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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전 멋쟁이 엘리트화가들의 미술운동,MMCA 청주서 다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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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아트 동인들이 펼친 1950년대 미술 소환
김경 문신 한묵 등 11명의 작품 156점 전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서 내년 3월 8일까지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1950년대말. 당시는 6.25전쟁이 끝난지 얼마 되지않은 척박한 시기였다. 하지만 일군의 엘리트 화가들은 하나로 뭉쳐 '모던 아-트협회'라는 그룹을 결성했다. 그 선봉에 선 인물은 한묵이었다. 이북 출신으로 배를 타고 남하한 한묵은 한때 반동으로 몰려 엄청난 어려움을 겪었다. 혹독한 고난을 거쳤음에도 한묵은 박고석·유영국·황염수 등과 함께 1957년 '모던 아트협회'를 만들고, 새로운 조형실험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예술만이 그에겐 살 길이었던 것이다. 

[서울=뉴스핌] 국립현대미술관 청주의 '조우, 모던아트협회 1957~1960'전에 출품된 한묵의 추상화 '무제'(1965, 캔버스에 유채, 왼쪽), 박고석의 1961년작 유화 '소'와 '무제'. 박고석은 모던아트협회를 통해 추상작업을 선보였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10.17 art29@newspim.com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김성희)이 한국의 1세대 모더니스트들이었던 모던아트협회 동인들의 예술을 조명하는 기획전을 마련했다. MMCA는 전후 모던아트협회의 활동상을 통해 한국현대미술의 전환기적 장면을 조명하는 '조우, 모던아트협회 1957-1960'을 지난 10월 2일 국립현대미술관 청주에서 개막했다.

1957년 박고석·유영국·이규상·한묵·황염수를 중심으로 결성된 모던아트협회는 '현대회화의 문제'를 공통의 기조로 삼으며 국전의 고답적인 사실주의와 앵포르멜의 급진성을 넘어서는 '제3의 길'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대부분 일본 유학파였던 이들은 국전의 지루하고 몰개성적인 아카데미즘과는 다른 새로운 예술을 시도하고자 했다. 그러나 이들은 당시 화단의 또다른 흐름이었던 앵포르멜 운동은 너무 급진적이라 판단하고, 국전파와 앵포르멜파 사이의 새로운 길을 찾아나선 것.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한묵 '모자(母子)'. 1954. 캔버스에 유채. 53.1x36.2cm. 전쟁으로 다리를 잃은 엄마와 그런 엄마에게 안기려는 아이의 모습을 그렸다. 엄마의 품에는 또다른 갓난아기가 안겨 있다. 화면 우측 하단 아이의 발 아래에 그어진 짙은 갈색의 직선은 다리를 잃은 엄마가 의지하는 지팡이로 보인다. 2025.10.17 art29@newspim.com

이들은 전쟁의 상처와 재건의 긴장 속에서도 치열하게 회화 실험을 거듭했다. 그들의 공통점은 시기는 조금씩 다르지만 일본서 서구 모더니즘을 수학한 엘리트 화가라는 점. 대부분 유복한 가정 출신에, 멋쟁이 화가였던 모던아트 동인들은 1957년부터 1960년까지 4년간 모두 여섯 차례의 전시를 열며 생활과 자연, 일상을 추상의 언어로 전환하는 실험을 이어갔다. 이들은 추상을 단순한 양식이 아닌 삶과 정신, 현실과 사유를 통합하는 태도로 이해했다.

MMCA 청주의 기획전시실서 개막한 이번 전시는 '모던아트협회 이전', '모던아트협회 1957-1960', '모던아트협회 이후' 등 세 파트로 짜여졌다. 모던아트협회의 형성과 전개, 해산 이후의 흐름까지 아우르며 김경·문신·박고석·한묵·황염수·유영국·이규상·임완규·정규·정점식·천경자 등 협회 참여작가 11명의 작품 156점을 망라했다. 또 30점의 아카이브도 곁들여 한국현대미술의 전환기적 상황 속 작가들이 펼친 예술의 의미를 돌아보게 한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박고석 '범일동 풍경', 1951. 캔버스에 유화물감. 39.3x51.4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작가 기증. 피란민들의 터전이었던 부산 범일동 철길 주변을 담은 것으로, 루오풍의 야수파적 색채와 표현주의적 붓터치가 돋보인다. 2025.10.17 art29@newspim.com

