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과향상추진본부 219명 배치·임금피크제 폐지 추진
[뉴스핌=배규민 기자] 국민은행이 지난해 3200명이 넘는 인원을 명예퇴직시킨데 이어 올해도 성과향상추진본부 신설 및 인력 배치, 임금피크제 폐지 추진 등으로 인원 감축에 나선다.
노동조합은 이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 노사 간의 진통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은 지난 17일 오후 성과향상추진본부에 219명을 인사 발령했다. 이들은 실적이 낮은 직원들로 오는 19일부터 해당지역본부로 출근하고 교육 등을 거친 후 별도의 실적 목표량을 받게 된다.
6개월내에 은행이 원하는 성과를 내면 영업점으로 복귀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주의환기를 밟은 후 다시 목표량을 받는다.
직원들이 목표 실적을 달성하지 못하면 2년 동안 주의환기-견책-감봉-정직-명령휴직-당연면직의 수순을 밟게 한다는 게 은행의 계획이다.
하지만 노조는 "정직과 면직 등은 노사합의 사안"이라면서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노조는 성과향상추진본부로 발령 받은 직원이 영업점으로 복직되고 프로그램이 폐지될 때까지 투쟁 수위를 높여간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18일 오전 8시부터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12층 은행장실 앞을 점거하고 1시간 넘게 농성을 벌였다.
박병권 신임 노조위원장은 "이번에 인사가 난 사람들 중에는 건강이 갑자기 안 좋아져 일시적으로 실적이 저조한 사람도 있는 등 억울한 경우도 많다"면서 "성과향상추진본부가 폐지될 때까지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명예퇴직을 실시하는 대신에 성과향상추진본부는 신설하지 않기로 노사간의 합의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경영진이 약속을 어겼다"면서 비난했다.
국민은행은 인원감축을 위해 임금피크제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2008년부터 정년을 앞둔 직원들을 후선 업무에 배치하며 만 55세부터 60세까지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임금피크제를 실시했다.
아울러 인력 구조를 슬림화하기 매년 명예퇴직을 실시하는 방안도 고려중에 있다.
하지만 임금피크제 폐지와 명예퇴직 상설화 모두 노사 합의사안이다. 노조가 반대하면 시행까지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 노사는 임금 협상에서도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국민은행 경영진은 임금동결과 차등화 한 성과급 지급을 제시하고 있다. 반면 노조측은 지난 12월 경영진 대표들과 금융산업노동조합 공동협상 끝에 타결해 놓은 2% 인상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 노조위원장은 "공동교섭의 결과를 무시하는 경영진의 행동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직원들에게 실질적인 이익이 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