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대비 대형차 242만대 증가
늘어난 차량 크기가 주차난의 숨은 원인
1995년 0.77대 vs 2025년 1.32대.
신축과 구축의 주차 인프라 격차 심화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최근 10년간 대형차 등록 대수가 급증하면서 국민 두 명 중 한 명꼴로 차량을 보유하는 시대가 열렸다. 건설사들 또한 이 같은 추세에 맞춰 광폭·스마트 주차장 등 주차 특화 설계를 앞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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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별 등록 차량 추이 [자료=리얼투데이] |
18일 분양 전문업체 '리얼하우스'가 국토교통부 자료를 집계한 결과 2025년 기준 대형차 등록 대수는 669만대로, 2015년 427만대에서 242만대(57%) 증가했다. 중형차도 같은 기간 961만대에서 1292만대로 늘어 차량 대형화 흐름을 뒷받침했다. 소형차는 69만대에서 21만대로 급감했고, 경차도 소폭 증가에 그쳤다.
수입차 등록 대수도 2021년 295만대에서 2024년 354만대로 60만대 가까이 뛰었다. 김선아 리얼하우스 분양팀장은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와 대형 세단 중심의 수입차 특성상 주차 공간 압박과 유지비 부담이 커지며 주차 편의성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차량 자체 보유량 증가도 주차 수요 압박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자동차 1대당 인구는 1.95명이다. 사실상 국민 두 명 중 한 명꼴로 차를 소유하는 시대다. 지난 달 기준 전국 등록차량은 2643만대, 가구수는 2426만가구로 가구당 1.09대를 기록했다. 2023년 기준 전국 아파트의 가구당 평균 주차 가능 대수는 0.95대에 그친다. 등록 차량 증가 속도를 감안하면 주차 수요가 공급 여력을 넘어선 상황이다.
차량 대형화와 보유율 상승이 맞물리면서 주차 수요는 양적·질적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1995년 입주 아파트의 가구당 주차 가능 대수는 0.77대였지만, 올해 입주 단지는 1.32대까지 늘었다. 30년 사이 0.56대(71.4%) 증가한 것으로 주차 공간 확보가 단지 설계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은 셈이다.
최근에는 단순한 주차 면수 확보를 넘어 생활 편의성을 높이는 특화 설계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두산건설이 인천 미추홀구 도화동에서 분양 중인 '두산위브 더센트럴 도화'는 SUV와 패밀리카 수요를 고려한 폭 2.6m, 길이 5.2m 규모의 확장형 주차면을 도입했다.
지난해 10월 분양한 '잠실 래미안 아이파크'도 층고 5.3m, 천장고 3.3m 이상을 확보해 대형차와 택배 차량 통행이 가능하며 전체 주차면의 절반을 광폭 주차장으로 조성했다. 최근 공급된 부산 남구의 '써밋 리미티드 남천'과 강원 삼척시 '트리븐 삼척' 등 지방 단지도 마찬가지다.
광폭 설계를 넘어 AI(인공지능)와 플랫폼을 활용한 스마트 주차 기술도 확산 중이다. 삼성물산은 강남 개포우성7차 재건축에 AI 기반 지하주차장을 제안했고, 현대건설은 '힐스테이트 이수역센트럴'에 커뮤니티 플랫폼을 접목해 주차 사용자 경험(UX)을 강화할 계획이다.
chulsoofrien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