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NC전, 19일 두산전 건너뛰고 일주일 이상 휴식
감기? 가을야구 내다본 장기전 포석?…몸상태 의혹도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한화 에이스 코디 폰세가 17일 NC전에 이어 19일 두산전에도 선발로 나서지 않는다. 김경문 감독은 19일 대전 두산전에 2선발 라이언 와이스를 예고했다.
폰세는 12일 롯데 알렉 감보아와 맞대결에서 7이닝 9탈삼진 3안타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5선발 체제에서 4일 휴식이면 17일 NC전 등판이 가능했다. 약간의 조정이 있다 하더라도 19일 두산전에는 나설 차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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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프로야구 최고의 히트 상품인 한화 선발 투수 코디 폰세. [사진=한화] |
이에 대해 한화 구단은 18일 "폰세가 감기 증세가 있어 컨디션 조절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당장의 선두 싸움보다 한 시즌을 안정적으로 완주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로테이션을 변경했다. 이에 따라 폰세는 20일 두산전에 나선다 하더라도 최소 일주일간 휴식을 취하게 됐다.
올 시즌 폰세는 23경기에서 15승 무패, 평균자책점 1.61, 탈삼진 202개를 기록하며 KBO리그를 지배하고 있다. 하지만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긴 이닝을 소화한 그는 이미 145.2이닝을 던져 개인 커리어 최고 기록을 넘어섰다. 종전 최다는 2017년 마이너리그에서 기록한 137.2이닝이었다. 올해 KBO리그에서도 삼성 아리엘 후라도(150.1이닝)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김 감독은 당장 한두 경기 승패보다 포스트시즌까지 염두에 둔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가을야구에 대비하기 위해 에이스를 최대한 아끼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투수에게 너무 긴 휴식은 양날의 검이다. 오히려 컨디션 유지에 지장을 초래할 수도 있다. 보통 선발투수는 4일 또는 5일 휴식 후 등판하는 루틴을 통해 밸런스를 맞춘다. 휴식일이 너무 길어지면 투구 감각이 떨어져 컨트롤 난조로 이어질 위험도 크다. 실제로 메이저리그에서도 6일 이상 휴식 후 등판한 투수들의 평균자책점이 평소보다 높아지는 경향이 보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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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 중 손아섭과 함께 활짝 웃고 있는 한화 에이스 코디 폰세(오른쪽). [사진=한화] |
구단은 감기라고 했지만, 몸상태에 대한 의혹의 눈초리도 있다. 폰세는 지난달 24일 두산전에선 6이닝 7탈삼진 2안타 무실점의 완벽투를 선보였다. 그러나 불과 70개의 공만 던진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결과는 한화의 역전패였다. 당시 구단은 "폰세가 어깨에 찌릿함을 느껴 예방 차원에서 선제적 조치를 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폰세는 7월 초중순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을 이용해 엔트리에서 빠져 휴식을 취한 적도 있다.
결국 한화의 이번 결정은 폰세의 '피로 누적'과 '컨디션 저하'라는 두 리스크 중 어느 쪽을 대비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로 귀결된다. 김 감독은 전자를 더 중요하게 봤다.
올해 한화의 시즌 성패는 '폰세가 포스트시즌에서 어떤 활약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될 정도다. 김 감독의 결단이 약이 될지, 독이 될지 궁금하다.
zangpab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