전시를 기획한 이효진 학예연구사는 "모던아트협회는 특별한 사조라든가 경향에 국한되지 않고 서로의 작업을 존중하는 '열린 동인'이었던 것이 특징"이라며 "4년이라는 짧은 기간 이어졌지만 이들의 활동은 이후 한국현대미술의 발전을 견인하는 단초가 됐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60~70년 전 작품을 다루고 있어 연구와 진행에 어려움이 많았다. 협회 주최 전시의 관련 비평과 기록을 기반으로 실제 전시여부를 일일이 확인하고, 여러 기관과 유족, 소장가들의 도움으로 당시 출품작의 상당수를 재구성하는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했다. MMCA에 기증된 이건희컬렉션 중 관련 작품도 출품됐다.

전시 도입부는 1950년대 이후 시대순으로 참여작가들의 작업과 활동, 전시를 첨단 AI기술을 활용해 생동감있게 영상으로 만든 김시헌 작가의 '전위의 온기'로 시작한다. 작가들이 자신들의 삶과 교유, 현대미술에 대한 생각을 담은 수필과 비평도 '읽을거리'로 곁들여져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이규상 '구성'. 1959. 캔버스에 유화물감. 79x89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2025.10.17 art29@newspim.com 2025.10.18 art29@newspim.com

1부 '살며, 그리며- 모던아트협회 이전'은 모던아트협회 작가들 교유의 출발점이었던 부산 피란시절의 삶과 창작에 촛점을 맞췄다. 작가들은 피난지의 궁핍한 생활 속에서도 판자집('하꼬방')을 아틀리에로 개조해 화업을 이어갔고, 다방 등에서도 전시를 열었다. 실제로 한묵은 판자집을 그린 '판자집 풍경'(1953)도 남겼는데 이번 전시에 나왔다. 열악하기 짝이 없는 하꼬방을 배경으로, 갓난아기를 업은 엄마와 할머니가 등장하는 이 그림은 그러나 따뜻한 온기도 흘러 작가의 인간애를 감지케 한다. 

한묵은 또 '꽃과 두개골'(1953)과 '모자(母子)'(1954)를 통해 자신이 목격했던 전쟁의 아픔을 전하고 있다. 피란민들이 모여살던 부산 법일동 철로변을 그린 박고석의 '범일동 풍경'(1951)과 황염수, 정규 등의 당시 개인전 리플릿은 팍팍한 상황 속에서도 예술에의 의지를 견지했던 작가들의 면모를 보여준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 문신 '도시풍경'. 1959. 캔버스에 유화물감. 39x55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문신은 조각가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원래 화가로 출발했고 모던아트협회 동인으로도 활동했다. 2025.10.17 art29@newspim.com

지금은 조각가로 더 널리 알려진 문신의 '서대문에서'(1958), '도시풍경'(1959)은 그가 모던아트협회 참여를 계기로 서울서 활동을 시작할 때 그린 풍경화다. 문신 등의 참여는 학연과 지연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조형적 실험을 환영했던 모던아트협회의 포용적 측면을 입증해준다.

2부 '열린 연대-모던아트협회 1957-1960'는 모던아트협회 활동시기 작품 71점이 작가별로 전시된다. 1957년 한묵, 박고석, 황염수, 이규상, 유영국이 참여했던 동화화랑에서의 제1회전을 시작으로 1960년까지 6회의 전시가 이어졌다. 또 문신, 정점식, 정규, 김경, 천경자, 임완규가 합류하면서 협회는 활기가 돌았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정규 '교회', 1955. 캔버스에 유화물감, 55x60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매우 단순한 형태와 색채로 교회를 표현했다. 뾰족한 교회 지붕 끝에 자신의 이름을 살짝 집어넣었다. 2025.10.17 art29@newspim.com

모던아트협회는 특정한 양식을 강제하지 않고, 구상과 추상, 표현주의와 절대추상을 모두 아우르며 폭넓은 스펙트럼을 허용했다. 일종의 '열린 연대'였던 것이다.

