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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정치분석] 도시의 국제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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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에 쏠린 세계의 눈

신라 천년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간직한 경주가 지금, 국제적 관심의 중심에 서있다.

아침과 저녁으로 기자가 취재하면서 보여주는 경주의 모습을 스웨덴의 TV화면에서 보는 것은 신선한 즐거움이다. 11월 초까지 6일간 진행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행사에는  21개 회원국 정상 및 각료, 기업인, 언론인, 수행원 및 가족 등 약 2만 명에 달하는 국제 방문객이 경주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주가 이번 회의의 핵심주제인 디지털 전환, 인공지능(AI), 지속 가능한 성장 등 세계 경제의 최전선 의제를 다루는 외교 무대가 되면서, 단순한 관광 도시를 넘어 국제 도시로의 도약이라는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국가의 수도가 아닌 경주와 같은 지방도시들이 세계적 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31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제1세션에 자리하고 있다. [사진=APEC 2025 KOREA & 연합뉴스] 2025.10.31 photo@newspim.com

세계적 도시들의 상징성

우리가 알고 있는 도시들은 거의 대부분 국가의 수도들이다. 워싱턴, 런던, 베를린, 파리, 로마, 암스테르담. 이름만 불러도 한 나라의 역사와 정치, 그리고 문화적 이미지가 함께 떠오른다. 올림픽과 월드컵 같은 지구적 행사가 대개 수도에서 열리는 것도 우연이 아니다. 수도는 국가의 상징이고 세계인을 처음 마주하는 얼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세계인의 시선이 언제나 수도에만 쏠리는 것은 아니다.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같은 미국의 대도시는 금융과 문화 활동의 파장이 세계 곳곳으로 전달되고, 제네바와 헤이그는 국제기구와 국제사법의 중추로 기능하며 세계에서 파견된 외교관과 언론인이 가장 많은 곳으로 세계적 주목을 받는다. 얄타와 포츠담, 카사블랑카 같은 이름은 특정 시기의 국제 질서가 어떻게 조정됐는지를 환기시켜 준다. 오늘날에는 스포츠가 도시의 명성을 세계로 확산시킨다. 리버풀과 맨체스터, 바르셀로나와 발렌시아는 경기장 안팎의 문화가 결합해 도시 이미지를 하나의 상징으로 만들었고, 보스턴은 마라톤이라는 전통을 시민적 자부심과 세계적 축제로 이어가고 있다. 도시학자들이 국가 경쟁력이 수도에만 국한되지 않고 결국 경쟁력 있는 도시의 수와 깊이에 달려 있다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유럽 북방의 스톡홀름과 오슬로는 인구규모로 보면 경주보다 조금 더 크지만, 노벨상이 지닌 상징성과 오랜 외교 경험 덕분에 국제 평화와 분쟁을 조정하는 장소로 자리 잡았다. 1992년부터 1993년 초까지 오슬로에서 비밀 협상이 진전되고 같은 해 9월 워싱턴에서 클린턴이 이스라엘의 라빈총리와 팔레스타인의 아라파트가 함께 서명한 평화협정으로 그 해 오슬로에서 노벨평화상을 공동수상하면서 외교 도시의 품격을 보여주었다. 2019년 북·미 실무 협상이 스톡홀름에서 열렸고, 2025년 7월에는 미·중 고위급 통상대화가 프랑스 파리에 이어, 스톡홀름에서 진행되며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경주 합의의 밑거름을 제공하기도 했다. 이로써 오슬로와 스톡홀름은 '갈등 완화의 중립적 장소'로서의 위상을 재확인했다. 이렇듯 수도의 상징성은 행정 중심을 넘어 세계 외교의 무대를 뒷받침하는 힘으로 확장된다.

도시경쟁력과 성공사례

국제도시를 비교하는 지표들도 이런 흐름을 확인시킨다. 이른바 모리 지수는 도시의 흡인력을 여러 차원에서 동시에 살핀다. '글로벌 파워 시티 인덱스(GPCI) 2024'에서 1위는 런던이 차지하고, 서울은 종합 6위로 평가됐다. 눈에 띄는 것은 뉴욕이 수도 워싱턴을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공항과 철도, 도로 같은 이동의 편의가 기본을 이루고, 생활 여건이 쾌적해야 하며, 문화 교류의 장이 넓고 다양하기 때문이다. 환경의 질 뿐 아니라, 기업 활동과 대학, 연구소가 활력을 띠어 지식과 기술의 생태계를 이룰 때 도시의 경쟁력은  커진다. 다시 말해 접근성과 생활 여건뿐 아니라, 문화 교류와 환경, 그리고 경제와 연구 개발에 이르기까지 도시를 구성하는 요소들이 서로 호응할 때 그 도시는 세계가 찾는 목적지가 된다. 도시가 국제도시로 도약하는데 핵심적 요소 중 하나가 숙박시설이다.

