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갈등·경기 침체에 경영 불확실성 확대...위기 선제 대응
현대차·LG도 인사 시기 앞당길 가능성...위기 대응·AI '키워드'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미중 무역 갈등과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며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연말 인사를 앞당기고 있다. 한화, 신세계그룹에 이어 HD현대그룹은 정기선 수석부회장의 회장 승진과 함께 대규모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CJ그룹도 최근 CJ제일제당과 CJ푸드빌 대표이사를 교체하는 등 정기 임원인사를 조기에 실시했다. 코오롱그룹도 코오롱글로벌 대표에 코오롱ENP 김영범 대표를 내정하는 등 사장단 및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국내 대기업들이 예년보다 빨리 인사에 나선 것은 미국과 중국간 무역 갈등에다 글로벌 경기침체, 상법과 노란봉투법 통과에 따른 노사 갈등 심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에 직면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선제적인 인사 및 조직 정비를 통해 위기에 대응하겠다는 복안이다.
◆ 미중 무역갈등·경기 침체에 경영 불확실성 확대...위기 선제 대응
27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이르면 이번 주 주요계열사 대표 및 임원 인사를 계획하고 있다. SK그룹은 통상 11월 말에서 12월 초 임원 인사를 실시해왔는데, 대내외 불확실성에 조기 인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다음달 6일 최창원 SK수펙스 의장과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모이는 CEO세미나를 계획하고 있다. 그 보다 앞서 다음 달 3~4일에는 그룹 전반의 인공지능(AI) 전략을 논의하는 AI써밋도 열린다.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도 지난달 울산포럼 행사 후 "올해 인사 시기는 유동적"이라며 조기 인사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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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계 주요 대기업 [사진=뉴스핌 DB] |
삼성전자도 11월 사장단 정기인사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은 통상 12월 초 사장단과 임원 인사 및 조직 개편을 순차적으로 진행했는데, 최근 2년간은 11월 말에 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올해는 이재용 회장이 지난 10년간 이어진 사법 리스크를 떨쳐낸 뒤 처음 하는 인사라는 점에서도 주목 받고 있다. 삼성은 현재 5000억 달러(700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인공지능(AI) 관련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참여키로 한 만큼 반도체 관련 조직 정비가 시급한 상황이다.
◆ 현대차·LG도 인사 시기 앞당길 가능성...위기 대응·AI '키워드'
통상 12월에 정기 사장단 및 임원인사를 단행한 현대차그룹의 인사 및 조직개편 시기도 관심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11월 중순 창사 이래 처음으로 외국인인 호세 무뇨스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를 현대차 대표이사(CEO)로 선임하는 사장단 인사를 실시한 바 있다.
현재 현대차는 미국에서 '나홀로 25%' 관세 폭탄에 고전하는 상황이다. 각국 정부간 협상으로 지난 달부터 일본산 자동차는 15%의 관세를, 유럽도 각각 15% 관세를 소급적용 받고 있다.
미국에서 전기차 판매 호조로 9월까지는 선방하고 있지만, 연말 전기차 보조금이 폐지되고 관세 영향이 본격화하는 4분기부터는 본격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추석 연휴 직전 사장단회의를 열고 중장기 경영 전략을 논의한 LG그룹의 정기 인사도 예년보다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주요 그룹들이 해마다 실시하는 임원 평가를 올해는 예년보다 빠르게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미국발 글로벌 관세전쟁에다 노란봉투법과 상법 등 대내외 경영환경이 그 어느때보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새로운 경영진을 중심으로 내년 사업전략을 서둘러야 한다는 위기감이 크다"고 말했다.
tac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