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측 "질책하는 것 아닌가" 질문에…조 청장 "질책으로 받지 않아"
尹 "건강 빨리 회복하기 바란다"
[서울=뉴스핌] 김현구 박서영 기자 = 우여곡절 끝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한 조지호 경찰청장이 계엄 관련 질문에 답을 거부했다.
조 청장은 국회 측이 계엄 당일 관련 질문을 시작하자 "관련 건으로 기소돼 서울중앙지법에서 형사재판으로 기소돼 피고인 신분에 있다. 공소사실에 포함돼 있어 증언을 못하더라도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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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10차 변론에 참석해 윤갑근 변호사와 대화하고 있다. 2025.02.20 photo@newspim.com |
그는 국회 측이 "(삼청동) 안가에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과 증인에게 A4 문건을 나눠줬는가", "김 전 장관이 '멀리 있다가 계엄이 선포되면 배치하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피청구인이 이야기했다" 등의 질문에도 모두 답을 피했다.
이후 윤 대통령 측은 조 청장의 건강 상태에 물었다. 조 청장은 "경찰에서 조사받고 구속영장이 발부된 후 갑자기 폐렴 증상이 와서 건강이 급속도로 나빠졌다.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져 장시간 집중하기 어려웠고, 감염에 급격히 취약한 상태가 돼 역격리 병실로 갔다"고 말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동찬 변호사가 조 청장의 건강 상태에 대해 묻자 몸을 앞으로 숙여 조 청장을 물끄러미 쳐다보기도 했다.
다만 조 청장은 계엄 선포 다음 날인 박현수 당시 행정안전부 경찰국장(현 서울청장 직무대리)와 통화한 내용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진술했다.
조 청장은 김형두 재판관이 "지난해 12월 4일 오전 6시23분 박 국장과 14분35초 동안 통화한 기록이 있다. 무슨 이야기를 했는가"라는 질문에 "간밤에 있었던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고, 경찰청장으로서 계속 직을 수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은 것 같아 면직 절차를 밟아달라고 했다"고 답했다.
이에 김 재판관은 "박 국장에 의하면 증인이 '대통령 지시를 정면으로 거부해 죄송하다고 했더니 대통령이 덕분에 빨리 잘 끝났다고 했다. 이게 상당히 뼈가 있는 말로 들리는데 내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경찰청장을 하는가'라고 말했다고 한다"고 물었다.
앞서 조 청장은 계엄 해제 이후 윤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덕분에 신속하게 잘 끝났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김 청장으로부터 '(윤 대통령이) 초동대처를 잘 해줘서 상황이 아주 빨리 끝났다고 격려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조 청장은 "뼈가 있다는 말은 한 적이 없다. 인간적으로 죄송한데 이런 상황에서 경찰청장직을 계속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아서 면직 절차를 밟아달라고 한 것"이라고 부인했다.
이 부분에 대해선 국회 측도 조 청장에게 "속으로 치하하는 것이 아니고 질책하는 것이라 (생각해) 뼈 있는 말로 알아들은 것 아닌가"라며 대해 재차 물었다.
그러자 조 청장은 "뼈 있는 말이라는 말은 제가 쓰는 말이 아니다"라며 "질책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질책이었으면 제가 다른 생각을 했을 텐데 그렇진 않은 것 같다"고 답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증인신문 마지막에 조 청장을 향해 "건강 빨리 회복하기 바란다"며 격려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
hyun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