지방 도시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데 있어 숙박 시설은 더 이상 단순히 잠을 자는 기능적 인프라가 아니다. 이는 지역의 고유한 색채와 문화를 체험하고 공유하는 플랫폼으로 기능하며, 방문객의 체류 가치와 도시 정체성에 대한 몰입도를 극대화하는 핵심 전략이기 때문이다.

일본 교토의 마치야(町家) 보존 정책은 이 전략의 성공적인 사례를 제시한다. 교토시는 전통 목조 가옥인 교마치야의 무분별한 멸실을 막기 위해 시 정부 차원에서 해체를 엄격히 규제하고 역사상과 건축적 미를 결합하는 상세한 개조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규제가 단순한 보존에 그치지 않고, 민간이 마치야를 숙박 시설로 재생하여 운영할 수 있도록 경제적 타당성을 부여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정책적 지원 덕분에 방문객들은 평범한 호텔을 이용하는 대신, 전통 가옥에서 교토 특유의 주거 문화와 역사를 깊이 있게 체험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모델은 도시의 역사적 정체성을 보존하는 동시에 고가치의 문화 관광 수익을 창출함으로써, 규제와 경제적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도시 정책의 모범을 보여준다. 한국의 지방 도시들 역시 잠재된 고유 건축 문화(예: 한옥, 지역 특색 가옥)를 단순한 전시물이 아닌, 체험형 문화 숙박 공간으로 적극 육성하여 도시의 매력을 다층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밴쿠버는 또 다른 해법을 보여준다. 2010년 동계올림픽 선수촌은 대회 종료와 함께 사라지는 임시 시설이 아니었다. 에너지 효율과 공공 공간이 결합된 친환경 주거 단지로 전환되면서, 도시의 평소 삶을 개선하는 자산이 되었다. 경주 역시 APEC 기간에 가동한 임시 숙소나 교통 운영을 친환경 상시 모델로 바꾸는 접근이 필요하다. 한옥 숙박의 고유성, 지역 식재료를 활용한 푸드 시스템, K-뷰티와 편의시설의 체험 같은 요소를 결합해 '탄소 중립과 문화, 그리고 전통미와 맛이 공존하는 역사 도시'라는 뚜렷한 이미지를 축적할 수 있다.

경주와 다른 지방도시는 국제도시로 성장할 수 있나

경주가 처해 있는 현실은 도전과 기회가 동시에 존재하는 국면이다. 신라 천년의 시간을 품은 유적과 풍부한 관광 자원, 그리고 APEC 정상회의라는 무대가 겹치며 세계의 시선이 한곳으로 모였다. 도시 브랜드의 관점에서 이런 계기는 흔치 않다. 그러나 세계적 행사의 성공은 행사진행능력, 볼거리와 놀거리, 먹을거리의 풍성함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교통은 또 하나의 관문이다. 국제선 직결이 어려운 경우에는 국내의 거점 공항과 도시를 연결하는 고빈도 교통망을 확실히 마련해 이동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 공항과 역, 숙소, 도심과 관광지 사이의 라스트마일 연결은 대형 행사 때만이 아니라 일상적 관광 수요를 위해서도 세심하게 다듬어야 한다. 낮에 체험할 문화유적의 접근편의성 뿐 아니라 저녁 시간의 문화 프로그램과 야간 경제를 뒷받침하는 대중교통의 배차, 안전한 도보 동선, 다국어 안내와 정보 제공은 방문자의 체감 품질을 좌우한다.

중장기적으로는 도시의 고유한 문화와 창조 산업이 상시 루틴을 이루는 편이 훨씬 유리하다. 특정 시기에만 불이 켜지는 이벤트형 도시가 아니라, 음악과 전시, 축제와 야간 관광이 계절의 흐름에 맞춰 이어지는 도시가 방문자의 재방문을 이끌고 시민의 일상 만족도를 높인다. 이런 점에서 도시 간 역할 분담도 중요하다. 부산은 해양과 MICE, 인천은 항공과 물류, 광주는 문화 산업과 창작 생태계처럼 각자의 강점을 분명히 하고, 수도권과 지방 대도시, 인근 위성 도시가 한 몸처럼 협력하는 연합형 개최 모델을 정착시키면 한 도시의 과부하를 줄이면서도 국가 전체의 이미지를 끌어올릴 수 있다.