각 작가의 개성과 자율성을 서로 존중했는데 이는 1960년대 이후 등장하는 다양한 작가그룹과 실험적 전시의 토대가 되었다. 2부에서는 개별 작가의 조형의식과 실험을 포용하면서도 공동의 문제의식을 공유한 모던아트협회의 목표와 의의를 진단하고 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정점식 '실루엣'.1957. 캔버스에 유화물감. 85x50.5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두 인물이 서있는 모습을 단순한 윤곽선과 실루엣만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인체를 원기둥을 연상시키는 기하학적 구조로 환원한 것이 특징이다. 2025.10.17 art29@newspim.com

마지막 3부 '서로의 길-모던아트협회 1957-1960'은 모던아트협회가 해산된 이후, 1970년 중반까지 개별 작가들의 작업과 활동을 보여주는 작품들로 짜여졌다. 1961년 문신과 한묵이 각각 '도불(渡佛)전'을 연 뒤 파리유학길에 오르고, 김경(1965), 이규상(1967), 정규(1971)가 연달아 짧은 삶을 마감하면서 협회는 1960년 6회 전시를 끝으로 해산된다. 지향점이 제각각이었기에 결국 짧게 막을 내린 것. 

당시 신문비평과 기사를 바탕으로 출품작을 확인해 전시를 구성한 결과 제4회 전시 출품작인 박고석의 '탑'(1958), 제5회 전시 출품작인 황염수의 '나무'(1950년대), 한묵의 '태양의 거리'(1955)를 발굴해 이번 기획전을 통해 최초로 공개한 것은 소득이라 하겠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문신 '소'. 1957. 캔버스에 유화물감. 76x102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2025.10.17 art29@newspim.com

1960년대부터 한묵과 유영국은 독자적인 화풍을 정립하는데 집중하기 시작했다. 임완규와 정점식은 각각 홍익대, 계명대 교수로 임용돼 후학양성에 힘썼다. 이 시기 제작된 유영국의 '새벽'(1966), 한묵의 '무제'(1965)는 처음으로 공개되는 작품이다. 박고석의 '소'(1961) 역시 처음 공개되는 작품인데, 훗날 '산의 화가'로 자리매김한 박고석의 이례적인 기하학적 추상회화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국립중앙박물관 김재원관장의 도움으로 미국 유학길에 올라 도예를 전공한 정규는 회화 뿐 아니라 도자기, 판화, 유화를 넘나들며 '현대의 종합예술'을 지향했다. 전시에는 정규의 유화 작품과 함께 도자기및 판화도 나왔다.

문신의 부조 작품 '무제'(1963)와 펜 드로잉 '무제'(1968)는 회화에서 조각으로 이행하는 시기의 작업을 보여준다. 또 1963년 개인전에 출품했던 이규상의 회화, 196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대두된 박고석의 산 그림도 3부에서 만날 수 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유영국 '작품'. 1957. 캔버스에 유화물감. 101x101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이미지 제공: 유영국미술문화재단. 2025.10.18 art29@newspim.com

이렇듯 모던아트협회는 국전을 중심으로 한 제도권미술의 아카데미즘에 반기를 들고 출발해 '제3의 실험'을 모색했다. 동인들은 급진적 전위를 구가하던 앵포르멜그룹과도 선을 그으며, 일본서 습득한 서구 모더니즘에 기반하되 각자 고유한 회화세계를 변주하는데 힘을 쏟았다. 하지만 하나의 흐름으로 확실하게 묶기에는 이들의 작업은 여러 갈래였다. 그렇다 해도 비평과 전시, 창작이 결합된 공론장으로서 모던아트협회는 향후 우리 미술의 발전을 이끄는 단초를 제공한 것만은 틀림없다. 

