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충남에서 채소 농사를 짓는 김영환(가명) 씨는 농번기마다 난감한 순간을 여러 번 겪었다. 밭에서 하루 종일 작업을 하다 보면 급한 용무가 생기기 마련이지만, 농지에 화장실을 설치하는 것은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작업 인원은 늘어나는데, 기본적인 편의시설 하나 두는 것도 불법이라는 점이 가장 답답했다"고 말했다.
농업 현장에서 반복돼 온 불편을 반영해 농지법이 개정됐다. 국회는 지난 29일 본회의에서 농업인의 근로 여건을 개선하고 농촌 공간 활용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농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켰다.
3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화장실과 주차장 등 농작업 편의시설을 농지에 설치할 수 있도록 한 점이다.
기존 농지법은 농지에 설치할 수 있는 시설의 범위를 제한적으로 규정해, 농작업 과정에서 필수적인 시설조차 설치하는 데 제약이 컸다. 이에 따라 여성과 청년 농업인을 중심으로 현장의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이어져 왔다.

앞으로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농작업 편의시설 부지를 '농지의 범위'에 포함해 별도의 농지전용 절차 없이 설치할 수 있다. 화장실과 주차장 설치가 가능해지면서 농업인의 근로환경이 실질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농식품부는 보고 있다.
농지 활용 방식에도 변화가 생긴다. 농지 규모화와 집단화를 촉진하기 위해 추진돼 온 농지이용증진사업의 시행 주체에 시·도지사가 추가됐다.
해당 사업은 경영 규모 확대와 농지 집단화를 목표로 도입됐지만, 그동안 구체적인 실행 모델 부족으로 확산에 한계를 보여왔다. 법 개정으로 지방정부가 지역 여건에 맞는 공동영농 모델을 발굴하고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농촌특화지구 조성 절차도 간소화된다. 농촌마을보호지구, 농촌산업지구, 농촌융복합산업지구 등 농촌특화지구 조성 목적에 부합하는 시설을 설치할 경우 기존에는 농지전용 허가를 받아야 했지만, 앞으로는 신고만으로 가능하다.
이번 개정안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6개월 뒤 시행된다. 농식품부는 시행 전까지 관계기관과 협의를 거쳐 화장실과 주차장 설치 기준, 절차 등 세부 사항을 하위법령에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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