천년자산을 시스템적 역량으로

스톡홀름과 오슬로의 경험은 도시의 국제적 위상이 단순히 경제 규모나 인구 수에 비례하지 않음을 증명한다. 인구 70만에서 90만에 불과한 이들 도시는 노벨상이라는 세계적 이벤트를 매년 성공적으로 반복함으로써, 국제평화 및 지식 교류의 중심지라는 독보적인 지위를 확보했다. 이는 '스톡홀름 선언'이나 '오슬로 협정'처럼 도시의 이름이 글로벌 담론의 핵심으로 편입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들 도시의 성공은 단순한 노벨상이라는 킬러 콘텐츠를 넘어, 그것을 뒷받침하는 견고한 실질 역량과 다양한 숙박시설, 그리고 소통가능한 시민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수학여행온 학생들이 묵을 수 있는 유스호스텔 시설부터 다양한 문화적 거주공간을 보존한 고풍스런 건물을 활용한 작은호텔, 대형 국제회의 참가들을 흡수할 고급 호텔시설까지 다양한 가격대로 도시를 촘촘하게 연결시켜 놓았다. 또한 어디를 가도 영어가 통하고, 정중하게 맞이하는 시민적 역량을 통해 도시의 이미지는 완성된다.

경주는 이제 단순히 역사 유산을 보존하는 도시를 넘어, 미래 기술과 아시아·태평양 협력의 실무 무대로 역할을 넓혀야 한다. 동아시아는 물론 아랍과도 교류했던 천년의 자산을 토대로, 믿을 수 있는 인프라(교통·숙박·통신)와 탄탄한 운영 시스템(의전·통역·보안·미디어)을 함께 갖추는 것이 핵심이다. 말로만 '이미지'를 쌓는 대신, 현장에서 바로 작동하는 소프트 파워와 실행력을 묶어내야 한다. 시민들 또한 평상시 국제적 시민의 역량을 갖추기 위한 노력과 자세가 필요하다. 그럴 때 경주의 이름이 세계 도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학교 교수