한편 2층의 보이는 수장고에는 1970년대부터 '장미 화가'로 알려진 황염수의 장미 연작과 팬지, 양귀비, 해바라기를 그린 작품 22점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강렬한 색채 대비에 능했던 작가의 장미 그림 연작은 오늘 다시 봐도 매력적이다.

[서울=뉴스핌] 국립현대미술관 청주의 '보이는 수장고' 앞에 내걸린 '장미 화가' 황염수의 꽃그림들. 22점의 유화 중 19점이 장미 그림이고 나머지는 팬지, 양귀비, 해바라기를 그린 그림이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10.17 art29@newspim.com

미술관측은 전시기간 중 연구및 기획자 대상의 '현대미술사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한다. 한국전쟁 전후 시대적 맥락과 현대미술의 전개를 주제로 한 교사 및 학생 대상 프로그램, 유화의 보존과학 관련 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이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짧은 활동이었지만 모던아트협회가 남긴 문제의식은 이후 단색화와 민중미술 등으로 이어지며 한국현대미술의 중요한 자산이 되었다"며 "이번 전시가 모던아트협회의 형성과 전개, 해산 이후의 흐름까지 아우르며 작가들의 다양한 예술세계와 시대적 의미를 되새기면서 한국현대미술의 지형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시는 2026년 3월 8일까지. 입장료 2000원.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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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가 '조선'인가 호칭 논쟁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최슬아 숭실대 교수는 29일 "북한이라는 호명이 상대방을 한반도의 일부처럼 위치시킨다면 조선이라는 호명은 하나의 독립된 행위자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북한을 인정해야 된다는 주장은 어떤 온정적인 제안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함으로써 불안을 낮추고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굉장히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정치학회(회장 윤종빈)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평화 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북한인가 조선인가' 주제로 특별학술회의를 열었다. 통일부는 관련 논의를 공론화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학술회의를 후원했다. 사회를 맡은 권만학 경희대 명예교수는 "호칭은 기본적으로 식별 기능을 갖지만 정치적 호칭이 되는 순간 이데올로기를 담게 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북한은 '대한민국'을 공식 명칭으로 부르며 남쪽을 외국으로 재정의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북한' '북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며 토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며 도어스태핑을 갖고 최근 북한 '핵시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김성경 "호칭은 분단 산물…'조선' 관계 전환 출발점" 김성경 서강대 교수는 "북한이라는 호명은 비공식적·약칭적 표현이지만 분단 80년 동안 누적된 정치적 의미를 가진 것"이라면서 "북한을 계속 북한이라고 부르는 한 우리 안에 북한이 계속 갇힐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학계에서는 (북한을) 조선, 북조선으로 부르는 경향이 좀 있었다"며 "남과 북의 국가 정체성이 이미 상당히 공고화돼 있는 현 상황에서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 맺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북한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평화공존이나 통일에 더 도움이 된다는 논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통일은 남북이 서로를 인정 존중하고 그 맥락 안에서 관계를 맺고 남북 주민이 통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 권은민 "국호 사용, 국가 승인 아냐…정치가 먼저, 법은 따라간다" 권은민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DPRK'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것이 꼭 국가 승인이나 정부 승인을 구성하지는 않는다"면서 "국가 승인은 정치적 행위이고 국가 의사 표시다. 그렇게 부르더라도 국가 승인과는 무관하다라고 선언을 하면 정리가 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관계는 법률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정치의 영역에 가까운 것 같다"면서 "과거에도 정치가 큰 틀을 규정하고 법과 제도가 따라가는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 기본합의서 제1조는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돼 있다"면서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국호 사용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는 취지의 기존 합의를 계승하는 것"이라면서 "당사자 표기는 상대방이 원하는 공식 국호를 불러주고 그것이 국가 승인은 아니다라는 것을 전제로 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군수공업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 산하 중요 군수공장을 방문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이 공장에서 생산된 권총으로 사격하는 모습.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03.12 yjlee@newspim.com ◆ 이동기 "독일도 경멸적 호칭 쓰다 공식 국호 전환…출발은 이름" 이동기 강원대 교수는 "서독은 동독을 경멸적 표현으로 불렀지만 긴장이 격화되면서 더 큰 평화 정치에 대한 구상이 폭발했다"면서 "국제 환경이 좋지 않을수록 평화 화해 논의가 공존에 대한 요구나 필요를 폭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독일 정치권에서는 헤르베르트 베너 전독문제부(통일부) 장관이 가장 먼저 동독 공식 국호를 사용했다"며 "당시에는 언론의 융단 폭격을 받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줬다. 국제법적으로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로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인내만으로도 부족하다"면서 "결국 원칙 고수와 실용주의가 결합하는 모든 출발은 국호의 제대로 된 호명이고,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근본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호칭 변경, 굴복 아닌 공존 가능성 넓히는 정치적 전략"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조선 호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김태경 성공회대 교수는 "젊은 세대에는 '둘의 우리'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점"이라며 "우리가 조선을 일종의 주권 국가로서 인정하는 과정은 결국 우리에 대한 자기 인정과 그들에 대한 인정이 같이 결합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희 국립부경대 교수는 "핵심은 인정과 통일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라면서 "실질적으로 가는 데 있어서는 담론과 제도, 정치 차원에서의 접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호칭을 바꾸는 것은 굴복이 아니라 적대를 줄이고 공존의 가능성을 넓히는 하나의 정치적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hyun9@newspim.com 2026-04-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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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알發 