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자산 6조3000억… 체코서 7번째 갑부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체코에서 일곱 번째 부자로 알려진 '프라하의 트럼프' 안드레이 바비시(71) 전 총리가 4년 만에 다시 총리 자리를 되찾았다.
지난달 초 실시된 총선에서 자신이 창당한 극우성향의 포퓰리즘 정당인 긍정당(ANO)을 원내 1당에 올려 놓은 그는 다른 2개 소수 정당과 연정 구성에 합의해 재집권에 성공했다.
바비시 정권의 등장으로 유럽연합(EU) 내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에 반대하는 진영이 헝가리와 슬로바키아에 이어 3개국으로 늘면서 향후 EU의 외교·안보 전략이 흔들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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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트르 파벨(오른쪽) 체코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간) 안드레이 바비시를 새 총리에 임명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AP 등 외신에 따르면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은 9일(현지 시간) 바비시를 새 총리로 공식 임명했다.
바비시 총리는 "국내와 세계 어디에서 우리 국민의 이익을 위해 싸울 것"이라며 "체코 공화국이 지구상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바비시가 이끄는 긍정당은 지난달 총선에서 전체 200석 중 80석을 차지해 원내 1당에 올랐다. 바비시는 최근 자유직접민주주의당(SPD·15석), 운전자당(13석)과 연정 구성에 합의했다.
새 연정에서 긍정당은 16명으로 구성되는 내각에서 총리와 8개 장관직을, 운전자당은 4개 장관, SPD는 3개 장관을 차지하기로 했다.
로이터 통신은 "SPD는 극우, 반EU, 친러시아 성향이며 운전자당은 EU의 기후 정책에 반대하는 것을 주요 의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바비시는 지난 2011년 국가 정치 체제의 부패와 낡은 병폐에 맞서겠다며 긍정당을 창당했으며 2017년 총선에서 승리한 후 2021년 불신임 투표로 물러날 때까지 체코 총리로 재직했다.
바비시는 체코 최대 기업 중 하나로 꼽히는 아그로페르트의 소유주로 210개가 넘는 기업을 갖고 있으며 포브스는 올해 12월 현재 그의 순자산이 43억 달러(약 6조30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2024년 기준 체코의 일곱 번째 부자에 올라 있다.
바비스의 등장으로 체코는 물론 유럽 전체의 외교·안보 정책이 요동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바비시는 총선 때 "집권할 경우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5% 수준으로 올리자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합의를 지키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재정적 지원에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현 중도우파 정부가 주도해 온 서방 국가들의 우크라이나 탄약 지원 프로그램을 중단하겠다고 했다. 그는 "러시아의 위협은 과장된 것"이라는 입장을 갖고 있다.
반(反)EU 성향도 강해 유로화 대신 체코의 화폐 코루나를 헌법에 명시하겠다고 했다. EU의 이민 정책과 가정용 난방 및 자동차 연료에 대한 탄소 배출권 지급 확대 계획을 거부하겠다고도 했다.
AP는 "바비시 연정은 헝가리와 슬로바키아의 외교·안보 노선과 맥을 같이 한다"고 했고, 폴리티코는 "체코의 포퓰리스트 재벌이 EU의 잠재적 골칫거리로 합류했다"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