*필자 최연혁 교수는 =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스웨덴 패러독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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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대학 해킹 지속…보호법은 '국회 계류 중'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금융권과 대학 등에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면서 국회의 입법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야가 기업의 정보보안 책임을 강화하고 침해사고 은폐를 방지하기 위한 법안을 잇따라 발의했지만 상당수가 국회 상임위에 계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야가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처벌 강화와 증거 보전 등에서 유사한 법안을 내놓고 있어 향후 법안 심사 과정에서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민주당, 금융사 CEO 보안책임·침해사고 증거보전 강화 추진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해킹 등 침해사고가 확인된 금융회사는 모두 16곳으로 개인정보 유출 규모는 약 10만건에 달한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을 긴급 점검한 결과 130곳에서 보안관리 미흡 사항이 확인됐다. 대학가에서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연세대 포털서비스가 해킹 당해 재학생과 졸업생, 교직원 등 1만5000여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8월에는 서강대에서도 약 18만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처럼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면서 국회에서도 재발 방지를 위한 입법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상당수 법안이 소관 상임위원회에 머물러 있어 실제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유동수 의원이 지난해 11월 금융회사의 정보보안 책임을 강화하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금융회사 대표이사를 전자금융거래의 안전성 확보와 이용자 보호를 위한 관리조치의 최종 책임자로 명시하고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았다. 침해사고에 따른 전자금융거래정보와 개인신용정보 유출에는 총매출액의 최대 3%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하고 정보보호 공시제도를 마련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박민규 의원도 지난달 14일 개인정보 침해사고 발생 때 관련 증거를 신속하게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침해사고 관련 접속기록의 보전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하고 사고 자료를 은닉하거나 폐기·위조·변조한 경우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조사 방해행위를 신고하거나 제보한 사람에게 포상금을 지급하는 내용도 담겼다. 손명수 의원도 지난달 21일 해외 기업이 지정한 국내 대리인의 개인정보 유출 대응과 피해구제 업무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국내 대리인에게 시정명령과 변경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이다. ◆국민의힘, 증거은폐 제재·유출정보 불법유통 차단 입법 속도 야당인 국민의힘에서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재발 방지와 사후 대응을 위한 입법이 이어지고 있다. 박성훈 의원은 지난달 17일 개인정보 침해사고 발생 이후 증거를 은폐하거나 조작한 기업에 매출액의 최대 3%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하는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조사 개시 이전과 조사 과정에서 자료를 은닉·폐기·위조·변조하는 행위를 제재 대상으로 규정하고 관련 위반행위를 신고하거나 제보한 사람에게 포상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강명구 의원도 지난 7월 유출된 개인정보의 불법 거래를 처벌하고 다크웹 등에서 유통되는 개인정보의 탐지·삭제·차단을 강화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침해사고 관련 자료의 보전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하고 개인정보 보호 실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박형수 의원도 지난달 7일 퇴직자나 부서 이동 직원의 개인정보 접근 권한을 변경·말소하도록 하는 의무를 법률에 명시하고 관련 기록을 3년간 보관하도록 하는 법안을 내놨다. ◆주요 법안 6건 모두 정무위 계류…향후 입법 성과 주목 여야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법안을 잇따라 내놨지만 실제 국회 심사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여야가 발의한 개인정보 보호 관련 주요 법안 6건은 모두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이 가운데 유동수 의원의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만 지난해 12월 1일 정무위원회에 회부된 뒤 올해 3월 31일 상정됐으며 이후 의결로 이어지지 못했다. 나머지 5건은 정무위원회에 회부된 이후 아직 상정되지 않은 상태다.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은 일부 시행되고 있다. 지난 9월 11일부터 시행된 개정 개인정보 보호법에는 반복적이거나 중대한 개인정보 침해행위에 대해 전체 매출액의 최대 1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기업 대표자의 개인정보 보호 최종책임을 명문화하고 개인정보 보호책임자(CPO)의 권한도 강화했다. 다만 이미 시행된 개인정보 보호법과 별개로 금융권에 특화된 보안관리 체계와 침해사고 조사 과정의 증거 확보, 유출정보의 불법유통 방지를 포함한 추가 입법 과제는 여전히 국회에 남아 있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금융권을 넘어 대학 등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여야가 유사 법안을 중심으로 협의에 나서고 실질적인 입법 성과를 도출할 수 있을지가 핵심 관건이다. oneway@newspim.com 2026-10-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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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전쟁 충격 같은데…韓 증시, 왜 더 흔들렸나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빠르게 상승했던 만큼 하락폭도 빨랐던 코스피, 미국의 고금리와 중동 긴장에 따른 유가 불안, 환율 변화가 국내 기업의 수익성과 투자 여건에 부담을 줬다. 여기에 수출주 비중이 높은 시장 구조와 약해진 매수 기반이 맞물리면서 대외 충격이 코스피의 낙폭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피는 18.83% 하락했다. 코스피는 지난 9월 30일 6838.04에서 10월 23일 5550.30으로 내려왔다. 이달 2일 7003.74까지 올랐던 지수는 15일 5554.22로 하락했으며, 이후에도 5000대에서 등락을 이어갔다. 특히 반도체 등 수출 대형주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증시는 글로벌 AI 투자와 금융환경 변화에 민감한 모습을 보였다. 원화 강세에도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면서 환율뿐 아니라 반도체 기업의 이익 전망과 국내 매수 기반의 약화가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AI 일러스트= 이나영 기자] ◆ 유가·고금리 부담, AI 고객사의 투자 여력 압박 중동 긴장에 따른 고유가는 기업의 비용 부담과 고금리 장기화 우려를 통해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꼽힌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생산·운송비를 높이는 가운데 물가 불안이 지속되면 국내 기업과 해외 고객사의 투자 여건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01.79달러,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2월물 브렌트유는 108.79달러에 마감했다. 