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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론-리먼 무너뜨린 '부외 부채' 돈줄 급한 AI 빅테크 입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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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딜로 실제 부채 숨겨
구글·메타·xAI까지 부외 부채 확산
과거 닷컴 붕괴보다 위험, 왜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과거 엔론과 리먼 브러더스를 무너뜨린 소위 부외 부채(off-balance-sheet debt)가 AI 빅테크들 사이에 독버섯처럼 번지고 있다.

AI 버블 논란이 끊이지 않는 상황과 맞물려 투자자들 사이에 경계감이 고조되는 모양새다.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의 경우 기업들이 주로 지분 매각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지만 최근 AI 업체들은 부채를 이용할 뿐 아니라 정확한 부채 규모가 대차대조표에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금융시장과 경제 전반에 미칠 잠재적 충격이 더 클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메타 플랫폼스(META)는 최근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600억달러의 자금을 확보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 중 절반 가량은 업체의 대차대조표에 부채로 기록되지 않을 전망이다.

보도에 따르면 모간 스탠리가 300억달러 규모의 자금 거래를 구조화 했는데 이를 통해 부채가 블루 아울 캐피탈과 연계된 특수목적법인에 위치하게 했다. 때문에 메타는 회사채 시장에서 추가로 300억달러를 더 쉽게 조달할 수 있게 됐다.

금융업계 관계자들은 이처럼 특수목적법인이나 부동산 등 자산과 연계된 합작 투자를 통한 부외 부채가 AI 데이터센터 거래의 일반적인 형태로 자리잡고 있다.

부외 부채란 대차대조표 밖의 부채를 의미한다. 주석이나 각주 형태로 명시되기는 하지만 재무제표에서 빠지고, 실제 부채가 아닌 임대료나 보증 등 다른 형태로 기록되기 때문에 숨겨진 채무에 해당한다.

메타 플랫폼스의 데이터센터 [사진=블룸버그]

모간 스탠리는 IT 섹터를 중심으로 기업들이 2028년까지 특수목적법인 형태를 포함한 사모 신용으로 최대 8000억달러를 조달해야 할 것으로 추정한다.

UBS의 매튜 미시 전략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AI와 연계된 부채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며 "매 분기마다 약 1000억달러의 부채 증가는 월가를 긴장시킨다"고 전했다.

사실 부외 부채는 새롭게 등장한 사안이 아니다. 2001년 에너지 업체 엔론의 붕괴와 그로부터 10여년 뒤 불거진 리먼 사태의 원인도 부외 부채였다. 대차대조표 바깥에 숨겨 뒀던 부채를 대차대조표로 가져와야 했을 때 위기가 터진 것.

대형 위기로 인해 회계와 신용 등급 기준이 강화됐지만 금융 공학이 다시 유행하기 시작한 데다 AI 빅테크들의 자금 수요가 만나면서 또 한 차례 부외 부채가 몸집을 불리는 모양새다.

일론 머스크도 예외가 아니다. 그가 이끄는 xAI는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기 위해 200억달러 규모의 특수목적법인 거래를 추진 중이다. 실제 빚은 특수목적법인의 장부에 기록되고, xAI의 대차대조표에는 엔비디아(NVDA)의 칩에 대한 임대료만 기록된다.

알파벳(GOOGL)도 마찬가지. 업체의 자회사 구글은 여러 암호화폐 채굴 업체의 데이터센터와 연계된 부채를 보증하고, 이를 장부에 신용 파생 상품으로 기록했다. 신용이 낮은 채굴 업체들이 은행 대출을 받을 수 있게 구글이 보증을 제공하고, 이 자금으로 채굴 업체들이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면 구글이 그 인프라를 이용하는 구조다.

구글이 직접 자금을 조달해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려면 대차대조표 상 부채 규모가 대폭 늘어나기 때문에 채굴 업체 및 은행권과 복잡한 딜을 설계한 셈이다.

이 밖에 데이터센터 개발 업체 스위치는 데이터센터와 연계된 미수금을 자산담보부증권으로 재포장해 수백만 달러를 차입했다.

빅테크가 비전통적인 자금 조달 전략을 취하는 이유는 일반적인 회사채를 발행할 때 미래 차입이 제한되거나 신용등급 영향과 조달 비용 상승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차대조표에 대규모 부채를 기록할 경우 재무건전성이 악화되고, AI 버블 논란 속에 비판적인 의견과 주가 하락 압박이 발생할 수 있다는 계산도 한 몫 했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천문학적인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는 데이터센터 사업이 쇠퇴할 경우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신용 평가사 S&P 글로벌 레이팅스의 나빈 사르마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거대 IT 업체들도 5년 뒤 세상을 정확히 전망하기 어렵다"며 "데이터센터 수요가 한풀 꺾이는 상황에 대비해 유연성을 취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사모 신용 대출자들은 더 높은 수익률의 투자 등급 채권을 원하는 보험 회사와 연기금 등 기관 투자자들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모집하고 부외 부채를 만들어내는 딜을 통해 빅테크에 자금줄을 대 주는 구조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 같은 금융 거래에 커다란 리스크가 따른다고 경고한다. 소위 첨단 칩의 실제 가용 기간이 예상보다 짧아져 기존의 데이터센터가 예상보다 단기간에 구식으로 전락, 막대한 자금이 투입된 자산의 가치가 크게 떨어지는 한편 수익 창출이 막히면서 금융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대다수의 클라우드 제공 업체는 칩의 수명을 5~6년으로 추정하지만 실제 유용 기간이 3년 이내로 짧아질 수 있고, 이 경우 데이터센터가 쓸모 없어진다는 설명이다.

UBS는 "과거 닷컴 당시 대부분의 기업 성장이 부채가 아닌 주식을 통한 자금 조달로 이뤄진 데 반해 최근 AI 빅테크의 자본 지출은 부채에 기반할 뿐 아니라 정확한 부채 규모가 대차대조표에 드러나지 않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shhw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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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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