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 회장, 국감 첫 출석 "국민께 심려 끼쳐 죄송"
"홈플러스 의사결정 관여 안해" 책임론엔 선 그어
추가 사재 출연 요구에 김병주 "자금 여력 부족"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홈플러스 기업회생 사태와 롯데카드 해킹 사태로 국회 국정감사에 첫 모습을 드러낸 김병주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이 "국민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김병주 회장은 "홈플러스, 롯데카드 의사결정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며 김 회장의 책임론에 대해선 분명히 선을 그었다. 또한 홈플러스 사태 해결을 위한 정치권의 추가 사재 출연 요구에 대해선 "자금 여력이 부족하다"고 했다.
김 회장은 14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홈플러스 등과 관련이 전혀 없다고 하는데 맞느냐'는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저희(MBK파트너스)는 대기업이 아니고 저는 총수가 아니다"며 "사모펀드(PE) 운영사고, 파트너 13명이 각 분야를 담당하는 데 저는 자금 조달과 투자처 관리를 담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 회장은 '홈플러스 운영자금으로 써야 할 현금을 선납금으로 사용했는데 (김병주 회장이) 보증을 서고 납품을 받아 홈플러스를 운영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도 "제가 관여하는 부분이 아니다"고 답했다. 그는 대국민 사과와 함께 사회적 책임을 언급하면서도 홈플러스 회생은 '자신의 소관이 아니다'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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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 국정감사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2025.10.14 choipix16@newspim.com |
아울러 여야 의원들은 김 회장에게 추가 사재 출연을 압박했지만, 김 회장은 "자금 여력이 부족하다"며 역시 선을 그었다. 우선 김 회장은 홈플러스 기업회생과 관련해 5000억원의 사재출연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의 질의에 "5월에 1000억원을 냈고, 사재출연 집행한 뒤 다 사용했다"며 "7월에도 1500억원을 보증해 다 사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9월에 2000억원 더 현금 증여하기로 약속했다"며 "다 합쳐 5000억원에 대한 금액"이라고 말했다.
이어 홈플러스가 인수인을 찾지 못하면 2000억원을 증여하지 않겠다는 것 아니냐는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는 "부정적(네커티브) 쪽보다 긍정적(포지티브) 쪽으로 저희는 의도했다"고 말했다. 이후 유 의원이 '포지티브를 2000억원 증여 의사로 해석해도 되냐'는 추가 질의에는 "참 어려운 부분인데 인수자에게 동기부여를 하려고 한 것이다. M&A를 성사시켜야 한다"고 즉답을 피했다. 이후 윤한홍 정무위원장이 '홈플러스를 살리는 길이 (본인의) 사재출연은 아니고 M&A밖에 없는 것이냐'고 재차 물었고,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김 회장을 대신해 "현실적으로 지금 홈플러스 이해관계자의 규모나 금액의 크기, 사업의 규모를 볼 때는 M&A가 성사되는 것만이 살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M&A 성사 확률에 대한 윤 의원의 질문에 김 부회장은 "현재로 봐서는 절반, 반반 정도로 생각한다"며 ":오너급의 최종 의사 결정권자들이 결정하면 할 수 있는 단계인데, 그 관문을 못 넘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김 부회장은 홈플러스 M&A 관련 '지난달 김병기 원내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유력한 협상 대상자와 협상하고 있다고 답하지 않았냐'는 김남근 의원 질의에 "우선협상 대상자가 있다는 말씀을 드린 바 없고, 제한적인 인수 희망자랑 협의 중이라고 말씀 드렸다"고 말했다. 어디랑 협상을 한 거냐는 질문엔 "여기선 말씀드리기 어려운 점 양해해주셨으면 좋겠다"며 답하지 않았다.
한편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국감에서 "MBK파트너스의 사회적 책임, 좀 더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며 "이 사태를 계기로 우리 사모펀드 제도의 공과를 좀 따져서 필요한 제도개선을 좀 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도 MBK의 위법행위를 엄정히 조사해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MBK의 자회사인 홈플러스·롯데카드 간 부당 내부거래 의혹,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절차 과정에서 발생한 소비자 납품업체 피해 등에 관해 조사 중이다. 주 위원장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며 "위법행위에 대한 엄정한 제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