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사쿠라이 마코토 전 일본은행(BOJ) 이사는 "미국 경제의 동향에 따라, BOJ가 빠르면 10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사쿠라이 이사는 24일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10월 29~30일 열리는 회의와 관련해 "우려되는 미국 경제의 악화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 상황에서는, 물가를 고려해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미일 간 관세 합의를 감안하면, 10월 1일 발표될 9월 단기경제관측조사(단칸)도 "나쁘지 않은" 결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경제 지표 등 '하드 데이터'를 조금 더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면 인상 시점은 12월이 될 수 있다고 보면서도, "가능성은 10월과 12월이 반반이지만, 12월 쪽이 조금 더 높다"고 전망했다.
이어 "물가만 본다면 이미 더 일찍 움직여도 이상하지 않았다"며, 미국 경제가 큰 폭으로 악화하지 않는 한 연내 금리 인상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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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쿠라이 마토코 전 BOJ 이사 [사진=블룸버그] |
◆ "우에다 총재 임기 중 금리 1.5%까지"
BOJ는 지난 19일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0.5%로 동결하는 동시에 상장지수펀드(ETF) 매각 개시를 결정했다.
금리 동결에 대해 다카타 하지메, 다무라 나오키 두 위원이 반대하며 금리를 0.75%로 인상할 것을 제안했고, 이로 인해 시장의 10월 금리 인상 예상 확률도 50%를 넘어섰다. 사쿠라이의 전망은 시장 기대와 대체로 일치한다고 할 수 있다.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신선식품 제외)는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하며 41개월 연속 일본은행 목표치인 2%를 웃돌았다. 우에다 가즈오 총재는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정책 판단의 핵심 기준인 기조적 물가 상승률에 대해 "2%를 향해 점차 가까워지고 있는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사쿠라이는 연내 금리 인상 이후의 경로에 대해 "2025년도에는 동결, 2026년도에 2회, 2027년도에 1~2회 인상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한 장래 금리 인하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BOJ는 우에다 총재 임기 중 정책금리를 "1.5%까지는 확실히 올리고 싶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정치 리스크와 금리 정상화
한편, 일본 정치 상황은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사임 발표로 10월 4일 투개표가 이뤄지는 자민당 총재 선거는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담당상, 모테기 도시미쓰 전 간사장 등 5명이 경쟁하는 구도로 전개되고 있다.
사쿠라이는 후보자 중 금리 인상에 가장 소극적인 것으로 평가되는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이 총리가 될 경우 "금리 인상 시점이 다소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다른 후보들이 당선될 경우 정부와 BOJ의 정책 정상화 관련 커뮤니케이션은 원활히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다카이치는 24일 토론회에서 재정·금융 정책의 방향은 정부가 책임지고 결정해야 하지만, 구체적 수단은 BOJ가 정해야 한다는 인식을 밝혔다. 고이즈미는 20일 기자회견에서 BOJ와 정부가 물가 안정과 경제 성장을 위해 보조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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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열린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 토론회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상이 발언을 하자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이 주시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 "ETF 매각, 시장에 거의 영향 없을 것"
지난주 회의에서 결정된 ETF 매각은 우에다 총재가 줄곧 "시간을 들여 검토하겠다"고 밝혀온 상황에서 나온 전격적 결정이었다.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장부가 기준 연간 약 3300억엔(약 3조원), 시가 기준 약 6200억엔(약 5조8000억원) 규모로 매각을 진행할 계획이다. 단순 계산으로도 전량 매각에는 100년 이상이 걸린다.
우에다 총재는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2024년 3월, 17년 만의 금리 인상과 동시에 신규 매입을 종료한 이후 "매각 방안을 검토해왔다"고 설명했다. 향후 금융완화 수단으로 ETF 매입을 다시 활용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사쿠라이는 이번 ETF 매각이 "극히 소액이어서 시장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사실상 페이드아웃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번 도입한 정책을 철회하려면 몇 배의 에너지가 필요하다"며, 우에다 총재의 발언을 근거로 "쓴 경험을 한 만큼, 앞으로는 절대 다시 매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goldendo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