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욱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전문위원(경영학 박사)
면접관이 가장 당혹스러울 때가 언제일까? 바로 채용 과정에서 매너를 지키지 않는 구직자를 맞닥뜨릴 때다. 사례를 통해 살펴보자.
오늘은 드디어 구직자가 애타게 기다리던 면접날이다. 면접날 풍경은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다. 정장 차림의 구직자들이 분주하다. 그들의 얼굴에는 긴장된 기색이 역력하다. 얼마나 긴장하는지 그 떨림이 전달될 정도다. 가끔 면접날 지각을 하여 허겁지겁 뛰어 면접실로 향하는 구직자를 볼 때가 있다.
인사담당자에게 물어보았다. 면접에서 가장 부정적인 인상을 주는 구직자는 누구인가요? 1위는 면접에 늦는 구직자라고 말한다.
면접날 지각을 하면 어떻게 될까? 우선 부정적인 인상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일단 지각을 하면, 긴장이 더 되고 당황하게 마련이다. 게다가 면접 대기 장소에 도착하면 구직자가 작성해야 할 면접 평가표, 사전 과제 등이 주어질 수도 있는데 절대 시간이 부족하다. 자신의 실력을 최대한 발휘할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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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욱희 경사노위 전문위원 |
따라서 인사담당자가 제일 싫어하는 면접날 지각을 피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첫째, 시간을 내어 사전에 해당 기관을 직접 방문해 봐라. 예를 들어 자택에서 출발하는 경우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데 소요 시간을 점검할 수 있다. 그리고 기관의 분위기도 파악해 볼 수가 있다. 일을 하고 있는 재직 근로자의 표정도 엿볼 수 있고 미래 자신의 모습도 그려볼 수 있다. 일거양득이다.
둘째, 면접날은 자신이 해당 기관에 제출한 구직 서류를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이미 구직 서류를 제출했는데 면접날 지참해야 하나요?" 왜냐하면 면접관 질문에 자신이 구직 서류에 무엇을 작성했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구직자를 자주 접하기 때문이다. 필자가 만나는 중장년 구직자는 면접 당일 무조건 준비시킨다. 그리고 조금 일찍 면접 대기 장소에서 차분하게 구직 서류를 검토하면 면접 대비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어쩔 수 없이 면접에 지각을 한 경우라면 반드시 실무 담당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차분히 대처해야 한다. 그리고 면접관에게도 솔직하게 늦은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솔직함으로 대처하는 것이 최선이다. 변명하려 한다면 오히려 역효과다.
면접날은 오늘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임하는 구직자는 과연 몇이나 될까? "이제 면접 시간이 다 되었습니다."라고 면접관 이야기가 끝나기도 전에 "꼭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재취업을 하게 된다면 그동안 고민하고 계획했던 일들을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라고 절박하게 이야기하는 구직자를 접할 때가 있다. 비록 면접에 늦어서 긴장했지만 절박함은 통했다.
해당 기관의 실무 담당자가 당일 구직자 중에서 001번은 조금 늦는다고 연락이 왔으며, 002번은 '불참'이라고 참고하라면서 면접관들에게 면접 직전 공지해 줄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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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LG유플러스는 VR 교육 전문기업 민트팟과 함께 VR기기를 통해 입시/취업 면접을 연습할 수 있는 'U+VR모의면접'을 정식 출시한다고 15일 밝혔다. 사진은 LG유플러스 직원이 U+VR모의면접을 통해 면접교육을 받고 있는 모습과 서비스 예시 화면. [사진=LGU+] 2021.11.15 nanana@newspim.com |
면접 당일 구직자가 사전에 통보 없이 급작스럽게 불참하는 경우를 종종 접할 때가 있다. '면접 단계까지 오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왜 안 왔을까?' 하는 생각이 들곤 했다. 해당 기관의 면접 참석자 현황은 대부분 면접 당일 확인되는 경우가 많아서 면접 진행에 적지 않은 차질이 생긴다.
A 중견기업 사장님은 인재 확보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면접 때는 해당 기업에 당장 출근하겠다고 해놓고는 막상 출근날 아무런 연락이 없다고 했다. 또 다른 구직자는 면접 때 해당 기관에 뼈를 묻겠다고 해놓고는 입사한 지 한 달도 안 돼서 아무런 연락도 없이 출근하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했다.
기업이나 공공기관의 채용 과정에는 상당한 비용이 투입된다. 따라서 구직자는 지원할 때 신중해야만 한다.
면접은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면접에서 시작과 마무리를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구직자가 간혹 면접 시작 부분은 긴장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긴장이 풀리기도 했다. 간혹 면접 후반부에서 다소 불성실하게 면접에 임하는 구직자를 볼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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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관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구직자와 그렇지 못한 구직자를 단번에 알아챈다. 스펙보다는 매너 있는 구직자를 찾는다. 따라서 불가피한 사정이 생긴 경우 늦어도 하루 전날 해당 기관에 통보해 주는 것이 기본 예의다. 면접 당일 통보한다면 미치도록 일하고 싶어 하는 다른 구직자의 면접 기회를 박탈하는 셈이다. 구직자 자신이 포기한 면접 기회는 다음 2순위 후보자에게 가야만 한다.
노동시장에서 경쟁은 치열하게 하되 어느 상황에서도 매너를 지켜줘야 한다. 상대 기관에 좋은 태도로 임해야 한다.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이기적인 구직자로 비치는 건 곤란하다. 부득이한 사유가 생긴 경우 사전에 해당 기관과 상의하고 마무리를 잘하도록 하자. 세상이 넓다고는 하나 해당 산업 분야에 막상 진입을 해보면 생각보다 좁다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인생 2막의 경력관리의 첫 출발은 당신이 구직활동을 시작하면서부터 시작된다. 중장년 구직자가 인생 후반기에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자 한다면 지원했던 해당 기관에 좋은 이미지를 남겨야 한다. 개인의 노동시장의 가치는 자신이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시장으로부터 부여받는 것이다.
*장욱희 박사는 현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전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성균관대학교 산학협력단 교수와 숭실대학교 경영학부 조교수를 역임했으며, (주)커리어파트너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방송 관련 활동도 활발하다. KBS, 한경 TV, EBS, SBS, OtvN 및 MBC, TBS 라디오 등 다수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고용 분야, 중장년 재취업 및 창업, 청년 취업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삼성SDI, 오리온전기, KT, KBS, 한국자산관리공사, 예금보험공사, 서울시설공단, 서울매트로 등 다양한 기업과 기관에서 전직지원컨설팅(Outplacement), 중장년 퇴직관리, 은퇴 설계 프로그램 개발 등의 업무를 수행했다. 또한 대학생 취업 및 창업 교육,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 정책연구를 수행하였으며 공공부문 면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나는 당당하게 다시 출근한다'라는 책을 출간했으며, '아웃플레이스먼트는 효과적인가?'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현재 인사혁신처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여가부 산하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비상임 이사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