가하고 있고 올해 지출 증가분은 아직 없어 현재 잘 운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정 이사장은 "올해 적립금으로 투자해 자금 운영 수익도 1조 이상 내고 있어 자랑스럽다"며 "안심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그는 "보험료를 걷기도 하지만 많은 부분은 사회적 약자 위해 지출하고 있다"며 "본인부담상한액으로 환급한 금액이 올해 2조6000억원이고 지역 가입자를 위해 자동차에 부과하던 보험료를 없앴다"고 설명했다.
정 이사장은 "재정 운영은 당분간은 괜찮지만 (제가) 이 자리를 떠난 후 전 이사장이 잘못해 파탄 냈다는 소리가 나오지 않을 수 있게 하겠다"며 "아끼고 아껴 지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이날 의료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 필요성도 강조했다. 검사, 약 등 과다한 의료 소비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정 이사장이 꼽은 가장 큰 문제는 의료 수가(보상)다. 그는 의료 수가가 공정하게 보상되지 않는 것은 상대 수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 이사장은 "(제가) 오랫동안 몸담은 호흡기내과만 해도 폐 기능 검사 부분의 경우 더 어려운 검사인 내시경보다 상대가치를 올려놨다"며 "각자 자기 영역에서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경제적 부분을 강조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적당한 시간에 잘랐어야 한다"며 "상대가치는 제대로 손봐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 이사장은 "1년에 365일을 넘어 의료 이용을 하는 경우 본인부담률을 90% 부담하게 돼 있는데 일정 부분 이상 과다하게 증가하는 부분은 개인 부담이 높아지도록 추후 질병별로 분류해 조절해야 할 것 같다"며 "365일 살면서 매일 (병원에) 간다는 것은 의료 이용이 아니라 소일거리로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성실하게 건보료를 납부하고 아플 때 쓸 수 있는 환경이 돼야 한다"고 했다.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27일 저녁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안 질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자료=국민건강보험공단] 2024.11.28 sdk1991@newspim.com |
의료개혁과 관련 정 이사장은 필수의료정책패키지 중 하나인 비급여 관리 체계 확립에 대한 진행 상황도 밝혔다. 건보공단은 비급여 관리 체계 확립을 위해 실손보험 지출 상위 비급여 항목을 정리하고 있다. 현재 병원과 의원 95% 이상이 참여해 비급여 항목에 대한 자료를 보고하고 있다.
정 이사장은 "비급여는 1068개를 분류하고 있다"며 "더 필요한 것은 새로 생긴 비급여에 대해 신고를 받아야 하는데 새로운 것을 받다 보면 묵은 것은 없어지기도 해 아쉽다"고 토로했다.
발표 시기에 대해 정 이사장은 "비급여를 맡고 있는 실장은 연구직 출신으로 조금 더 기다려주면 될 것 같다"며 "만족스러워할만한 발표는 연내 안 되지 않을까"라고 예상했다.
정 이사장은 "비급여가 국민의 건강관리에 미치는 영향이 어디로 갈 것인지 또 저희가 정리한 것에 대해 끊임없이 자료를 제공해 합리적인 비급여 제도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sdk19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