쇼크에 리츠업계 초긴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1호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장 리츠 가운데 사실상 첫 디폴트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리츠의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관련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필요 시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무너진 해외 부동산 가치…유동성 위기 예견됐나 30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형 독립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시킨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세븐스애비뉴 등 대형 상업용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나 해외 자산의 감정평가서 수신 지연 등을 이유로 한 달 만인 2월 이를 자진 철회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급락하면서 현지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했다.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대출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두는 캐시트랩(Cash Trap, 현금 동결)이 발동되더니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차입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환율 고정 상품) 정산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캐시트랩 해소를 위해서는 약 7830만유로(한화 약 1354억원)의 현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제히 꺾인 리츠주…시스템 리스크 확산은 기우? 이 같은 악재에 상장 리츠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리츠 종목들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을 비롯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SK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뚜렷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리츠 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리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5개 리츠의 시가총액은 9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시장은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에서 같은 해 9월 9조2048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그동안 일반 주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안정적인 피난처로 주목받은 결과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도 호재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 시장으로 퍼질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 22개사 중 해외 자산을 보유한 비중은 14.3%이지만, 전체 자산 기준으로 환산하면 해외 자산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 리츠의 총투자 자산 대비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파이가 극히 작아 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자산 구성 및 투자 유형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주택이 44.0%로 가장 컸다. 오피스는 35.3%에 머물렀으며 리테일 6.4%, 물류 6.4%, 혼합형 3.6%, 기타 3.2%, 호텔 1.1% 순으로 나타나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해외 오피스 리스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리츠의 최근 기준 발행 잔액이 약 4000억원으로 전체 크레딧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국내 크레딧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벤트가 단기사채 미상환으로 불거진 만큼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으로 파급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근 풍부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어음 금리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거의 신용 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국토부 방화벽 구축 총력전…상장리츠, 자산 다각화 과제로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종목들은 당분간 위축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는 KB스타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다. 이 중 해외 자산 구성 비중이 100%인 곳이 3개사, 50% 이상이 2개사, 50% 미만이 3개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일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간접 투자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미국 소재 임대주택 및 대학 기숙사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자산의 장부 가치 비중이 각 리츠 총자산의 5~30%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쏠림 현상은 없다"면서도 "해외 자산을 보유한 개별 리츠의 경우 현지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현금 흐름 통제와 국내 채무 차환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동시에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부담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떨어졌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과 15%나 증발했다.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넘게 폭락했다. 정부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방화벽 구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점검 회의를 열었다.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부실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일 합동 검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는 앵커리츠를 공급하고, 변동성이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및 자금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태 수습을 넘어 리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투명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우량 자산 편입과 리츠 간 합병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자산관리회사 역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운용 현황과 배당 전략 등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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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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