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사 리후후·스프링컴즈 인수로 시장 본격 진출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경영 효율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자회사 분사와 인력 감축을 단행해 온 엔씨소프트가 체질 개선 준비를 마치고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선다.
주력 장르인 다중접속역할게임(MMORPG)에서 쌓은 경험과 회사가 보유한 인공지능(AI) 기술 및 데이터 경쟁력을 바탕으로 모바일 캐주얼 게임을 새로운 글로벌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22일 엔씨소프트는 국내 모바일 캐주얼 스튜디오 '스프링컴즈'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스프링컴즈는 퍼즐 게임의 한 장르인 머지(Merge) 게임에 특화된 회사로, 올해 예상 매출액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약 280억원으로 추산된다. 누적 다운로드 3000만 회 이상을 기록한 인기 게임 4종 등 탄탄한 라인업으로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19일 공시를 통해 베트남 개발사 '리후후' 인수 소식도 발표했다. 이번 인수에 1534억원을 투자한 엔씨소프트는 리후후의 모기업인 싱가포르 인디고 그룹 지분 67%를 확보하며 최대 주주에 올랐다.
리후후는 매치-3D, 넘버, 홀 등 장르에서 100여 종의 게임을 출시하며 성장세를 이어왔으며 올해 예상 매출액은 1200억원, 영업이익은 300억원에 달한다. 특히 매출의 80% 이상이 북미와 유럽에서 나오는 만큼 많은 글로벌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리후후가 향후 아시아 지역의 캐주얼 개발 클러스터 허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인수로 장르 다각화, 글로벌 매출 및 이익을 확보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캐주얼 게임사를 대상으로 한 추가 M&A가 예상되며 향후 모바일 캐주얼 센터 충원, 로드맵 발표 등 MMORPG 외 장르 다각화를 위한 행보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캐주얼 게임은 복잡한 조작이나 긴 플레이 시간을 요구하지 않아 진입장벽이 낮은 분야로 꼽힌다. MMORPG 등 하드코어 게임과 비교하면 개발 기간이 짧고 투입되는 비용은 상대적으로 적어 시장 흐름에 맞춘 신작을 동시다발적으로 출시하는 것도 가능하다.
'리니지', '아이온', '블레이드&소울' 시리즈로 업계 MMORPG 시장을 이끌어 온 엔씨소프트는 모바일 캐주얼 게임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한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공동대표 겸 최고창의력책임자(CCO)는 지난달 '지스타 2025' 오프닝 세션에서 "MMORPG라는 본질을 새로운 각도로 비추고 슈팅, 액션, 서브컬처 등 다양한 장르에서도 우리만의 색깔이 있는 게임을 만들겠다"고 말한 바 있다.

엔씨소프트는 이를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모바일 캐주얼 사업을 준비해 왔으며 올해 8월 전담 조직인 '모바일 캐주얼 센터'를 신설했다. 이용자 확보(UA)·라이브 옵스(업데이트 운영)·크리에이티브 최적화 등 모바일 캐주얼 성장에 필수적인 플랫폼을 마련했고 슬로베니아 소재 모바일 캐주얼 스튜디오를 인수해 기술·시장 검증(PoC)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특히 빠른 개발 속도와 글로벌 트렌드에 특화된 개발사 인수를 통해 모바일 캐주얼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는 "유럽 모바일 캐주얼 스튜디오의 인수를 협의 중이며, 캐주얼 퍼블리싱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다수의 캐주얼 게임 스튜디오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shl2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