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포글리프론, 혈당·체중 감소 효과 모두 우위
"아직 승자 단정은 이르다"…고용량 세마글루타이드 변수
2026년 승인 신청 목표…경구 GLP-1 시장 경쟁 격화 전망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NYSE:LLY)가 개발 중인 경구용(GLP-1 계열) 당뇨병 치료제 '오포글리프론'이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의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상품명 라이벨서스, Rybelsus)를 앞섰다는 임상 3상 결과가 공개됐다.
릴리는 17일(현지시간) 자사 오포글리프론이 임상 52주차 혈당 조절(A1c 수치 개선)에서 노보노디스크의 세마글루타이드 대비 우수한 결과를 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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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시세 현황판에 표시된 일라이릴리 로고 [사진=블룸버그통신] |
◆ 오포글리프론, 혈당·체중 감소 효과 모두 우위
최고 용량(36mg)을 투여한 환자는 평균 혈당이 2.2%p 하락, 체중이 평균 9.2%(19.7파운드) 줄었다. 반면 세마글루타이드(최대 14mg)는 혈당 1.4%p, 체중 5.3%(11파운드) 감소에 그쳤다.
오포글리프론은 주사제 대신 알약 형태로 복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폭발적으로 성장 중인 GLP-1 시장의 새 대안으로 평가받는다. 글로벌 GLP-1 시장은 2030년대에 1000억 달러 규모로 커질 전망이며, 이 중 경구용이 절반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직 승자를 논하기는 이르다"고 지적한다. 현재 비교는 세마글루타이드의 저용량(14mg) 기준일 뿐이며, 노보노디스크는 25mg·50mg 고용량을 비만 환자 대상으로 임상 중이다.
뉴욕대 랑곤메디컬센터의 마이클 와인트로브 교수는 "비교 대상을 낮은 용량으로 한 것은 세마글루타이드를 과소평가한 셈"이라고 말했다.
◆ 2026년 승인 신청 목표…경구 GLP-1 시장 경쟁 격화 전망
안전성에서는 두 약 모두 GLP-1 계열 특유의 위장관 부작용이 확인됐다. 릴리의 오포글리프론 투여군에서 고용량 중단율은 9.7%로, 세마글루타이드(4.9%)의 두 배 수준이었다. 다만 대체로 예상 범위 내 부작용이라는 평가가 많다.
UT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의 알만도즈 교수는 "특별히 우려할 신호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릴리는 오는 2026년 오포글리프론의 당뇨병 치료제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데이비드 릭스 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이맘때 글로벌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보노디스크 역시 비만 치료용 고용량 세마글루타이드 승인 절차를 앞두고 있어 양사 간 경구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편 이날 뉴욕 증시 오전 거래에서 일라이 릴리(NYSE:LLY)의 주가는 소폭 상승 중이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