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연말을 맞아 시장 유동성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 비트코인 가격은 8만~9만달러 구간에서 횡보를 이어가고 있다. 당장 가격 방향을 바꿀 뚜렷한 촉매가 부재한 상황에서, 현재 가격대의 지지 구조가 과거에 비해 충분히 형성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시간 오후 6시 15분 기준 비트코인(BTC)은 24시간 전보다 1.37% 오른 8만8713.95달러에 거래됐다. 이번주 내내 9만달러 돌파에 실패하며 상단 부담을 확인하는 모습이다. 이더리움(ETH)은 1.26% 상승한 2964.61달러에 거래되며 3000달러를 하회하고 있다. BNB 코인은 841.28달러로 보합권에 거래되고 있으며, XRP는 1.87달러로로 0.19% 하락, 솔라나(SOL) 코인은 122.64달러로 0.45%로 상승하는 중 주요 알트코인은 엇갈린 흐름이다.

◆ 7만~8만달러 거래 체류 최단 기록… 추가 조정 시 재시험 가능성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이 지난 5년 7만~7만9999달러 구간에서 머문 기간은 단 28거래일에 불과했다. 이는 5년간 주요 가격대 가운데 체류 시간이 가장 짧은 구간이다. 8만~8만9999달러 구간 역시 49거래일로, 현재 가격대 전반의 지지 기반이 아직 충분히 다져지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3만~3만9999달러, 4만~4만9999달러 구간에서는 각각 거의 200거래일에 달하는 체류 기간이 확인됐다. 이 기간 동안 가격이 반복적으로 시험되며 매수·매도 포지션이 충분히 축적됐고, 그 결과 하방 지지력이 상대적으로 탄탄하게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비트코인은 10월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조정을 거쳐, 12월 들어 대부분의 기간을 8만~9만달러 박스권에서 보내고 있다. 이번 조정은 가격을 과거 시장이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만 머물렀던 구간으로 되돌려 놓았다. 이는 2024년 상당 기간 동안 비트코인이 5만~7만달러 구간에서 거래됐던 흐름과 대비된다.
온체인 지표도 같은 신호를 보내고 있다. 글래스노드의 UTXO 실현가격 분포(URPD)에 따르면, 현재 유통 중인 비트코인 공급 물량 가운데 7만~8만달러 구간에 집중된 물량은 제한적이다. 이는 해당 가격대에서 실제 매매가 활발히 이뤄지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선물 시장 데이터와 온체인 데이터를 종합하면, 7만~8만달러 구간은 아직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지지 영역으로 평가된다. 시장에서는 향후 추가 조정이 발생할 경우, 비트코인이 이 구간에서 보다 오랜 기간 횡보하며 지지 기반을 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연말을 앞두고 유동성이 줄어든 가운데,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서는 방어적 포지션 조정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둔 지난 24일에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서 동시에 자금 유출이 발생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연말 특유의 거래 감소와 위험 회피 성향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다만 현물 ETF 자금 흐름이 기관 수요를 가늠하는 주요 지표로 자리 잡은 만큼, 유동성 축소 국면에서의 가격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트코인은 여전히 고금리 환경과 글로벌 유동성 변화에 민감한 위험자산 성격을 보이고 있다. 시장은 당분간 8만달러대에서의 가격 흐름과 하단 지지선이 어디에서 형성될지에 시선을 두고 있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