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사양 업그레이드에 D램 가격 폭등 영향
갤럭시 북6도 인상 전망…글로벌 업체들도 줄줄이 가세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새 학기를 앞두고 노트북을 장만하려던 소비자들이 예상보다 훨씬 높아진 가격표에 당황하고 있다.
LG전자의 2026년형 LG 그램이 전작 대비 가격이 크게 올랐고, 삼성전자의 갤럭시 북6 역시 큰 폭의 인상이 거론된다. 인공지능(AI) 기능을 제대로 쓰기 위해 기본 사양이 높아진 데다 D램 가격까지 급등하면서다. 델과 레노버, 아수스와 같은 글로벌 PC 업체들도 잇달아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이같은 움직임이 업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똑같은 CPU·램인데 50만원 올랐네"
13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출시되는 노트북 신제품의 상당수가 가격 인상 흐름을 타고 있거나 인상을 앞두고 있다. 실제로 이달 초 출시된 LG전자의 2026년형 LG 그램은 비슷한 사양의 전작 대비 출고가가 약 50만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인텔 코어 울트라5 중앙처리장치(CPU)를 탑재한 2026년형 'LG 그램 프로 AI'(모델명 16Z90U-KS5WK)의 출고가는 314만원으로, 쿠폰과 프로모션을 적용하면 24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
반면 이 제품과 유사하게 인텔 코어 울트라5와 16인치 디스플레이, 16GB 램과 512GB SSD를 갖춘 2025년형 제품(16Z90TP-KA5WK)의 출고가는 264만원이었다. 할인 적용 시 실구매가는 170만원대까지 내려간다.
출고가 기준으로는 50만원, 실제 구매 가격으로는 약 60만원의 차이가 발생하는 셈이다.
두 제품이 모두 '그램 프로 AI' 주력 구성이라는 점은 같지만, 2026년형은 인텔 코어 울트라5 338H와 강화된 신경망처리장치(NPU), 와이파이7을 적용해 AI 연산 성능과 플랫폼 세대가 한 단계 올라갔다는 게 LG전자의 설명이다.
◆D램 시중 가격 1년 만에 7배 올라
다만 이런 기술적 업그레이드만으로 최근의 가격 인상을 모두 설명하기는 어렵다. PC 제조사들의 가격 전략 변화와 함께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이라는 구조적 요인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1년 사이 글로벌 D램 시장은 AI 서버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급증하면서 생산이 서버용과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쏠렸다. 그 결과 노트북에 쓰이는 모바일 D램과 저전력 D램(LPDDR) 계열의 공급은 상대적으로 빠듯해졌다.
메모리 단가 상승은 곧바로 노트북 제조 원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공급사의 납품 가격은 두 배 이상 뛰었다. 여기에 유통 마진과 모듈 업체 가격 인상까지 겹치면서 실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메모리 가격은 더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가격비교 서비스 다나와를 보면 노트북용 DDR5 16GB 메모리는 지난해 1월 6만2000원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4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1년새 7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갤럭시 북6도 '가격 압박'...최대 100만원?
삼성전자 역시 이 같은 흐름을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앞서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6)에서 공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 북6' 시리즈는 아직 공식 출고가가 공개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전작 대비 최대 100만원에 가까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갤럭시 북6 역시 인텔 최신 코어 울트라 플랫폼과 AI 기능을 앞세우고 디스플레이와 배터리 사양을 크게 끌어올린 제품이다. 부품 원가 상승과 메모리 가격 급등을 고려하면 이전 세대와 같은 가격대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 겸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은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주요 부품 재료비, 특히 메모리 가격 상승이 가장 큰 우려"라며 "이로 인한 제품 가격 영향은 어떤 형태로든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가격 인상 도미노…PC 출하량 꺾인다
문제는 이러한 가격 인상이 LG와 삼성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델, 아수스, 레노버 등 글로벌 노트북 제조사들도 2026년형 신제품에서 출고가 인상을 예고하거나 이미 가격표를 상향 조정한 상태다.
가격 급등은 수요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들은 올해 글로벌 노트북 출하량이 전년 대비 5.4%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교체 수요가 살아나지 못한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고가의 신제품 구매를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PC 제조업체들은 일부 신모델에서 램 기본 용량을 낮추거나 옵션화를 검토하고 있고, 메모리 업체들 역시 단가를 낮추기 위해 구형 D램 칩 재생산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의 벤 예 수석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1분기부터 4분기까지 일반 PC용 메모리와 저장장치 비용이 40~70% 상승하면서 그 부담이 소비자 가격에 전가됐다"며 "2026년에도 공급 부족이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PC 업체들은 마진을 지키기 위해 고가형 제품에 집중하고, 중저가형 모델은 사양을 낮추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syu@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