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5일(현지시간) 유럽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미국의 고용 지표가 예상을 크게 밑도는 수치를 내놓으면서 미국 경기 둔화에 대한 불안감이 시장을 엄습했다.
독일 경제는 올해 기존 전망보다 소폭 낮아진 0.2% 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전장에 비해 0.88포인트(0.16%) 떨어진 549.21로 장을 마쳤다. 지수는 오후 늦게까지 플러스(+) 영역에 머물렀지만 미 고용 상황과 향후 경기 전망에 대한 평가가 소화되면서 결국 하락세로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173.35포인트(0.73%) 내린 2만3596.98에,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8.66포인트(0.09%) 하락한 9208.21로 장을 마쳤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24.14포인트(0.31%) 물러선 7674.78에,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381.90포인트(0.91%) 떨어진 4만1607.81로 마감했다.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67.40포인트(0.45%) 하락한 1만4850.90에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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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증권거래소[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날 미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BLS)은 8월 비농업 부문의 신규 고용 증가가 2만2000건에 그쳐 전문가들의 전망치 7만5000건을 크게 하회했다고 발표했다.
6월 수치는 1만4000건 증가에서 1만3000건 감소로 수정돼 지난 2020년 12월 이후 4년 반 만에 처음으로 감소를 기록했다. 7월은 7만3000건에서 7만9000건으로 소폭 상향 조정됐다.
시티인덱스의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 피오나 신코타는 "분명히 (미국 경제에) 금이 가는 징조가 보이고 있으며, 이것이 시장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 고용 지표 부진으로) 처음에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에 이목이 쏠렸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미국 경제가 어떤 영향을 받을지, 연준이 경기 후행 상태에 빠진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로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달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100%로 치솟았다. 미국 기준금리 예측 모델인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오는 16~17일 연준의 기준금리 결정 회의에서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은 0%로 전망됐다. 0.25%포인트 인하 확률이 84%, 0.5%포인트 인하 '빅 컷' 확률은 16%였다.
경기와 금리 전망에 따라 주요 섹터들의 행보가 엇갈렸다.
에너지와 은행은 각각 1.8%, 1.3% 하락했다. 보험주도 0.6% 떨어졌다. 반면 부동산 부문은 1.6% 급등하며 전체 지수 하락에 저항하는 역할을 맡았다.
다음주 시장을 흔들 변수로는 프랑스의 총리 신임투표가 꼽히고 있다. 오는 8일 실시되는 의회 표결에서 총리가 불신임될 경우 내각은 붕괴되고 프랑스 정국은 혼돈에 빠져들 수 있다.
로이터 통신은 "프랑스 총리 퇴진과 내각 붕괴는 프랑스 국가신용등급의 강등과 국채 대량 매각 움직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프랑스는 지난해 12월 미셸 바르니에 내각이 붕괴됐을 때도 국가신용등급 강등의 굴욕을 겪었다.
한편 독일경제연구소(DIW)는 이날 독일 국내총생산(GDP)이 올해 0.2%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2년간 겪은 역성장에서는 벗어나겠지만 지난 6월 내놓은 기존 전망치(0.3%)에 비해서는 0.1%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다만 DIW는 독일 경제가 내년에는 1.7%, 2027년에는 1.8%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별주 움직임으로는 스웨덴 산업기술 그룹인 헥사곤(Hexagon)이 설계·엔지니어링 사업부를 캐던스(Cadence)에 27억 유로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이후 주가가 7.4% 급등했다.
세계 최대 해상 풍력발전 업체로 꼽히는 덴마크의 오르스테드(Orsted)는 주주들이 94억 달러 규모의 신주 발행을 승인한 후 2.7% 올랐다.
스위스 은행 소프트웨어 그룹인 테메노스(Temenos)는 장피에르 브뤼라르 최고경영자(CEO)와 결별을 발표한 후 16% 폭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