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중국의 전기차(EV) 업체 비야디(BYD)가 일본 시장에서 승부수를 던졌다. 내년에 일본 전용으로 개발한 경자동차형 EV 모델을 출시해 일본 경차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는 목표다.
일본 내 신차 판매의 약 40%를 차지하는 경차는 일본이 독자 규격을 적용하고 있어, 해외 업체들에겐 '비관세 장벽'으로 여겨져 왔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비야디의 경차 시장 진출 계획에 대해 "가격 경쟁력이 강한 비야디가 경차 시장에 진입함으로써 일본 업체들의 아성을 무너뜨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비야디는 일본의 경차 규격에 맞춘 새로운 차량 플랫폼을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2026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에서 생산해 일본으로 수출할 계획이다. 가격은 최저 수준으로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동안 비야디는 중국 내에서 판매 중인 차종을 해외에 수출해왔다. 특정 국가에 특화된 승용차를 만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에서는 대부분의 급속 충전기가 일본 독자 규격인 'CHAdeMO(차데모)' 방식으로 구축돼 있다. 비야디는 일본 진출 당시부터 이 규격에 대응해왔으며, 신형 차량도 차데모 규격을 지원한다.
일본의 경차는 자동차 보급을 목적으로 1949년에 일본 독자 규격으로 제정됐다. 가장 큰 특징은 일본의 좁은 도로에 적합한 콤팩트한 차체와 저렴한 가격이다. 길이는 3.4미터 이하, 폭은 1.48미터 이하, 배기량은 660cc 이하로 정해져 있다. 가격대는 100만엔대(약 1000만원) 중반이다.
세계 공통 전략 차종을 판매하는 해외 업체들에겐 일본의 경차 시장 진입 장벽이 높다. 연비 기준 준수 등 일본 전용 차종 개발에 비용이 많이 들어, 일부 상용차를 제외하고는 일본 업체들의 독점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유럽과 미국 업체들은 일본의 경차 규격 자체를 비관세 장벽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비야디는 2023년에 일본 승용차 시장에 진입했지만, 2025년 3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4530대에 그쳤다. 일본 시장을 제대로 공략하기 위해서는 경차 EV 투입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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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바이두] 비야디 기업 로고 이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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