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처우개선 해결책 제시해야"…공공영역 흡수 제안도
[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중증환자와 중증장애인 간병인 구인난과 관련해 소위 '쪼개기 근무'를 대안으로 내놓은 것과 관련해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간병인 공급 부족 현상은 노동환경을 개선하거나 공공부문 흡수로 해결책을 내놔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16일 이 대통령은 세종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간병인 구인난과 관련해 "(간병인) 노동 강도가 너무 세 구하기 어렵고 한번 간병일을 하면 24시간 일주일 내내 해야 해서 효율이 없지 않냐"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할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며 "근본적으로 방향을 바꿔서 아르바이트 삼아 2시간, 4시간 근무할 수 있는 협동조합 형태를 만들면 (간병인 인력을) 싸게 공급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풀타임(전일제)으로 일해야 하니까 300만원, 400만원 해도 (간병인을) 못 구한다는 거 아니냐"며 "수요와 공급을 많이 모으면 싸게 인력을 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지시했다.
하지만 간병 현장에서는 이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이 현장과 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20년 차 간병인 A씨는 18일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의 '간병인 발언'을 듣고 피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A씨는 "하루 일당은 13만원에서 15만원사이"라며 "한달 400만원 수입은 한달 내내 일했을 경우고 이는 일반적인 수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환자 곁에서 24시간 머무르는데 시급으로 따지면 5420원에서 6250원 가량"이라며 "'밤에는 잠을 자지 않냐'고 하지만 환자 상태에 따라 대기하는 시간이기 때문에 온전히 쉰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이 시급으로 단기 노동을 하라고 하면 어떻게 생계를 책임질 수 있겠냐"며 "대통령이 생계유지를 위한 직업으로 여기지 않는 것 같다"고 울분을 토했다.

또 다른 간병인 B씨는 "간병인은 하루 종일 밥 한 끼 먹기 힘들고 아파도 쉬지 못하는 나쁜 일자리라는 인식 탓에 공급이 부족한 것"이라며 "열악한 근무 환경이 개선되고 시간당 최저임금이 보장되기만 해도 많은 사람들이 간병 서비스에 종사하지 않겠냐"고 했다.
환자단체 역시 간병인의 단시간 근무보다 최소 8시간가량의 근무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2시간, 4시간마다 간병인이 바뀌면 환자로서도 정신이 없다"며 "환자와 정서적인 교감도 중요해 자주 바뀌는 게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간병인이 24시간 근무하는 노동환경이 워낙 열악하니 8시간 정도 일하고 최저임금 이상의 급여를 받으라고 한 게 아니겠냐"고 덧붙였다.
간병 등 돌봄 서비스를 민간에 맡겨둘 게 아니라 공공 영역으로 흡수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전은경 참여연대 사회인권팀장은 "안정된 일자리, 충분한 보상이 있어야 돌봄 노동자 부족 문제가 해결되지 않겠냐"면서도 "이 대통령의 해결책은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간 영역으로 떠넘기면 서비스 질 향상보다 가격 경쟁이 일어날 것"이라며 "민간에서는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사회서비스원'처럼 돌봄을 공공 영역에 흡수할 방안을 생각해야한다"고 강조했다.
chogiza@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