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건강 빨리 회복하기 바란다"
[서울=뉴스핌] 김현구 박서영 기자 = 우여곡절 끝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한 조지호 경찰청장이 계엄 관련 질문에 답을 거부했다.
조 청장은 국회 측이 계엄 당일 관련 질문을 시작하자 "관련 건으로 기소돼 서울중앙지법에서 형사재판으로 기소돼 피고인 신분에 있다. 공소사실에 포함돼 있어 증언을 못하더라도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 측이 "(삼청동) 안가에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과 증인에게 A4 문건을 나눠줬는가", "김 전 장관이 '멀리 있다가 계엄이 선포되면 배치하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피청구인이 이야기했다" 등의 질문에도 모두 답을 피했다.
이후 윤 대통령 측은 조 청장의 건강 상태에 물었다. 조 청장은 "경찰에서 조사받고 구속영장이 발부된 후 갑자기 폐렴 증상이 와서 건강이 급속도로 나빠졌다.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져 장시간 집중하기 어려웠고, 감염에 급격히 취약한 상태가 돼 역격리 병실로 갔다"고 말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동찬 변호사가 조 청장의 건강 상태에 대해 묻자 몸을 앞으로 숙여 조 청장을 물끄러미 쳐다보기도 했다.
다만 조 청장은 계엄 선포 다음 날인 박현수 당시 행정안전부 경찰국장(현 서울청장 직무대리)와 통화한 내용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진술했다.
조 청장은 김형두 재판관이 "지난해 12월 4일 오전 6시23분 박 국장과 14분35초 동안 통화한 기록이 있다. 무슨 이야기를 했는가"라는 질문에 "간밤에 있었던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고, 경찰청장으로서 계속 직을 수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은 것 같아 면직 절차를 밟아달라고 했다"고 답했다.
이에 김 재판관은 "박 국장에 의하면 증인이 '대통령 지시를 정면으로 거부해 죄송하다고 했더니 대통령이 덕분에 빨리 잘 끝났다고 했다. 이게 상당히 뼈가 있는 말로 들리는데 내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경찰청장을 하는가'라고 말했다고 한다"고 물었다.
앞서 조 청장은 계엄 해제 이후 윤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덕분에 신속하게 잘 끝났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김 청장으로부터 '(윤 대통령이) 초동대처를 잘 해줘서 상황이 아주 빨리 끝났다고 격려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조 청장은 "뼈가 있다는 말은 한 적이 없다. 인간적으로 죄송한데 이런 상황에서 경찰청장직을 계속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아서 면직 절차를 밟아달라고 한 것"이라고 부인했다.
이 부분에 대해선 국회 측도 조 청장에게 "속으로 치하하는 것이 아니고 질책하는 것이라 (생각해) 뼈 있는 말로 알아들은 것 아닌가"라며 대해 재차 물었다.
그러자 조 청장은 "뼈 있는 말이라는 말은 제가 쓰는 말이 아니다"라며 "질책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질책이었으면 제가 다른 생각을 했을 텐데 그렇진 않은 것 같다"고 답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증인신문 마지막에 조 청장을 향해 "건강 빨리 회복하기 바란다"며 격려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
hyun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