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자택 인근 지역에서 장외 시위
지난해 영업이익 60% 줄었는데 사상 최대 성과급 요구
[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현대제철 노조가 서울 용산구 한남동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자택 인근 지역에서 장외 시위를 벌이고 있다.
현대제철 노조가 서울 용산구 한남동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자택 인근 지역에서 장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현대제철 제공] |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노조는 지난 10일부터 나흘째 장외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제철 노조의 요구사항은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사상 최대 규모 성과급 지급 ▲차량 구매 대출 시 2년간 1000만원 무이자 대출 지원 ▲정년 퇴직자 대상 3년마다 20% 차량 할인 지원 등이다.
현대제철 노조는 임단협과 상관이 없는 장소인 일반 주택가에서 시위를 벌이면서 학생과 직장인이 오가는 오전 시간대에 피켓시위를 진행 중이다. 이미 현대제철 노조는 지난해 10월 충남 지방노동위원회 조정 신청을 거쳐 쟁의권을 확보했다.
업계에선 사업장에서 정당한 쟁의 행위를 통해 요구사항을 표현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불편을 야기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는 점이 기업에도 부정적인 인식을 더할 수 있어 우려하는 분위기다.
회사 실적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시위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현대제철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시장의 기대치를 밑도는 3000억원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직전 연도인 2023년 영업이익 7983억원 대비 무려 60%나 급감한 수치다.
현대제철은 경영 부담이 가중돼 가동률이 10%대로 떨어진 포항2공장의 가동 중단을 결정하기도 했다. 노조의 반발로 인해 일부 재가동 및 2조2교대 근무 축소 형태로 전면 가동 중단은 유예됐지만 운영 효율 문제로 장기적인 수익 약화도 예상된다.
올해 상황도 녹록지 않다. 중국의 무차별적인 저가 제품 수출로 인한 시장 교란, 환율 급등, 정치적 리스크로 인한 시장 불안으로 업황 회복은 더디고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으로 인한 불안정성도 높아졌다.
현대제철 측이 최근 노조에 제시한 기본급 10만원 인상 등의 교섭안에서 성과급을 2025년도 임급협상과의 병합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도 이러한 위기감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노조가 요구하는 대로 사상 최대 규모의 성과급의 지급할 경우 회사가 지난해 영업이익을 모두 성과급으로 지급해도 부족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통상 성과급은 영업실적을 기반으로 지급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약 60%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오히려 사상 최대 성과급을 요구하는 것은 상식을 벗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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