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연춘 기자] "장사가 안되는 소형점포들을 상대로 롯데가 수수료를 앞세워 '미끼'로 매출을 늘리려고 하는 게 아니겠느냐"
최근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에 대한 정부의 압박이 강화되자 롯데쇼핑의 '슬라이딩 마진 인하제'를 두고 중소협력사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슬라이딩 마진 인하제'는 입점 브랜드가 매출 목표를 10% 이상 초과할 경우 백화점이 마진을 1~5% 포인트 가량 내려주는 것을 말한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 2007년 목표 매출 초과 달성한 협력업체에 수수료를 할인해주는 '매출 연동 마진조정제'를 또다시 이름만 바꿔 생색내기를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진정성은 커녕 허겁지겁 발표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게다가 롯데의 내놓은 '동반성장'은 전국 29개 롯데백화점 전 전포가 아니라 일부 점포 입점업체들만 혜택을 볼 수 있다. 서울 건대 스타시티점과 미아점, 관악점, 인천점, 경기 부평점, 대구 상인점, 경북 포항점 등 실적이 좋지 않은 소형 점포만 지원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소형점의 경우 평균 430개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이들 입점 브랜드의 30%가 목표 대비 110%의 매출을 달성하면 매장당 연간 300만원가량의 수수료 할인 혜택을 볼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에서 올 상반기 중에 대형 유통사의 판매마진 내용을 공개하는 법을 제정하겠다고 밝힌지 얼마 안돼 롯데에서 '판매마진 인하' 발표를 한 것은 이미지 만회와 정부 눈치를 본다는 의미"라면서 "수도권보다 매출이 상대적으로 적은 지방 소형점포로만 하겠다는 것은 매출증대와 몰아주기식"이라고 우려했다.
롯데그룹의 생색내기용 동반성장은 이 뿐만이 아니다. 일각에서는 롯데마트의 통큰 마케팅, 롯데칠성음료의 작년까지 유통업체와 대리점에 '음료 판매가' 강요,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바이더웨이가 우유, 라면, 소주, 커피믹스 등 인기 상품의 가격을 인하 등이 골목상권을 위협한다는 지적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백화점의 유통마진이 낮아지면 입점 업체들의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소비자 가격인하 여력도 생기게 돼 정부의 대중소기업 동반성장과 상생은 물론 물가안정 정책에도 부응하게 된다"고 반박했다.
유통 최대 라이벌인 신세계의 경우 롯데쇼핑과 달리 동반성장에 진정성을 두고 앞장서고 있어 두 기업간의 비교대상이 되고 있다.
신세계는 최근 "2011년 협력회사와의 동행 신세계백화점이 함께 하겠습니다"라는 슬로건으로 200여 협력회사 대표를 초청해 '협력회사 동반성장 간담회'를 열고 경청과 소통을 통한 상호 이해의 장을 마련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40년 이상 협력관계를 유지해온 협력회사에 감사패를 증정하며 감사의 뜻을 직접 전하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 "동반성장은 먼저 협력회사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경청과 소통을 통해 협력회사에 대한 이해와 신뢰의 마음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며 "향후 40년을 넘어 100년 이상의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회사가 탄생 할 수 있도록 소통을 통한 동반성장 노력을 더욱 강화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세계는 동반성장 핵심실천사항으로 우리은행과 연계 1200억원 규모의 상생플러스론을 신설해 중소 협력회사 저금리 자금확보를 지원키로 했다. 대규모 매입으로 인한 중소 협력회사의 자금부담을 해소 하기위해 50억원 규모로 원재료 구매 자금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한 리뉴얼 점포의 매장은 인테리어 보상제를 도입하여 2년간 적용함으로써 협력회사 입장에서 영업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양대 유통그룹인 롯데, 신세계의 동반성장 전략이 어떤 결실을 내놓을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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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