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원, 시민 여가·교육공간 조성을 위한 긴 여정
[고양=뉴스핌] 최환금 기자 = 도심 속 녹색 힐링 공간으로 자리 잡을 고양특례시의 공립수목원 조성 사업이 연이은 예산 삭감으로 인해 아직 첫걸음도 떼지 못하고 있다.
15일 고양시에 따르면 시는 수목 유전자원 보전과 산림 내 여가·휴식, 교육·체험 공간 제공을 목표로 하는 공립수목원 조성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지난해 2회 추경과 올해 본예산, 그리고 1회 추경예산 등 세 차례에 걸쳐 요구했던 2억 7000만원의 '고양시 공립수목원 기본구상 및 타당성 검토 용역' 예산은 모두 부결됐다.
수목원 조성을 위해서는 지역주민 의견 청취와 관계기관 협의에서부터 조성 예정보지 지정, 인허가 및 토지 보상·수용, 조성 계획 승인과 착공, 등록까지 총 6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예정이다. 그러나 그 첫걸음조차 막혀 고양시 최초의 수목원 조성은 현재로선 기약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고양시는 북한산, 고봉산, 황룡산 등 다양한 생태환경을 보유하고 있다. 매년 100ha 이상의 조림사업과 숲 가꾸기 등을 추진하며 지속 가능한 산림자원 조성에 힘쓰고 있지만, 이를 체계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공간은 부족한 실정이다.
시는 1000 종류 이상의 수목과 증식 및 재배시설, 관리시설, 전시시설, 편의시설 등을 갖춘 100ha 내외의 수목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식물 유전자원을 활용한 전문적 연구가 가능해지며, 국내외 수목원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자원 교환, 전시, 정보교류 등 다방면에서 상호 협력을 활성화할 방침이다.
이뿐만 아니라 시는 화훼산업 도시의 특성을 살리고 창릉천과 공릉천 등 수변자원과 연계하여 특색 있고 차별화된 수목원을 조성할 예정이다. 이는 산림휴양 수요를 충족하고 관광자원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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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고양시] 2025.05.15 atbodo@newspim.com |
2022년 환경부 통합하천사업에 선정된 창릉천은 지난해 기본 계획 및 타당성 조사 용역을 완료했고, 공릉천도 경기도 저탄소 수변공원화 공모사업에 선정돼 실시 설계에 착수한 상태다.
수목원을 활용한 도시숲은 어린이 숲 해설 및 목재문화 체험 등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생태관광의 장이 되며, 기후변화에 대응해 미세먼지를 저감시키는 역할도 한다. 산림청에 따르면 나무 한 그루는 연간 미세먼지 35g을 흡수하며, 1ha의 도시숲은 168kg의 오염을 줄일 수 있다.
경기도 내 운영 중인 공립수목원 10곳 중 8곳은 경기 남부에 집중돼 있다. 오산시와 안산시에 한 곳씩, 그리고 수원시에 두 곳이 위치해 있는 상황에서, 고양시에 공립수목원이 생길 경우 경기 북부의 녹색 허브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시 관계자는 "시민들에게 자연친화적이고 차별화된 산림문화 및 휴양시설을 제공하기 위해 조성 대상지를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올해 2회 추경에 기본구상 및 타당성 검토 예산을 재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크나큰 바람은 이런 노력을 통해 고양시의 삶의 질을 높이고 관광자원으로서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atbod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