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42개서 2025년 99개로 30% 축소…연말 80개 수준 목표
정신아 대표 "AI 시대 핵심사업 집중, 신뢰 회복의 토대 마련"
올 2분기 영업이익 1859억…분기 최대 실적 달성하며 체질 개선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카카오가 그룹 내 계열사 수를 두 자릿수로 줄이며 경영 효율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카카오는 13일 공개한 주주서한을 통해 그룹 계열사가 현재 99개이며, 연말까지 80여 개 수준으로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2023년 9월 CA협의체 사업총괄로 취임한 뒤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거버넌스 효율화의 일환이다. 당시 142개였던 계열사는 2024년 3월 대표이사 취임 시점 132개, 현재(2025년) 99개로 줄어 2년 만에 약 30% 감축됐다.
정신아 대표는 "AI 시대의 본질은 효율성과 신뢰"라며 "복잡한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핵심 역량에 자원을 집중함으로써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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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지난 9월 11일 서울 강남구 네이버스퀘어 역삼에서 열린 금감원장-빅테크 CEO 간담회 현장.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재무 구조도 개선세다. 카카오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한 1859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경기 둔화에도 톡비즈의 견조한 성장과 자회사 수익성 개선이 맞물리며 안정적 실적 구조를 갖췄다.
카카오는 현재 '사용자를 위한 AI'라는 기조 아래 AI 기술과 카카오톡을 결합해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모색하고 있다. 오는 10월 말에는 오픈AI와 공동 개발한 'ChatGPT for Kakao'를 출시한다. 별도 앱 설치 없이 카카오톡 채팅탭에서 바로 챗GPT(ChatGPT)를 활용할 수 있어, 다양한 연령층이 자연스럽게 AI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이와 함께 온디바이스 AI '카나나 인 카카오톡(Kanana in KakaoTalk)' 출시도 앞두고 있다. 자체 경량 모델 '카나나 나노(Kanana Nano)'를 활용해 스마트폰 내에서만 작동하며, 개인정보 보호 중심의 설계가 특징이다. 카카오는 지난 8월 공개한 MCP(Model Context Protocol)와 에이전틱 AI 플랫폼을 기반으로 외부 서비스를 연결하는 AI 생태계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카카오는 주주서한에서 주주가치 제고와 사회적 책임경영 강화 방안도 제시했다. 올해부터 총주주수익률(TSR) 연계 보수체계를 전 임원으로 확대했고, 청소년 대상 AI 교육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또 국내 4대 과학기술원과 협력해 향후 5년간 500억원을 투자, AI 인재 양성과 창업 지원을 추진할 계획이다.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소상공인 통합지원 TF'도 신설해 단계별 맞춤 지원을 제공한다. 정 대표는 "지난 1년 반 동안 지배구조 개편과 비용 효율화를 병행해 미래 성장에 집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AI와 카카오톡의 결합으로 또 한 번의 일상 혁신을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dconnec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