두 유종 모두 전 거래일보다 하락했지만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국의 9월 수입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7.6% 올라 8월(15.9%)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원유와 원재료를 수입하는 기업이 비용 증가분을 판매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면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다. 미국의 물가 상승은 높은 금리가 지속될 수 있다는 경계를 통해 국내 증시에도 부담을 주는 변수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7%, 전월 대비 0.6% 상승해 8월(각각 3.4%, 0.4%)보다 상승률이 높아졌다. 휘발유 가격 상승이 전체 월간 물가 상승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년 동월 대비 6.3% 올랐다. 국내 반도체주에는 높은 금리가 AI 고객사의 투자 여력을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데이터센터 투자기업의 차입 비용이 늘어나면 설비투자와 반도체 구매가 지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AI 수요가 늘더라도 고객사의 투자자금 확보 여부에 따라 국내 기업의 수주와 실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AI 인프라가 부채 기반 투자로 이동하는 가운데 자금조달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AI 인프라 투자의 지속 성장 가능성에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며 "조달금리가 실제로 계속 높아지면 AI 사업 수익성에 대해 우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 = 뉴스핌DB] AI 인프라 기업의 자금조달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코어위브의 신용위험도 부각됐다. 금융정보업체 S&P글로벌 마켓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코어위브의 5년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 15일(현지시간) 1100bp(1bp=0.01%포인트)를 넘어섰다. 채무불이행 위험에 대비한 보장 비용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코어위브 등 AI 인프라 기업의 재무 부담은 국내 증시에서 메모리 반도체의 미래 이익을 보수적으로 평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현재 실적이 양호하더라도 고객사의 투자 지연이 향후 주문과 제품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다. ◆ 원화 강세에도 주가 약세…메모리 중심 구조에 충격 집중 한국 증시의 상대적으로 큰 낙폭을 두고는 메모리 반도체에 집중된 산업 구조가 대외 충격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투자에 대한 경계가 고객사의 구매 물량과 메모리 가격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면서 국내 대표 기업의 이익 지속성에 대한 평가도 보수적으로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9월 말 MSCI 한국지수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비중은 62.9%였다. 글로벌 투자자가 메모리 기업의 비중을 줄이면 한국시장 전체에 대한 투자 비중 조정으로 이어지기 쉽다는 분석이다. 원화 강세에도 외국인 주식 매도가 이어진 점은 최근 국내 증시 약세를 달러 강세에 따른 환차손 우려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환율이 하락해도 반도체 이익 전망에 대한 경계가 남아 있으면 외국인 매수가 회복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21일 기준, 전 거래일보다 2.2원 내린 1328.1원을 기록하며 4거래일 연속 연저점을 경신했다. 2024년 10월 2일(1319.3원) 이후 최저 수준으로, 반도체 수출 호조에 따른 달러 공급 기대가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원화 강세는 환헤지를 하지 않은 외국인의 달러 환산 수익률을 높이는 요인이다. 다만 수출기업에는 원화 환산 매출과 이익 감소 부담이 될 수 있어 환율 안정이 주가 상승으로 곧바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서울=뉴스핌] 김예원 기자 = 코스피가 전장 종가보다 1001.89포인트(17.91%) 상승한 6595.45로 거래가 마감된 가운데 3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을지로 본점 딜링룸에 SK하이닉스와 삼정전자, 달러/원 환율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2026.07.31 yeawon2@newspim.com 중국 메모리 기업의 기술 추격 우려도 국내 반도체 기업의 향후 수익성을 둘러싼 변수로 꼽힌다. AI 고객사의 투자 여력과 함께 중국 업체의 공급 확대가 메모리 가격과 국내 기업의 가격 협상력에 미칠 영향도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는 반도체 대형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AI·반도체 투자심리 변화에 민감한 데다, 외국인 매도세를 받아낼 국내 매수 여력도 약해지면서 다른 주요국보다 낙폭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 금리·환율 안정만으로 회복 한계…이익 지속성 확인 필요 다만 금리와 환율이 일부 안정됐던 10월 중순에도 국내 증시는 약세를 보였다. 높은 자금조달 비용이 유지되면서 대외 변수의 단기 개선만으로는 AI 투자와 반도체 이익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지난 20일 기준,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5.109%로 일주일 전보다 약 10bp 낮아졌지만 여전히 5%대를 유지했다. 10월 13~20일 원·달러 환율도 하락했으나 코스피는 종가 기준 8.0% 내렸다. 시장에서는 금리·환율의 단기 움직임보다 고객사의 투자와 국내 기업의 이익 증가세가 지속될 수 있는지가 중요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실적 전망이 양호해도 높은 조달비용이 향후 투자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에 부담을 줬다는 설명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월 23일부터 10월 19일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하락률은 각각 23.6%, 31.4%였다. 같은 기간 두 기업의 향후 12개월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는 각각 1.8%, 3.3%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종형 센터장은 "주가는 현재 실적뿐 아니라 미래 이익에 대한 기대와 이를 실현할 가능성까지 선반영한다는 점에서 실적과 주가가 단기적으로 괴리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시 회복을 위해서는 물가·금리 부담 완화와 함께 AI 투자가 실제 매출과 현금흐름으로 이어지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이 센터장은 "미국 금리와 물가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반도체 업황과 AI 투자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회복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nylee54@newspim.com 2026-10-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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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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