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미국과 일본이 상호관세 협상에서 15% 관세율에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우리는 방금 일본과 무역 합의를 마쳤다"며 "일본은 미국산 자동차와 트럭, 쌀 등 일부 농산물에 대해 시장을 개방할 것이며, 미국에 15%의 상호관세를 지불할 것"이라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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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일본은 현재까지 미국과 합의를 발표한 국가들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의 관세율을 적용받게 됐다.
특히 이번 합의는 미국의 관세 압박 속에서 일본 정부가 일정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되며, 정국 운영의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던 이시바 총리에게도 한고비를 넘긴 셈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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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백악관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 15% 상호관세, 현재까지 가장 낮은 수준
이번에 일본과 합의된 15%는 미국이 다른 국가들과 체결한 상호관세율과 비교해도 상대적으로 완화된 수준이다.
미국이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합의를 발표한 주요국과의 관세율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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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미국이 예고했던 25% 관세 부과 방침에서 10%p나 낮춘 15%로 타결됐으며, 이는 아시아 주요 국가 중 최저 수준일 뿐만 아니라 미국의 무역 압박에 대응한 협상 전략의 일정한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 이시바, 퇴진 압박 한고비 넘겨
이번 타결은 정치적으로도 중요한 함의를 지닌다.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22일 "국익이 걸린 관세 협상의 결과를 지켜본 뒤, 조만간 퇴진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뜻을 측근에게 전달했다.
참의원 선거 패배에도 총리직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밝힌 데 대해 자민당 내에서 반발이 확산되고 있는 점을 고려한 것이지만, 관세 협상이 타결되면서 총리직 계속에 대해 일정 부분 명분을 확보했다.
NHK에 따르면 한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명백히 긍정적인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으며 일정한 성과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며 "이는 이시바 총리와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의 공로라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본으로서도 환영할 수 있는 내용이다. 일미 관계에 있어 좋은 성과이며, 국민의 불안감도 상당히 줄어들지 않겠는가"라고 밝혔다.
이시바 총리는 이달 중 귀국 예정인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으로부터 관세 협상에 대한 최종 보고를 받은 뒤,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의 거취 여부를 밝힐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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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21일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참의원 선거 패배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 아시아 국가들과의 협상에 '기준점'
다만 일본 산업계가 15%라는 관세율을 실제로 감내 가능한 수준으로 받아들일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특히 자동차와 전자, 철강 등 주요 수출품에 대한 영향 분석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미국 측이 향후 개별 품목에 대한 추가 조건이나 투자 조항 등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어, 실무 협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일본이 미국과의 협상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본의 이번 합의는 향후 아시아 국가들과의 협상에 하나의 기준점이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goldendo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