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 '수도권 부동산 경기 점검 및 시사점' 보고서
서울 집값 급격히 상승… 정부의 부동산 규제강화 기조 겹쳐
경기 불확실성 확대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정부의 수요 억제 정책에도 주택 매매를 향한 수요가 증가하며 향후 가격상승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공급 확대 정책을 통해 지은 새 집이 실제로 부동산 시장에 공급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한 만큼 향후 공급량 부족 현상이 나타날 확률이 높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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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연간 주택공급 지표 추이 (오)2025년 6월 누계 주택공급 지표 [자료=현대경제연구원] |
5일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 6월 누계 주택건설 착공 물량은 103만1000가구로, 지난 한 해(305만3000가구) 대비 약 30%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2022년부터 시작된 주택건설 착공 부진의 영향이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를 통한 자금조달 여건이 개선돼도 높은 공사비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내년 수도권과 지방권 공동주택 입주예정물량은 올해 대비 각각 38.7%, 44.6% 감소한 101만1000가구, 89만7000가구일 것으로 예상된다. 토지 수용 지연과 공사비 문제로 주요 3기 신도시 준공 예정 시점이 연기되고 있어 단기적 주택공급 감소는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반대로 주택매매 잠재수요는 몸집을 불리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등에서 주택 가격의 고평가 정도를 나타날 때 쓰는 Z-스코어 점수는 2021년 9월 전국 1.4p(포인트), 서울 1.2p로 고점을 찍은 후 지속적으로 내려와 올 3월 0.0p와 -0.1p를 각각 기록했다.
주택매수자의 원리금 상환 부담 역시 크게 경감됐다. 중위소득 가구가 중간가격의 주택구입 시 발생하는 적정부담액(소득의 25%) 대비 원리금 상환 비중을 뜻하는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올 1분기 전국 62.2%, 서울 155.7%였다. 2022년 3분기 고점 이후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향후 실수요 중심의 주택매매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지난 6월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의 금액을 6억원으로 제한하고, 전세 낀 매매를 금지하는 등의 새로운 규제책을 내놨다. 전문가 사이에선 대출을 규제하는 정책 효과는 지속성이 짧아 주택매매 수요가 다시 증가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2020부터 2022년까지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담대를 막는 정책이 시행됐으나 고액 자산가의 주택매매 수요 증가, 선호 지역 공급 부족, 전월세 가격 급등 등으로 집값이 크게 상승한 바 있다.
이택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수도권 중심의 초과 수요에 부동산 시장 규제가 추가되면 수요 왜곡 현상이 발생, 시장 불안정성이 심화될 우려가 있다"며 "수도권 택지공급에 한계가 존재하는 만큼 정비사업 규제 완화, 유휴부지 및 공공기관 이전부지 개발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택매수 대기자의 공급 부족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구체적인 공급 예정 물량과 일정을 제시하는 등 시장과 소통을 강화할 필요도 있다"고 부연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