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출마 재고 권했어야 했을지도"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카멀라 해리스 전 미국 부통령은 조 바이든 전 대통령에게 재선 출마 결정을 맡긴 것이 무모했다고 평가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주간지 디 애틀랜틱(The Atlantic)이 공개한 해리스 전 부통령의 회고록 '107일'의 발췌문에 따르면 해리스 전 부통령은 바이든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 결정과 관련해 "'그것은 조와 질(바이든 여사)의 결정"이었다며 "우리 모두가 그렇게 말했다. 마치 최면이라도 걸린 것처럼 주문처럼 말했던 것"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그것이 품위였을까, 아니면 무모함이었을까? 돌이켜보면, 나는 그것이 무모함이었다고 생각한다"며 "걸린 것이 너무 컸다. 이것은 개인의 자아나 개인의 야망에 맡겨질 결정이 아니었다. 개인적인 결정 이상의 것이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바이든 전 대통령이 지난해 7월 재선 출마를 포기하면서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나섰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패배한 해리스 전 부통령의 바이든 전 대통령의 측근들에 대한 가장 강한 비판으로 평가된다.
해리스 전 부통령은 "그 불안감이 커지던 수개월 동안 내가 조에게 출마를 재고하라고 말해야 했을까? 아마도 그랬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해리스 전 부통령은 바이든 전 대통령에게 출마를 포기할 것을 권하는 것이 노골적인 야심이나 불충으로 비칠 것으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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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합동 유세에 나섰던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왼쪽)과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해리스 전 부통령은 바이든 전 대통령의 대선 운동 전후로 불거진 고령 논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81세에 접어든 조는 피곤해졌다. 그때부터 그의 나이가 신체적, 언어적 실수에서 드러나기 시작했다"며 "나는 그것이 무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해리스 전 부통령은 자신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섰을 때 바이든 전 대통령의 측근들이 자신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지 않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자신이 부통령으로 있는 동안 언론의 끊임없는 관심을 받았으며 백악관이 부정적인 보도에 대해 반박하기를 꺼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리고 그 보도들이 부당하거나 부정확했을 때 대통령의 핵심 측근들은 그것을 괜찮게 여기는 듯 보였다"며 "사실상 그들은 내가 더 깎여 내려가야 한다고 생각한 것처럼 보였다"고 주장했다.
해리스 전 부통령은 또 "공화당이 나를 '국경 차르(border czar)'로 왜곡해 불렀을 때 백악관 홍보팀은 내가 실제로 맡은 역할을 효과적으로 설명하거나 내가 거둔 진전을 부각하도록 도와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수 언론이 자신을 웃음소리와 말투, 20대 때의 연애 상대, 혹은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인사'라는 주장으로 공격했을 때 바이든 팀이 자신의 실제 이력을 근거로 반박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고 꼬집었다.
해리스 전 부통령은 이어 "내가 빛나면 그(바이든)가 흐려진다고 여겼다"며 "그들 중 아무도 내가 잘하면 그도 잘한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했다.
107일간의 선거운동을 다룬 해리스 전 부통령의 회고록은 이번 달 출간될 예정이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