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不通卽痛' 처방전 금융판도 받아들여야
근래 증권업등 금융산업에서 그 '존재감'을 한층 부각시키는 인물이 2명 있다.
올 연초 취임한 김석동 금융위원회 위원장과 미래에셋그룹의 박현주 회장이 그들이다.
금융정책의 큰 밑그림을 그리는 김 위원장, 금융시장에서의 핵심 플레이어인 박 회장의 최근 언행은 그들의 '존재감'을 새삼 각인시키는 데에 전혀 부족한 감이 없는 것 같다.
두 사람의 비중을 감안할 때, 사소한 말 한마디도 시장 이슈로 작용함은 자연스런 현상이다. '재료'를 먹고사는 주식시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김석동 위원장은 지난 6일 자본 시장법을 전면 개편해서라도 대형 투자은행(IB)을 육성하겠다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우리금융 민영화건 , 헤지펀드 허용건, 자문형 랩 문제점등도 소신있게 짚었다.
하루지난 7일 박현주 회장은 한 공개석상에서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서라면 (미래에셋은)어떤 결정도 가능하다"며 오랫만에 자신의 경영관을 가감없이 표출했다.
그런데 이들, 두 인물의 '멘트(발언)'를 되새기다 보니 두가지 흥미로운 점이 발견돼 공유한다.
하나는 시차를 두고 전해진 두 인물의 주장중 상당 부분은 흡사 짜여진 각본처럼 아귀가 잘 맞는다는 느낌이다.
" 자본시장법 최종단계는 헤지펀드에 가까운 사모펀드를 할수 있게 하는 것"이라는 김 위원장의 생각에 박 회장은 " 자문사들은 헤지펀드로의 비지니스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이 " 자문형 랩의 과당경쟁은 실망스럽다"고 한 것에 박 회장은 " 증권사들의 자문형 랩 수수료 3%는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다"고 화답(?)했다.
"우리투자증권의 분리논의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 여러가지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있다"고 김 위원장이 우리금융 민영화 방안에 대한 단편을 내놓자 박 회장은 " 미래에셋은 자본시장의 발전을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며 우리투자증권의 인수 검토에 대해 부정하지 않았다.
단적으로 박 회장은 자본시장법 관련된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너무 옳은 말씀"이라고 방점을 찍었다.
시장을 관찰하고 선도하는 이들의 견해가 같은 방향일 수 있으나 한편으로는 이미 당국자와 시장 플레이어간에 나름 소통이 이뤄졌고, 이를 전제할 때 향후 증권등 금융산업의 현 지형이 '통 크게' 다시 짜여질수 있다는 생각이 문뜩 들었다.
김 위원장이 " 시장 플레이어들이 원하는 자본시장의 모습은 어떤건지, 그들과 머리를 맞대고 시장과 소통을 통해 답을 찾으려고 한다"는 발언은 이래서 더 유의미하다.
또 다른 착안점은 김 위원장과 박 회장이 즐겨쓰는 어휘의 유사성이다. 자기만(?)의 소신과 확신, 사명감을 떠올리게 하는 수식어(어투)를 즐겨 쓴다는 것.
김석동 위원장은 '혁명적 빅뱅'' 폭발적 비지니스'등 아주 굵은 표현을 바탕으로 "(IB육성과 관련)역사의 한 획을 긋는 심정으로 혁명을 일으킬 것이다" "새 에너지를 창출하려면 리스크도 따르는 법이다"" 정부의 인내심을 시험하지 말라"등 이른바 관치 소신론자의 면모를 강하게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자신의 현 역할에 소명의식을 부여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박현주 회장도 유사하다. "우리 자본시장의 발전을 위해서라면 어떤 결정도 가능하다" "미래에셋 명예를 걸고 인사이트펀드 수익률 높이겠다" "미래에셋은 혁신적인 회사이며 이것을 보여줄 생각이다"등 그도 명예와 자부심이 깃든 발언에 익숙한 것 같다.
물론 김 위원장과 박회장의 자신감찬 발언을 긍정적으로 해석한다. 그러면서도 이들의 소신이 '존재감'에 고취된 자신만을 위한 '소신'이 아니길 바란다. 그들이 소통해야 할 또 다른 을( 乙)의 존재도 아우르면서 우리 자본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이끌었으면 한다.
김 위원장과 박 회장은 주변에서 말하는 그들의 '존재감론'에 대해 나름 할 말도 있을 게다. 그리고 이들의 존재감 향유에 토를 달 이도 없을 게다.
그러나 이 한가지만은 유념하자.
김 위원장과 박 회장은 자신이 '종결자( 終結者)'라고 느껴서는 안된다. 절대적인 우위를 점할만큼 월등한 능력을 지닌, 종결자의 관점에서는 더 이상 '소통'이 안되기 때문이다.
'불통즉통( 不通卽痛)'의 한의학 처방전을 정치판뿐만 아니라 금융판도 받아들여야 한다. / 증권부장 명재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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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명재곤 기자 (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