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일만 선고…역대 대통령 탄핵 중 '최장'
한 총리·최 부총리 '쌍탄핵' 동력 떨어져
계엄·탄핵 정국에 개정안·법안 쌓여있어
공직자들 "상황과 무관하게 할 일 하겠다"
[세종=뉴스핌] 백승은·양가희·이정아·김기랑 기자 = 헌법재판소가 오는 4일 오전 11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를 예고한 가운데, 정부도 신경을 바짝 곤두세우는 분위깁니다.
국회에서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 111일 만에 나온 결론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63일)과 박근혜 전 대통령(91일) 등 역대 대통령 탄핵 심판 중 선고 시기가 가장 긴데요.
![]() |
역대 가장 긴 선고 시기를 지나고, 선고 일자가 확정되자 정부 관계자 A 씨는 "마음이 좀 싱숭생숭은 하다"면서도 "동요를 느끼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열심히 (일)하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가장 먼저 기획재정부와 총리실이 안도의 한숨을 돌리는 분위기입니다. 민주당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재탄핵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탄핵, 이른바 '쌍탄핵'을 예고했지만, 동력이 떨어진 상황입니다.
민주당의 최 부총리 탄핵 추진은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촉구하는 성격이 컸던 만큼, 선고 기일이 확정되며 사실상 불투명해졌습니다. 앞으로 경제 부처의 수장인 최 부총리는 대외신인도 방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한 대응에 집중할 방침입니다.
한 중앙부처의 과장급 관계자는 "직원들 단체 메시지 방에 선고에 대한 얘기가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4월 4일에 선고가 나오니, '4대4' 결론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농담도 나온다"며 "어수선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주 내로 불확실성이 매듭지어질 것을 생각하니 다행인 측면도 있다"고 심경을 밝혔습니다.
공직자들은 정치적인 상황과 무관하게 기간 내 처리해야 하는 업무가 있습니다. 어수선한 분위기에서도 해야 할 일을 하겠다는 반응이 대다수지만, 일각에서는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계엄과 탄핵 정국에 통과돼야 할 개정안과 법안이 꼼짝도 못 하는 상황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습니다.
공무원 입직 이후 탄핵을 세 번 겪었다는 B 씨는 "공무원은 어떤 결과가 나오든 간에 해야 하는 일들이 있다. 그런 일을 하는 중"이라면서도 "현재 국회에 걸린 법들도 있는데, 국회가 잘 돌아가지 않으니 준비만 계속하는 상황"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일부 부처에서는 잔뜩 몸을 사리고 있습니다. 외부 출장을 최대한 자제하기도 한다는 전언입니다.
정부 부처 소속 국장급 관계자는 "선고 결과가 어떻게 되든 외부 출장 등 움직임을 자제해야 하는 분위기가 있다"며 "당분간 장차관의 외부 일정이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100win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