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일본 토요타자동차가 2025년 한 해 동안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약 1000만 대의 판매를 기록하며 6년 연속 세계 판매 1위 자리를 지켰다.
전기차 수요가 정체를 보이고 있는 이른바 'EV 캐즘' 국면에서 하이브리드를 중심으로 한 토요타의 실용주의 전략이 다시 한 번 시장의 선택을 받았다는 평가다.
◆ '멀티 패스웨이' 전략의 승리
토요타의 실적은 2020년대 들어 이어진 전동화 전략의 성과가 본격적으로 드러난 결과로 해석된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서 전기차 전환 속도 조절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토요타는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수소차를 아우르는 '멀티 패스웨이' 전략에 무게를 실어 왔다.
특히 하이브리드 차량이 실적을 견인했다. 고유가와 고금리 기조 속에서 구매 부담이 커진 소비자들이 고가의 전기차 대신 연비 효율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하이브리드 모델로 이동하면서,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토요타의 존재감이 한층 강화됐다.
캠리와 RAV4 등 주력 차종의 하이브리드 모델은 공급 부족 현상까지 빚을 정도로 수요가 몰렸다.
공급망·원가 관리 등 '구조적 경쟁력'도 실적을 뒷받침했다. 반도체 부족과 물류 차질이 이어진 환경에서도 토요타는 비교적 안정적인 생산을 유지했고, TNGA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부품 공용화 전략은 원가 경쟁력을 뒷받침했다.
기술 선택의 유연성과 제조 현장의 실행력이 맞물리며, 경쟁사와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는 분석이다.

◆ 토요타-VW-현대차 '빅3' 체제 굳어져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는 토요타-폭스바겐(VW)-현대차그룹으로 이어지는 '빅3' 구도가 한층 분명해지는 모습이다.
폭스바겐은 중국 시장에서 로컬 업체들과의 경쟁 심화, 유럽 내 전기차 수요 둔화 등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다소 둔화된 가운데서도, 작년 약 900만 대를 판매하며 2위 자리를 유지했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을 앞세운 전동화 전략과 제네시스 등 프리미엄 브랜드와 SUV 중심의 고부가가치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며 720만 대 이상을 판매, 4위권과의 격차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빅3 지위를 공고히 했다.
◆ 2026년 변수는 '미국 관세'와 '중국의 공세'
전문가들은 토요타의 독주가 2026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면서도, 대외 변수에 따라 판도가 일부 흔들릴 여지가 있다고 진단한다.
우선 미국발 관세 리스크가 대표적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차 관세 정책은 수익성에 큰 위협이다. 일본 내 생산 비중이 높은 토요타는 관세에 의해 북미 시장에서 수익성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토요타가 지난 수년간 미국·멕시코·캐나다 등 북미 현지 생산을 확대해 온 만큼, 관세 충격을 상쇄하기 위한 생산 재배치와 투자 조정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또 다른 변수는 중국 업체들의 공세다. BYD를 비롯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출시 속도와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앞세워 동남아시아와 유럽 등 토요타의 주력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토요타는 이에 대응해 2026년 생산 계획을 일부 조정하는 한편,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등 중장기 기술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goldendo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