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동환 기자] 호시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이집트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면서 이번주 금융시장에도 파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집트의 정국 불안이 중동지역으로 확산되거나 원유 수송의 주요 통로인 수에즈 운하가 패쇄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시장에서 위험 회피 성향이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하면서 이번 사태의 파장이 얼마나 지속될 지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30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증시 및 외환 애널리스트들은 이집트 사태로 금융시장에 위험 회피 성향이 강해지면서 이번주 주식과 유로화가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안전 자산에 속하는 미국 국채와 달러는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 주말 이집트의 반정부 시위로 사망자가 속출하는 등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미국 증시는 급락세를 보였다.
다우지수는 1.4% 급락하면서 2개월래 가장 큰 일일 낙폭을 기록했으며 S&P500 지수 역시 2% 가깝게 하락했다.
또한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높아지면서 CBOE 변동성 지수는 24%나 급등, 지난달 2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요일 중동 주식시장의 주요 지수 역시 급락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은 미국 지수 선물이 거래되는 월요일 아시아 증시의 반응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투자자들은 이집트의 정국 불안이 중동 지역으로 확산되지 않을지 경계하면서 유가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수에즈 운하가 폐쇄된다면 원유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유가의 오름세가 한층 강화될지 모를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유가의 상승은 자칫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글로벌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불안감을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반얀 파트너스의 로버트 파블릭 수석 전략가는 "이집트 사태는 글로벌 경제 회복세를 꺽을 만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평가하면서도 "위기감이 확산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사태의 지속 여부와 더불어 누가 무바라크의 후임으로 이집트의 정국을 장악할 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웰스파고의 브라이언 야콥습 포트폴리오 전략가는 "가장 큰 위험은 독재자가 물러난 뒤 더 심한 폭군이 전면에 등장할 가능성"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로 인한 주식 시장의 급락세가 일시적인 조정일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로버트 파블릭 전략가는 최근 미국 증시의 급락세에 대해 "유로존 위기나 FOMC, 영국의 지표가 반영된 것은 아니다"라며 "8주간 상승한 다음 조정의 이유를 찾고 있던 차에 이집트 뉴스가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외환시장의 애널리스트들은 이집트 사태가 이번주에도 진정되지 않는다면 유로에 추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GFT 포렉스의 보리스 슈로스버그 애널리스트는 "무바라크 정권에 대한 퇴진 압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위험 회피 성향이 더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사태가 수습 단계에 들어간다면 외횐시장의 관심은 다시 글로벌 경제의 회복에 맞줘질 것이며 미국의 고용보고서 등 주요 경제 지표가 시장의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애널리스트들은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