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유럽 자동차 업계의 평균 공장 가동률이 55%로 떨어진 가운데 향후 5년 내 최대 8개 공장이 폐쇄될 위기에 몰렸다는 우려섞인 진단이 나왔다.
14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컨설팅 업체 앨릭스파트너스(AlixPartners)는 유럽 자동차 시장의 수요 부진과 중국 비야디(BYD) 등 강력한 외부 포식자의 유입으로 유럽 자동차 업계가 고통스러운 구조조정에 직면할 수 있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유럽 자동차 업계의 경우 공장 가동률이 75%를 밑돌면 적자를 보이기 시작하는데 앨릭스파트너스의 조사 결과, 현재 평균 가동률은 그 임계점을 크게 밑도는 55%에 불과하다.
특히 스텔란티스의 유럽 공장 가동률은 45%에 그쳐 공장 설비의 절반 이상이 놀고 있다. 스텔란티스는 지난 2021년 프랑스 PSA와 피아트-크라이슬러 오토모빌스(FCA)의 합병으로 탄생한 다국적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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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승용차 판매 동향. 유럽내 승용차 판매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사진=블룸버그, 출처 = 유럽자동차협회] |
앨릭스파트너스의 파비안 피온텍 이사는 유럽 내수 시장 둔화에다 중국차의 공세가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든다고 했다. 그는 "유럽 자동차 업계는 수년 내 중국 브랜드에 100만~200만대의 판매량을 빼앗길 것"이라며 "중국 자동차 회사들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올 들어 약 5%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중국 브랜드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오는 2030년에는 10%로 더 확대될 전망. 유럽의 내수 시장이 이를 소화할 만큼 커지지 않는다면 중국차의 시장 잠식 속도에 비례해 유럽 자동차 업계의 공장 폐쇄 위험은 커지게 된다.
앨릭스파트너스의 추산에 따르면 유럽에서 자동차 공장들이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위해서는 보통 25만대의 차량을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 실제 2030년까지 중국 브랜드가 유럽 차를 200만대 가량 잠식할 경우 유럽 내에서는 약 8개 공장이 존폐 위기에 몰리게 된다.
공장 폐쇄 과정에서는 노동조합과 피말라는 대치가 불가피하며 그에 따르는 시간적, 금전적 비용도 크다. 앨릭스파트너스는 "종업원 1만명 규모의 공장을 폐쇄할 경우 거기에 드는 시간은 1~3년, (퇴직금 및 명퇴 합의금 정산 등의) 비용은 15억유로(2조4700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미 유럽 자동차 업계에서는 크고 작은 인력 감축과 감산이 빈발하고 있다. 이달 초 폭스바겐은 독일 츠비크카우 공장 조업을 1주일 동안 멈춘다고 밝혔고, 앞서 스텔란티스는 피아트 '판다'와 알파로메오 '토날레' 모델을 생산하는 공장의 가동을 일시 중단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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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란티스의 피아트 '판다' 모델 [사진=블룸버그] |
osy7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