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는 15일(현지시간) 자신이 수상한 노벨평화상 메달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건넸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차도는 이날 워싱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비공개 오찬 회동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베네수엘라 국민의 자유를 위해 헌신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역할을 기리기 위한 상징적 제스처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메달을 실제로 수락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노벨상은 양도·공유·취소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바 있다.

이번 오찬은 두 사람이 처음으로 직접 만난 자리로, 회동은 1시간가량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마차도는 회동을 "훌륭했다"고 평가했으며, 이후 미 의회를 찾아 공화·민주 양당 상원의원 10여 명과 잇따라 면담했다.
백악관은 이번 만남의 정치적 의미를 제한적으로 평가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회동 도중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마차도를 "베네수엘라 국민을 대변하는 용기 있는 목소리"로 평가했다고 전하면서도, 단기간 내 국가 지도자로 나설 만큼의 정치적 기반을 갖췄는지에 대해서는 '현실적인 판단'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번 만남이 의례적 성격의 접촉이며, 트럼프 대통령의 대베네수엘라 정책 방향에 중대한 변화를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회동이 전면 비공개로 진행됐고, 마차도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도 허용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마차도가 노벨평화상 메달까지 제시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끌어내려 했지만, 지지자들이 기대했던 조속한 민주적 정권 이양에 대한 명확한 약속은 나오지 않았다는 평가도 뒤따랐다.
현재 베네수엘라는 지난 3일 미국의 군사작전으로 니콜라스 마두로 전 대통령이 체포돼 미국으로 이송된 이후, 델시 로드리게스 전 부통령이 임시 대통령을 맡고 있다.
마차도는 지난해 12월 해상을 통해 베네수엘라를 탈출한 뒤 망명 생활을 이어가고 있으며, 과도정부 인사들과 기존 권력 핵심 세력 사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판단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경쟁 구도에 놓여 있다.
그러나 미국 정치권에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제기된다. 민주당 소속 크리스 머피 상원의원은 마차도와의 면담 후 "현재 베네수엘라의 탄압 상황은 마두로 집권 시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며,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 속에 점점 권력을 공고히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선거가 치러지기를 바란다"면서도 "현실적으로는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정책과 관련해 민주화보다 석유 접근권 확보와 경제 재건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입장을 반복해왔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을 두고 "협상하기에 매우 좋은 상대"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로드리게스 대통령도 자국 내 석유 산업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며, 현 정부는 최근 정치범 일부를 석방했다며 트럼프 정부와 협력 관계 구축에 적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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