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일본 토요타자동차가 2025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다시 한 번 정상 자리를 지켰다. 전기차(EV) 수요 둔화로 대표되는 'EV 캐즘' 국면에서 하이브리드를 중심으로 한 토요타의 실용주의 전략이 시장의 선택을 받았다는 평가다.
토요타는 29일 발표한 자료에서 2025년 세계 판매 대수(렉서스 포함)가 전년 대비 4% 증가한 1053만6807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역대 최고치다.
여기에 다이하츠공업과 히노자동차를 포함한 그룹 전체 판매도 5% 늘어난 1132만2575대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독일 폭스바겐(VW)그룹(898만대)을 웃돌며 6년 연속 세계 판매 1위를 유지했다.

◆ 하이브리드가 실적 견인...미국·유럽서 존재감 확대
실적 개선의 중심에는 하이브리드 차량(HV)이 있었다. 2025년 토요타의 전동화 차량(HV·플러그인하이브리드·전기차 등) 판매는 전년 대비 10% 늘어난 499만4894대로, 전체 판매의 47%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하이브리드 판매는 7% 증가한 443만3503대에 달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토요타의 2025년 미국 판매는 8% 증가한 251만8071대였으며, 이 중 하이브리드 판매는 약 111만 대로 20% 급증했다. 세단 '캠리', 미니밴 '시에나', SUV 'RAV4' 등의 하이브리드 모델이 인기를 끌었다.
고유가와 고금리 환경 속에서 소비자들이 고가의 전기차 대신 연비 효율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하이브리드로 이동하면서, 토요타의 전략이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효과를 발휘했다는 분석이다.

◆ '멀티 패스웨이' 전략 통했다
전기차 전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글로벌 완성차 업계 전반에서 커지는 가운데, 토요타는 하이브리드와 EV, 수소차를 병행하는 이른바 '멀티 패스웨이' 전략을 고수해 왔다.
2025년 전기차 판매는 전년 대비 42% 증가한 19만9137대로 아직 비중은 작지만 성장세는 뚜렷하다. 중국에서 출시한 전기 SUV 'bZ3X'와 일본·유럽에서 부분 변경한 'bZ4X'가 전기차 판매 확대에 기여했다.
중국 판매는 178만396대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정부 보조금 축소와 소비 둔화로 성장세는 다소 둔화되는 모습이다.
공급망 관리와 원가 경쟁력도 실적을 뒷받침했다. 토요타는 반도체 부족과 물류 차질 속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생산을 유지했고, TNGA 플랫폼 기반의 부품 공용화 전략으로 비용 부담을 최소화했다. 2025년 세계 생산 대수는 5% 증가한 995만904대였다.

◆ 토요타 독주 계속...변수는 관세와 중국 공세
전문가들은 2026년에도 토요타의 독주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지만, 미국발 관세와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공세를 주요 변수로 꼽는다.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의 관세 정책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2025년 4월 일본산 자동차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가, 9월 이를 15%로 낮췄다. 토요타는 2025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기준으로 약 1조4500억엔 규모의 관세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토요타는 미국·멕시코·캐나다 등 북미 지역의 현지 생산 확대를 통해 관세 충격을 흡수하겠다는 전략이지만, 수익성 압박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다른 변수는 중국 업체들의 공세다. 비야디(BYD)를 비롯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과 빠른 신차 출시,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앞세워 동남아와 유럽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토요타는 이에 맞서 생산 계획을 조정하는 한편,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등 중장기 기술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EV 캐즘 국면에서 토요타의 실용적인 전동화 전략이 다시 한 번 힘을 입증했다"면서도 "미국 관세와 중국발 경쟁 심화가 2026년 이후 판도를 흔들 수 있는 최대 변수"라고 평가하고 있다.
goldendo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