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명예로운 퇴장"…고급 전기차 시대 사실상 종료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가 대표 고급 전기차인 모델 S와 모델 X의 생산을 올해 2분기에 중단한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공장은 앞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Optimus)' 생산 거점으로 활용된다. 전기차 중심이던 테슬라의 사업 축이 자율주행·로봇 등 미래 산업으로 본격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8일(현지시간) 4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모델 S와 모델 X 프로그램을 명예로운 퇴장과 함께 마무리할 시점"이라며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면 지금이 주문할 때"라고 밝혔다. 테슬라는 두 차종의 생산 라인을 옵티머스 생산 설비로 대체할 예정이다.

모델 S와 모델 X는 테슬라의 첫 차량인 로드스터 이후 가장 오래된 차종이다. 모델 S는 2012년, 모델 X는 2015년 출시됐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경쟁이 격화되면서 테슬라는 최근 몇 년간 이들 차량의 가격을 잇따라 인하해 왔다. 현재 테슬라 홈페이지 기준 모델 S 시작 가격은 약 9만5000달러, 모델 X는 약 10만 달러 수준이다.
반면 테슬라 판매의 대부분은 중저가 모델인 모델 3과 모델 Y가 차지하고 있다. 두 차종은 지난해 테슬라 전체 인도량 159만 대 가운데 97%를 차지했다. 모델 3는 약 3만7000달러, 모델 Y는 약 4만 달러부터 판매되고 있으며, 테슬라는 지난해 말 더 저렴한 버전도 선보였다.
이번 결정은 실적 둔화와도 맞물려 있다. 테슬라는 이번 실적 발표에서 사상 처음으로 연간 매출 감소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최근 네 개 분기 가운데 세 개 분기에서 매출이 줄었다. 머스크는 전통적인 전기차 사업에서 벗어나 자율주행과 로봇이라는 장기 비전에 시장의 관심을 돌리려 하고 있다.
테슬라는 옵티머스를 공장 작업부터 가사·돌봄 업무까지 수행할 수 있는 이족 보행 지능형 로봇으로 개발 중이다. 회사는 이번 분기 중 "대량 생산을 염두에 둔 첫 설계"인 옵티머스 3세대를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머스크는 프리몬트 공장의 기존 모델 S·X 생산 라인을 "연간 100만 대 규모의 옵티머스 생산 라인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머스크는 "옵티머스는 완전히 새로운 공급망을 필요로 하는 제품으로, 기존 전기차 공급망과 겹치는 부분이 거의 없다"며 "프리몬트 공장의 인력을 늘리고 생산량도 크게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결정을 두고 테슬라가 전기차 제조업체에서 인공지능(AI)·로봇 기업으로 정체성을 재정의하려는 시도로 보고 있다. 다만 옵티머스가 언제, 어느 수준까지 상업화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