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윤준(64·사법연수원 16기) 서울고등법원장이 35년간의 법관 생활을 마치고 퇴임하며 "재판의 공정성과 법관의 정치적 중립성은 우리의 존재 기반이자 존재 이유"라고 밝혔다.

윤 법원장은 7일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 청심홀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그것이 흔들릴 때 정치권 등 외부세력은 법원을 흔들고 때로는 법원과 국민 사이, 심지어 법관들마저 서로 반목하게 만든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준(64·사법연수원 16기) 서울고등법원장이 7일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에서 열린 퇴임식에 자리해 있다. [사진=서울고법 제공]

그는 "법원 가족으로 지낸 35년 동안 법원이 평온했을 때가 별로 없었던 것 같다"며 최근 일어난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를 언급했다.

이어 "외부로부터의 시련도 있었고 내부로부터의 시련도 있었다. 급기야 최근에는 흥분한 폭도들이 재판이 공정하지 못하다며 법원에 난입해 폭동을 일으키는 일도 있었다"며 "제가 평생을 봉직해온 법원이 그런 참사를 당할 때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고 했다.

윤 법원장은 "법원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사랑이 확고했다면 감히 그런 일이 있었을까 생각해본다"며 "재판의 공정성과 법관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믿음이 반석처럼 굳건했다면 그런 일은 엄두조차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인 법원과 법관을 지키기 위해서는 모든 법관이 재판의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이 의심받지 않도록 재판과 언행에 신중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법원장은 또 "세상의 변화에 발맞춰 30년, 50년 후를 내다보고 우리의 재판절차, 심급구조, 인적자원의 배치, 민원시스템을 더욱 정비하고 발전시켜야 한다"며 "사법부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자기 일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도와주신 법원 구성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퇴임사를 마무리했다. 

윤 법원장은 윤관 전 대법원장의 장남으로 1990년 춘천지법 강릉지원 판사로 임관한 이후 수원지법 판사, 서울중앙지법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고법 부장판사, 대법원장 비서실장 겸임, 수원지방법원장, 광주고법원장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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