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혁진 의원, '조요토미 희대요시' 합성 사진 들어보여
조 대법원장, 정회 후 이석한 듯
여야, 조 대법원장 이석 두고 공방
천대엽 "87 헌법 성립 이후 대법원장 일문일답 없었다"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가 13일 국정감사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을 앉혀 놓은 채, 오전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대법원 측이 관례에 따라 조 대법원장의 인사말 이후 이석을 요청했으나,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질의응답을 진행하면서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대법원 등에 대한 법사위 국감에 약 1시간30분간 자리했다. 그는 인사말을 통해 "대법원장으로 취임한 이래 오늘에 이르기까지 오직 헌법과 법률에 따라 직무를 수행해 왔으며, 정의와 양심에서 벗어난 적이 없음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사법부를 둘러싼 작금의 여러 상황에 대해서는 깊은 책임감과 함께 무겁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앞으로 국회를 비롯한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에 귀 기울이며, 국민에 대한 봉사와 책임을 더욱 충실히 다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조 대법원장은 국감 증인 출석 요구에 대해선 거부했다. 이와 관련해 대법원 측은 조 대법원장의 이석을 요구했으나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추 위원장은 이를 허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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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잠시 눈을 감고 있다. 2025.10.13 pangbin@newspim.com |
조 대법원장 인사말에 앞서 추 위원장은 "그동안 대법원장은 국감에서 관례에 따라 인사말을 드리고 이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법사위는 '대선개입 의혹'에 대해 (조 대법원장에게) 지속적으로 해명할 기회를 주고 답변을 요구했으나 시원한 의혹 해소가 없고, 해명자료를 낸 바가 없다"며 질의응답을 강행했다.
국감에서 최혁진 무소속 의원은 그동안 일부 재판 결과 등을 거론해가며 일본식 상투를 튼 모습에 조 대법원장 얼굴을 합성한 '조요토미 희대요시' 사진을 담은 패널을 난데없이 들어보였다. 조 대법원장에 대해 '친일사법'이라고 주장하며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에 빗댄 것이다.
최 의원은 조 대법원장을 겨냥해 "윤석열 정부는 사법부를 장악하기 위해 친일 보수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인사를 추천해 조희대 당시 교수를 낙점한 것"이라며 "이승만과 박정희를 역사의 공로자라고 말해 친일 역사관 논란을 일으켰다"고 거세게 주장했다.
조 대법원장은 증인 선서도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의원들이 반발하자, 추 위원장은 조 대법원장이 증인이 아닌 '참고인'이라고 주장했다. 참고인은 출석 요구에 응할 의무가 없다.
이에 천대엽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은 "87 헌법 성립 이후 대법원장이 일문일답한 적은 없고, 김명수 전 대법원장 시절에도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지만 결국 인사말과 마무리말씀에서 여러 위원이 말한 종합적인 답변을 한 선례가 있다"며 조 대법원장의 이석을 재차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여야 의원들의 거센 공방도 펼쳐졌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헌법 파괴 행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 대법원장이 모두발언하고 출석하지 않고, 증인으로 채택하지 않는 것은 국회의 오랜 관례로, 헌법상 삼권분립 원칙을 존중하는 것"이라며 "만약 삼권분립 원칙을 파괴한다면 결국 대한민국의 헌법 근간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파기환송 사건 처리 과정을 언급하면서 "이 대통령 (당시) 후보를 날려 보내려고 한 것이다. 조 대법원장에게 묻겠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만난 적이 있는가. 윤 전 대통령과 만났고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 묻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 위원장은 서 의원의 질의응답 이후 장내가 소란스러워지자 오전 11시43분께 감사 중지를 선포했다. 국감은 오전 11시50분께 조 대법원장이 자리하지 않은 가운데 재개됐다. 조 대법원장은 국감이 종료되기 전 마무리 발언 때 다시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hyun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