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경 선제골·주민규 추가골·김주성 쐐기골
김주성, 박진섭, 박승욱이 나선 스리백 효과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홍명보호가 동아시안컵 첫 경기에서 열대야를 날리는 소나기골을 퍼부으며 시원한 대승을 거뒀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7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남자부 1차전에서 중국을 3-0으로 완파했다. 이날 승리로 FIFA 랭킹 23위 한국은 94위 중국과 A매치 통산 전적에서 24승 13무 2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이어나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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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7일 동아시안컵 남자부 1차전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FA] |
수비진 점검에 특히 신경 쓰겠다고 밝힌 홍명보 감독은 3-4-3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김주성(서울), 박진섭(전북), 박승욱(포항)이 스리백을 섰다. 죄우 윙백은 이태석(포항)과 김문환(대전)이 맡았다. 중원은 김봉수(대전)와 김진규(전북가 책임졌다. 공격진은 주민규-문선민(서울)-이동경 삼각 편대로 꾸렸다. 골문은 주장 완장을 찬 조현우(울산)가 지켰다.
동아시안컵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하는 A매치 기간에 열리지 않기 때문에 소속팀이 차출에 응할 의무가 없어 출전국들은 유럽파가 아닌 자국 리거들을 중심으로 대회에 나선다. 홍명보호 역시 유럽파나 중동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 없이 K리거와 일본 J리거만으로 대회 참가 명단을 짰다. 이날 중국전에선 K리거만으로 선발 전열을 구성했다.
에이스 우레이(상하이 포트) 등 주축 선수를 제외하고 어린 선수들을 대거 기용한 중국이 K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선수들로 구성된 홍명보호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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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경이 7일 동아시안컵 남자부 1차 중국전에서 선제골을 넣고 골 셀레브레이션을 하고 있다. [사진=KFA] |
전반 8분 이동경의 선제골은 감각적이었다. 김문환의 패스를 받은 그는 박스 오른쪽에서 왼발 감아차기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2021년 6월 스리랑카전 이후 4년 만에 기록한 A매치 2호 골이다. 이번 대회 남녀 통틀어 첫 득점이기도 하다. 21분엔 이태석의 정확한 왼발 크로스를 주민규가 헤더로 마무리하며 점수 차를 벌렸다. 반대 전환부터 마무리까지 매끄러운 패턴 플레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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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경(왼쪽 두번째)이 7일 동아시안컵 남자부 1차 중국전에서 선제골을 넣고 문선민과 손을 마주치고 있다. [사진=KFA] |
이후 중국의 거친 플레이가 이어졌다. 전반 34분 중국 미드필더 가오텐이가 사이드라인 부근에서 이동경의 디딤발을 가격하는 위험한 태클로 경고를 받았다. 이미 공을 처리한 이동경을 향해 뒤늦게 들어간 파울로, 고의성 여부를 떠나 퇴장도 고려될 수 있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는 비디오 판독(VAR)이 도입되지 않아 심판의 현장 판단만으로 경고에 그쳤다. 한국 입장에선 부상 위험을 조심해야 할 상황이다.
후반도 한국이 주도권을 잡고 중국을 몰아세웠다. 11분 코너킥 상황에서 박승욱의 헤더에 이어 김주성이 세컨드볼을 밀어 넣으며 A매치 데뷔골을 기록했다.
홍명보 감독은 후반 중반 잇따라 교체 카드를 소진하며 선수 테스트에 나섰다. 후반 19분 주민규와 문선민 대신 강상윤(전북)과 이호재(포항)를, 후반 28분 김봉수와 김문환 대신 서민우와 모재현(이상 강원)을 투입했다. 후반 39분에는 김진규를 대신해 이승원(김천)이 그라운드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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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성이 7일 동아시안컵 남자부 1차 중국전에서 추가골을 넣고 문선민(왼쪽)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KFA] |
홍명보호는 이번 대회를 2026 북중미 월드컵 최종 명단 선발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 포백을 주로 가동했던 홍명보 감독은 수비 안정성을 강조하며 실험적 스리백을 시도했다. 중앙 수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김주성, 박진섭, 박승욱이 동시에 나서고 좌우 측면엔 이태석과 김문환이 배치된 스리백이었다.
초반부터 박진섭이 중앙에서 밸런스를 잡았다. 때때로 김주성과 박승욱이 과감하게 올라갔다 후방 빌드업 과정에도 크게 관여했다. 측면 수비수 이태석과 김문환은 측면 공격수처럼 전진하기도 했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