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발행액 늘수록 편익↑ 주장 불구 "비정상" 지적
구의원 "사실상 업체 편들기식...재검토 불가피" 주장
[대전=뉴스핌] 오영균 김수진 기자 = 김제선 대전 중구청장의 역점 사업인 지역화폐 '중구통'이 건당 수수료 방식으로 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특정 민간업체에 막대한 수수료가 지급되는 방식이다. 따라서 사용자 증가만큼 특정 업체로 구민 혈세가 더 들어가게 돼 비정상적 방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전 중구는 지난 6월 '지역화페 중구통' 발행을 본격 시작했는데, '중구통'은 김제선 청장의 역점 사업으로 추진해왔다. 중구는 부여 지역화폐 '굿뜨레' 운영사인 A사와 계약해 이를 그대로 도입했다. 특혜 의혹에 대해 중구는 발행 초기 당시 '발행액 규모가 커질 수록 연간 편익이 커지는 구조'라는 논리를 내세워 사업 자체를 정당화해왔다.

<뉴스핌> 취재를 종합하면, 대전 중구는 '지역화페 중구통' 자체 시스템 구축에 2억 2000만원의 비용을 투입했다. 그러면서 자료를 통해 '발행액 규모가 100억원 일 때는 구비가 1억 8000만원이 들어가지만, 300억원, 500억원으로 발행 규모가 확대되면 2억 7000만원, 4억 5000만원의 편익이 발생한다'는 당위성을 제시해왔다. 즉 "더 많이 발행규모를 확대하면 할수록 이득"이라는 주장인 셈이다.
중구는 사업 추진 6개월 동안 가맹점 확보와 홍보에 집중했으며, 내년 발행 규모를 300억원으로 잡은 예산안을 구의회에 제출했다. 내년도 '중구통' 위탁 운영비는 7억 3946만원으로 계산돼 의회에 상정된 상태다.
<뉴스핌>이 입수한 내년도 '중구사랑상품권 시스템 위탁운영 용역 산출내역'에는 인건비(1억 7392만원)와 재경비(5217만원), 기술료(2261만원), 직접경비(4억2352만원), 부가가치세 10% 등이 포함됐다.
그런데 직접경비 중 '입출금 수수료'라는 특이한 문항이 눈에 띈다. 전액 구비로 충당되는 이 수수료는 이용자 충전시 건당 440원, 가맹점 환전시 건당 220원을 지급하는 구조다. 이는 시중 은행 수수료인 250원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즉 소비자가 충전을 많이 하면 할수록 중구의 부담이 늘어나는 '역(逆) 인센티브'가 작동하는 셈이다.
이러한 역 인센티브는 내년에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중구가 중구통 발행규모를 내년에는 더 확대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계획에 따라 수수료도 수 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중구는 내년도 월 충건 건수를 5만 5000건, 환전 건수는 월 2만 3000건으로 보고 연간 입출금수수료로 3억 5112만원으로 책정해놨다. 전체 용역비의 47%에 달하는 수치다.

이 같은 구조는 A사가 부여군 '굿뜨레' 운영시 적용하던 방식을 중구가 그대로 받아들인 결과다. 이에 대해 중구의회 행정자치위원장은 "농촌 지역인 부여군 특성상 주민들이 국가로부터 각종 수당을 받는데, 일시적 대량 충전이 많아 수수료 부담이 크진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소비도시인 중구는 부여군과 전혀 다른 소비 패턴을 갖고 있는 데도 그 방식을 그대로 적용한 점은 문제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0일 열린 제270회 대전중구의회 제2차 정례회 행정자치위원회에서도 구조 개선이 시급하다는 질타가 이어졌다. 김석환 구의원은 "중구는 앞으로 발행규모를 더 늘릴 계획일 것으로 보는데, 현 수수료 체계를 유지하면 구비가 계속해서 추가 투입될 수 밖에 없다"며 "업체 측이 '당초 300억원 이상이 되면 편익이 된다'고 설명했다면 사실상 업체가 중구를 상대로 사기 친 것 아니냐"고 맹렬히 질타했다.
이에 대해 중구 담당자가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자 김 구의원은 "이 구조가 앞으로 2년, 3년 지속되면 예산 부담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정말 좋은 시스템이라면 전국 250개 넘는 지자체가 이미 도입했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사업을 전면 중지하거나 재검토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구가 이처럼 불리한 계약 구조를 왜 체결했는 지, 그리고 이를 대전 중구의회에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이유에 대한 김제선 대전 중구청장의 해명 책임도 제기되고 있다.
gyun50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