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키움·신한, 11~12조까지 단기자금 조달 가능
고금리 전략· 그룹 채널 활용 빠른 시장 선점 기대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하나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이 연내 6~7호 발행어음 사업자가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기존 초대형 IB 4강 구도에서의 시장 재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선 이들 후발 주자들이 고금리 전략과 은행·카드 등 그룹 채널을 활용해 발행어음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분기말 기준 자본 기준 상위 10개 증권사(한국투자·미래에셋·NH투자·삼성·메리츠·KB·하나·키움·신한투자·대신증권)의 자기자본은 73조3968억원이다.
한국투자증권 12조219억원, 미래에셋증권 10조3105억원, NH투자증권 8조3667억원, 삼성증권 7조3869억원, 메리츠증권 7조1917억원, KB증권 6조8645억원, 하나증권 6조1057억원, 키움증권 5조7862억원, 신한투자증권 5조6311억원, 대신증권 3조7312억원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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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발행어음 인가 심사 개시 당시 발행어음 사업자는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4곳뿐이었다. 이들이 초대형 IB로 시장을 사실상 시장을 과점하는 구조였다.
현재 4개 증권사(한국·KB·미래에셋·NH투자증권) 발행어음 잔액은 40조원대 초반 수준으로 추산된다. 한국투자증권이 약 17조~18조원대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KB증권이 10조원대로 뒤를 잇고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은 각각 7조원대 안팎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키움증권에 이어 하나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이 발행어음 사업자가 되면서 기존 4강 체제에서 '다중 초대형 IB 구도'로 재편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발행어음 인가를 받으면 자기자본의 최대 200%까지 단기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조달여력과 IB 투자 여력이 크게 확대된다. 하나증권과 키움증권, 신한투자증권은 각각 자기자본의 200%인 12조2116억원, 11조5724억원, 11조2622억원까지 단기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된다. 증권업계에서는 발행어음 사업자가 늘어나면서 내년 시장 규모는 70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증권사 인가로 기존 4개사가 나눠 갖던 발행어음 잔액과 신규 발행 물량 점유율이 분산되면서, 상위 소수 증권사 과점 구조가 완화되고 중위권의 비중이 빠르게 커지는 방향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증권사의 발행어음 시장은 약 45조원 규모로 매년 15%씩 빠르게 성장했으며, 추가 증권사 선정을 통해 향후 발행어음 시장 규모는 약 100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금융시장은 기대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하나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고금리 전략과 은행·카드 등 그룹 채널을 활용해 빠르게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하나증권은 인가 첫 해부터 발행어음 조달자금의 최소 25% 이상을 혁신기업·벤처·중소·중견기업 등 모험자본 공급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2022년 이후 매년 1조원 이상, 2024년 말 기준 약 1조2000억원 수준의 모험자본 투자 잔액을 유지해온 만큼, 모험자본·혁신 금융 특화, 안정적 레버리지 관리'로 발행어음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신한투자증권은 발행어음으로 확보한 단기자금을 기업대출·인수금융·대체투자·모험자본 등에 투입해 초대형 IB 위상을 강화하고, 신한은행·신한카드 등 그룹 채널을 활용한 판매·투자 연계로 '그룹 종합 고객' 락인 효과를 노리고 있다.
키움증권도 발행어음 조달 금액 대비 기업금융 자산 투자 비율을 50% 이상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3년간 3조원 수준의 모험자본 공급 계획, 전담 조직·IT 인력 확충 등 사전 준비를 통해 '혁신·벤처 금융' 이미지를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키움증권이 유일하게 1조 클럽(1조1426억)을 달성했지만, 신한투자증권 4626억원, 하나증권은 654억원 수준으로 10대 증권사 중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y2ki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