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건설 선행지표 모두 부진… 양극화 심화
하반기 착공 감소로 공급 불균형 예상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올해 상반기 부동산 시장에선 공급 병목 현상이 발생하고 지역 간 회복 격차가 커지며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되는 등 전반적인 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하반기에는 수급 불균형과 수요 양극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유연한 정책을 설계할 필요성이 짙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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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24일 열린 '2025년 하반기 건설·부동산 시장 진단 및 내수경기 활성화 전략 세미나'에서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2025.06.25 chulsoofriend@newspim.com |
25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은 전일 개최한 '2025년 하반기 건설·부동산 시장 진단 및 내수경기 활성화 전략 세미나'를 통해 하반기 부동산 시장 전망을 발표했다.
부동산은 국민 자산의 약 80%를 차지하는 만큼 민간 소비와 금융시장의 중요한 요소다. 가계부채의 60% 이상이 주택담보대출로 구성돼 있으며 주택공급, 금융규제, 세제 등 정부 정책은 단기적 시장 안정뿐만 아니라 중장기적 산업 경쟁력 확보에 큰 영향을 준다.
상반기 부동산 시장은 인허가·착공·분양 등 공급 전 단계에서 부진이 지속됐다. 올 1~4월 전국 분양률은 전년 대비 37.6%, 착공은 33.7%씩 줄었다. 아파트 인허가의 경우 총 39만 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단 3.5% 늘었으나 과거 10년 평균에 비하면 7.4% 낮다.
김성환 건산연 연구위원은 "인허가의 경우 규제 완화에도 민간이 되살아나지 못했고, 분양시장에선 수도권은 반등했으나 지방 위축이 이어지면서 지역 간 격차가 확대됐다"며 "공급 정상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달 둘째 주 기준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0.09%로 집계됐다.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나 도심 신축 중심으로 점진적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서울 거래량은 규제 완화의 수혜를 입어 3만5000건(1~6월 기준)에 근접했다. 반면 지방은 금리 부담과 수요 위축으로 정체가 계속되고 있다. 청약 미달 사례도 증가한 모습이다.
임대차 시장 구조에도 변화가 생겼다. 5월 기준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0.26%를 기록한 동시에 월세 비중이 60%를 상회했다. 김 연구위원은 "전세에서 월세로의 구조 전환이 본격화되는 국면"이라며 "전세가율 하락, 보증금 회수 불확실성 등의 영향으로 월세 선호도가 높아졌고, 임대차 3법의 실효성 논란과 전월세 시장 안정 방안에 대한 정책 불확실성 탓"이라고 지적했다.
올 하반기에는 착공 감소 여파로 입주 물량이 줄면서 공급 불균형이 심해질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2022~2023년 인허가를 마친 주택 중 현재까지 착공을 못한 비율이 수도권은 20.5%, 지방은 49.9%다.
수도권과 지방 사이 양극화도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방 중소도시는 미분양 적체와 수요 위축이 구조화되고 있으나 수도권은 회복 기반이 넓어졌다. 4월 기준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동향지수는 97.0으로 수요·공급 사이 균형을 이뤘으나 지방(89.1)은 수요가 부족한 실정이다.
건산연은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 3기 신도시 기반시설 조기 구축과 공사비 현실화를 통해 사업성 보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3기 신도시의 광역교통망을 구축하고,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확보해 입주 시기를 당겨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연구위원은 "사업성 제고를 위한 제도 개선과 조기 착공을 유도할 수 있는 실질적 인센티브를 통해 공급 주체의 참여를 확대하고 공급 속도와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해야 한다"며 "분양가 기준 현실화나 공공주택 민간참여사업 활성화 등을 구체적으로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