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서울시 등 광역단체의 정비권한을 자치구로 이양하는 방안이 추진됐다.
- 업계는 500가구 이하 재개발이 쪼개져 난개발과 사업성 저하를 우려했다.
- 전문성 부족과 통합심의 이관으로 추진 동력도 약화될 수 있다고 봤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자치구, 권한이양되면 민간정비사업 적극 지원할지도 미지수
정비사업 지연, 서울시 인허가 병목현상 보다 사업성 저하가 커
[서울=뉴스핌] 이동훈 선임기자 = 500가구 이하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에 대한 정비구역 지정 권한이 서울시 등 광역자치단체에서 자치구로 이양될 경우 난개발은 물론 정비사업 추진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는 업계의 진단이 나온다.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추진되는 재건축과 달리 노후 단독·다가구주택 등이 대상인 재개발은 사업지를 500가구 이하 규모로 잘게 나눠 추진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이 경우 소규모 사업장이 난립하면서 기반시설과 도시계획을 고려하지 않은 난개발이 발생할 수 있는 데다 사업 규모 축소로 향후 주거 상품의 경쟁력과 사업성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미래 가치가 낮은 군소단지로 개발될 것을 우려해 오히려 재개발을 망설이는 사업장이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 도로·공원·학교 등 기반시설 종합계획 어려워…자치구별 '제각각 개발' 우려

3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500가구 이하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 권한이 서울시를 비롯해 특별시·광역시에서 자치구로 이양되게 되면 난개발은 물론 사업성 저하에 따른 추진 동력이 약화될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김현아 가천대학교 사회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민간 재건축·재개발은 서울시의 인허가 병목현상 때문에 지체되는 게 아니라 사업성과 이와 연계된 주민 동의율 때문에 늦어지는 것"이라며 "정비사업 권한 자치구 이양은 재건축·재개발 사업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500가구 이하 정비사업 권한의 자치구 이양은 지난 9대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제안한 것이다. 이는 9대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민주당 소속 자치구청장들이 요구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민주당 소속 자치구청장들의 요구로 당정협의에서 추진 과제로 합의된 상태다. 정부와 여당은 서울시 주택공급 부족에 대해 정비사업의 '인허가 병목현상'을 주요 원인으로 지적하고 구역지정권한을 비롯해 모든 사업 권한을 자치구로 확대하면 빠른 사업 추진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행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르면 정비사업 인허가 권한 9개 중 7개는 이미 자치구가 갖고 있다. 서울시 권한은 구역지정 및 정비계획 승인과 사업시행을 위한 통합심의 두 가지다. 당정협의에서는 도정법을 개정해 500가구 미만 정비사업에 대해서는 구역지정과 통합심의 권한을 모두 자치구에 이양키로 합의된 상태다.
다만 업계에서는 500가구 이하 정비사업 권한 이양이 현실화 되면 먼저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적한대로 난개발이 일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500가구 이하 소규모 재건축·재개발은 대단지에 비해 학교, 공원, 도로와 같은 기반시설 설치를 의무화하기 어렵다. 이렇게 되면 부지에 아파트만 지어올리는 2000년대 초반 경기도 옛 준농림지역의 난개발이 서울에서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우려다.
김현아 교수는 "서울도 왕복 2차로를 사이에 두고 동은 물론 구 경계가 갈리는 경우가 많은데 구청이 지정권한을 갖게 되면 다른 동, 구와의 연계를 감안한 체계적 개발계획이 수립되기 어렵고 해당 자치구의 입장에만 맞는 정비사업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며 "이 경우 도로를 비롯한 생활SOC를 공공기여가 아닌 서울시가 시민 혈세로 지어야하는 폐단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서울시가 갖고 있는 통합심의 권한이 이양되면 난개발 가능성은 높아진다. 500가구 이하 정비사업 권한의 자치구 이양은 지난 9대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원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제안한 것이다. 당시 정 후보는 구역 지정권한의 이양만 제안했다 하지만 최근 당정협의에서 정부와 여당은 모든 권한을 이양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이렇게 되면 통합심의도 구청이 직접 관할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구역지정은 주민 동의율이 가장 중요한 요건인 만큼 현재 자치구의 전문성으로도 할 수 있겠지만 심의까지 맡을 전문성은 없을 것"이라며 "통합심의 과정에서 자치구청장의 무리한 요구와 함께 이해관계에 따른 특혜 시비가 터질 수 있다"고 말했다.
◆ 정비사업 권한 자치구 이양되면 구역 지정 늘어날까…업계 '비관적'
이와 함께 업계에서는 권한 이양이 오히려 정비사업의 추진동력 약화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먼저 자치구에서 구청이 통제할 수 있는 500가구 이하로 정비사업을 쪼개 지정할 수 있어서다. 통상 재건축은 동일 필지인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500가구 이하로 쪼갤 수 없다. 하지만 비아파트 노후주택을 대상으로 하는 재개발에선 도로 등을 경계로 소규모 단위로 쪼갤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재개발 사업장의 상당수가 500가구 이하로 이뤄지고 이 경우 군소단지로 전락할 수 있어 시공사도 대형 브랜드가 들어오지 않는 등 단지의 미래 가치가 낮아진다. 결국 사업성 저하로 이어지게 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치구에서는 의도적으로 재개발구역을 통제할 수 있도록 잘게 쪼갤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500가구가 아니라 200~300가구 규모 사업구역이 늘어날 수 있으며 이는 사업성 저하로 재개발사업을 위축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군소 사업장의 난립은 난개발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 서울시가 소규모 정비사업 방식으로 추진하는 모아주택사업을 묶어 모아타운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과 배치되는 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 브랜드의 경우 이른바 '하급지'로 꼽히는 지역에서는 가구수가 적은 사업장은 아예 시공 참여를 하지 않는다"며 "군소단지의 난립은 도시계획적으로도 난개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데다 사업성도 악화될 수 있어 아예 주민들도 사업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자치구로 권한 이양이 된다 해도 활발한 지원이 이뤄질지도 알 수 없다는 시각이 나온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대통령이 재개발 사업은 순증이 적고 가격이 비싼 아파트만 공급되기 때문에 주택공급 효과가 낮다고 수차례 언급할 만큼 현 여권은 민간정비사업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많은 상태"라며 "이런 상황에서 정비사업 권한이 이양된다 해도 여당 소속 자치구청장들이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에 힘을 보탤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경기도 재건축사업에서는 시가 추가 공공주택 기부채납을 요구하고 있어 조합측과 마찰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민간 정비사업은 시장 논리가 이뤄지는 곳으로 사업성으로 대변되는 '돈'에 따라 움직이는 성향을 갖고 있다"며 "자치구가 권한 위임을 받은 다음 활발하게 지원을 하더라도 용적률 확대와 같은 사업성 개선이 없다면 결국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dongle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