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슬리머' 판매중지 매출 120억 손해...원외처방 조제액 6개월 연속 하락세
- 시가총액과 영업이익률 ↓...신약개발로 기업 미래가치는 여전히 높아
[뉴스핌=이동훈 기자] 제약업계 4위인 한미약품이 연이은 악재에 시름하고 있다.
우선 한미약품의 주력 상품 중 하나인 비만약 '슬리머'가 '시부트라민'의 퇴출로 인해 시장에서 사라질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이 상품은 지난해 12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한미약품의 효자 품목이었다.
또 9월 기준 원외처방 조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3.3% 감소한 323억원을 기록하며 6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고혈압치료제 점유율 1위인 '아모디핀'이 전년 동월 대비 -28.1%의 부진한 모습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 한미약품의 지난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501억원, 51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4분기 8.1%에서 올 2분기 1.3%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증권가의 한 애널리스트는 "주요 품목들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신제품도 현재는 마땅치 않기 때문에 실적 정체기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부작용 논란 속에 회수 조치되고 있는 비만약 '슬리머'의 퇴출은 한미약품 매출 감소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잇단 악재 속에 시가 총액도 크게 감소했다. 한미약품은 작년 말 시가총액이 1조 1664억원에서 8156억원(10월20일기준)으로 10개월 만에 3508억원이 줄었다. 이는 전문약의약품 매출 감소가 이어진 가운데 한미홀딩스와 한미약품으로 분할해 시장에 재상장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경쟁업체의 시가총액은 유한양행이 1조 7746억원, 동아제약 1조 3752억원, 녹십자 1조 2526억원 등을 유지하고 있어 한미약품의 큰 폭의 하락세와는 대조적이다.
다만 이러한 악재에도 불구하고 한미약품의 미래 가치는 여전히 높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오는 2012년께 도입예정인 'Lapscovery' 기술은 의약 시장에 큰 영향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 기술은 항암 치료제와 당료병 치료제 등에 쓰여 약효의 지속시간을 3~4주까지 연장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이와 함께 2012년 신약 '표적항암제'를 출시해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 공략을 본격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리베이트-약가연동제도와 '시장형 실거래가상환제도', 오는 11월 28일 시행될 리베이트쌍벌죄 등으로 국내 제약 시장이 크게 위축됐다"며 "하지만 신약개발을 위한 R&D 투자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점유율과 매출이 빠르게 회복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한미약품은 올해 초 '비젼 2020'을 선포하고 2020년까지 글로벌 제약회사 20위권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