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하락, 업황전망 끌어내려
[뉴스핌=안보람 기자] 제조업 체감경기가 넉달만에 소폭 상승했다. 다만 다음달에 대한 전망은 비교적 큰 폭으로 나빠진 모습이다.
경기의 상고하저 흐름에 따라 기저효과가 줄어든 가운데 환율하락이 기업의 심리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게 한국은행의 분석이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0년 10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이달 제조업의 업황BSI는 94로 전월대비 2p 상승했다. 지난 6월 105로 2p 올라선 이후 넉달만의 상승세다.
제조업을 수출기업과 내수기업으로 나눠보면 수출기업은 95로 전월과 동일했지만 내수기업은 93으로 2p 올랐다.
특별히 눈에 띄는 이유는 없어 보이지만 환율하락세가 내수기업에 유리하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게 한은의 관측이다.
한은 기업통계팀 손원 과장은 "수출기업은 그대로인데 내수기업이 소폭 상승해 전체 업황지수 상승에 기여를 했다"며 "수출기업은 환율이 떨어지면 안좋아지는데 내수기업들은 득이 되는 부분이 있어 그런 부분이 작용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달보다 5.9% 증가한 18.4%의 제조업체들이 경영애로사항으로 환율을 꼽은 점은 이를 뒷받침하는 모습이다.
또 환율하락의 가능성이 우세한 점은 11월 전망에도 영향을 미쳐 다음달 업황 전망BSI는 92로 전월대비 7p 끌어내린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환율효과를 제거하더라도 '상고하저'의 경기흐름상 기저효과가 약화되면서 연말로 갈수록 전망치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한은은 설명이다.
다만 한은은 전망치가 실제 수치로 그대로 연결되지 않음을 분명히 했다.
손원 과장은 "환율에 대해 어려움을 느끼는 기업이 늘어나는 등 환율의 영향이 전망치 하락에 영향을 미친 듯하다"며 "원화가치의 상승이 수출기업은 물론 수출관련 내수기업의 불안을 키운듯하다"고 설명했다.
손과장은 이어 "환율 효과가 없더라도 상반기가 좋고 하반기가 상대적으로 증가율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기저효과가 줄면서 매출증가율이 덜어지는 등 심리적으로 경기가 위축됐따고 판단하는 기업이 늘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신규수주 BSI가 5월 이후 지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이는 앞으로 매출 증가율이 떨어진다고 볼수도 있는 부분이라 앞으로 더 더 안좋아질 것으로 생각할 여지가 많다"고 관측했다.
다만 그는 "다음달 실적이 전망대로 나오진 않는다"며 "환율이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다가 G20협의로 반등하기도 하는 등 환율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줄어들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비제조업의 체감경기는 두달 연속 개선되는 모습이다.
10월 업황BSI와 11월 업황전망BSI는 89와 88로 전월대비 각각 5p와 2p 상승했다.
또 비제조업체들은 내수부진, 경쟁심화, 불확실한 경제상황 등에서 경영상의 어려움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는 2774개 표본업체(2490개 업체 응답)를 대상으로 지난 10월 14일부터 10월 21일사이에 이뤄졌다.
[뉴스핌 Newspim] 안보람 기자 (ggargg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