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제주서 연이어 유괴 미수 사건 발생
경찰 범죄예방 종합대책 마련 추진...지역·교육계와 연계된 공조 필요성 제기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최근 전국적으로 아동 유괴 미수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아동 약취·유인 사고에 대한 대처 방안 마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연이은 유괴 시도에 대해 경찰은 범죄예방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지만 경찰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와 교육계는 물론 시민사회가 공동으로 힘써야 한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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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사진=뉴스핌DB] |
10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초등학생에게 유괴를 시도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8일에는 경기도 광명시의 한 아파트에서 초등학생 A양을 유괴하려던 고등학생 B군이 경찰에 체포됐다.
지난 9일에도 제주 서귀포시에서도 30대 남성이 초등학생 여야를 유괴하려다 실패하고 체포됐으며 서울 관악구에서도 60대 남성이 초등생 여야를 납치하려다 붙잡혔다.
미성년자 약취 유인 사례는 해마다 늘고 있다. 대검찰청의 범죄분석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3년 13세 미만의 아동 유괴범죄는 204건으로 전년도의 138건에 비해 48% 늘었다.
전체 약취유인 범죄 중 아동 유괴의 비율도 50%를 넘어서 매년 증가하고 있다.
경찰은 내달 12일까지 등하굣길 안전 확보 등 범죄예방 종합대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경찰과 구청, 서울교육청이 공동으로 등하굣길 특별안전 대진단을 실시해 범죄, 교통사고, 재난 안전사고 위해요소를 발굴하고 등하굣길에는 경찰서 경력과 기동순찰대, 자율방범대 인원을 집중 배치한다.
아동범죄 관련 112신고도 기존 '코드2' 이상에서 생명과 신체에 위험이 있거나 범죄로부터 인명, 신체, 재산을 보호해야 하는 긴급 상황인 '코드1' 이상으로 접수할 계획이다.
서울지방경찰청은 경찰서장, 학교 관계자, 교육청 관계자와 간담회를 개최하고 학교전담경찰관(SPO)을 통해 범죄예방교육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서대문구에서 발생한 약취 유인 사건에 대해서는 영장 재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피의자들에 대한 구속 영장이 기각되면서 혐의가 추가로 발견된다면 영장 재신청을 한다는 계획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경찰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교육기관이 연계해 아동 유괴 범죄에 대응하고 있다.
긴급 경보시스템인 앰버(AMBER) 시스템과 함께 지역 및 교육 현장에서도 안전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에 국내에서도 경찰 뿐만 아니라 지역과 교육현장, 시민사회 단체에서 아동 유괴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윤호 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는 "경찰이 범죄예방 종합대책을 수립한다는 것은 의미가 있지만 순찰 강화 등으로는 부족하다"며 "아동 유괴 사건은 경찰만이 열심히 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지역단체, 교육단체, 시민단체와 학부모들이 공동으로 참여할 수 있는 종합적인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지역사회와 동떨어져서는 지역에서 일어나는 아동 유괴 시도에 전부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경찰만 아동 유괴 사건에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는 패러다임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
ori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