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워런 버핏 버크셔 해더웨이 회장이 자신의 네브라스카주 오마하 저택에서 거울을 보면서 애써 난감한 표정을 지우려 하고 있다.
그동안 버핏은 자신에게 좋은 소식은 활기차면서도 소탈한 모습으로 이를 알리는 것을 즐겨왔다.
하지만 최근 버크셔가 인수한 루브리졸 주식과 관련 사전 내부자 거래 문제가 불거져 사퇴한 자신의 후계자 데이비드 소콜 미드아메리카 에너지 회장 문제와 관련해서는 신중하면서도 삼가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달 말로 예정된 주주총회를 앞두고 버핏이 직접 나서서 해명함으로써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버핏이 대중앞에 설 수 없는 이유는 버크셔 해더웨이가 엄청난 규모의 대기업 집단임에도 불구하고 기업 내부적으로는 경영체계나 윤리의식이 부재하다는 비판에 대해 답이 없기 때문이다.
버핏은 한때 자신의 든든한 지지자들이었던 언론과 투자자들의 맹비난에 사면초가 상태에 놓여 두문불출하고 있다.
버핏이 스스럼없는 만남을 가졌던 뉴욕타임스의 앤드류 소킨과 같은 기자들도 컬럼을 통해 버핏을 비판하는 기사를 잇따라 내놓았다.
기업이미지 전문가들은 버핏이 30일 주주총회까지 기다리면 안된다고 지적한다.
시트릭앤컴퍼니의 루 펠프스 에너지 프랙티스 부문 대표는 "남은 25일동안 버핏이 공개적으로 나서서 솔직하고 완전하게 문제를 해결할 것을 조언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이 우려하는 것은 대단히 많다"며 "이 상황에서는 침묵은 절대 금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번 스캔들은 소콜이 자신의 잘못에 대해 솔직하지 못한 태도에서 일이 일파만파로 커졌다고 할 수 있다.
소콜은 지난달 31일 CNBC 방송에 출연해 버핏의 동업자이자 최 측근인 찰리 멍어 버크셔 부회장도 자신이 지분을 보유한 회사를 버핏이 인수하도록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거의 언론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던 멍어 부회장이 나서 인터뷰를 하는 보기드문 진풍경이 연출됐고 결국 모든 질문의 화살은 자연히 버핏을 향하게 되었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이번 사태에 대해 버크셔라는 기업의 운영 방식에 대한 불확실성과 경영의 혼란 상태가 다시 제기됐다고 평가했다.
S&P는 "이번 사건은 전통적인 지주회사들에서 나타나는 기업 인프라 부재 상황을 극명히 보여준다"며 "버핏의 후계 경영구도에 대한 리스크를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버핏은 이달 말 주주총회에서의 연설문을 만지작 거리면서 조용히 소일하고 있다.
보통의 기업들은 이같은 내부자 거래 문제가 불거질 경우 공시나 보도자료를 통해 독립적인 조사 위원회를 구성해 조사하고 있다는 내용을 발표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버핏은 침묵하고 있다.
현재 버크셔에는 이번 사태를 체크할 만한 홍보 담당자가 없는 상황이며 버핏의 비서가 메시지를 받아 그에게 전달하는 정도다.
버크셔의 이사회는 평균연령이 69세이며, 절반은 79세 이상의 고령자들이며 대부분 버핏의 투자회사의 경영자들이거나 버핏과 친분이 있는 관계자들이다.
이사회의 한 멤버인 빌 게이츠와 같은 이사는 버핏의 경영 문제에 관한 결정에 그다지 조언하지 않는다.
이번 문제는 애초에 소콜이 취득한 주식에서 발생한 차익 300만 달러에 불과하다고 잘못 판단할 수도 있다
컴퍼니라이브러리의 밥 몽크스 기업지배구조 전문가는 "차익은 300만 달러에 불과하지만 이번 사건에 거론된 모든 사람이 이 정도의 금액을 내고 돌이킬 수 있게 한다면 누구나 기꺼이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소콜이 챙긴 300만 달러로 인해 미국이 가진 최고의 명예 가운데 하나가 온갖 부정적 질문과 불확실성 속으로 던져진 것이라 지적했다.
버핏에게는 약 4주 간의 짧지 않은 침묵과 회한의 시간이 남아있다. 하지만 버크셔의 주주들과 언론, 금융시장 투자자들은 여전히 그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상황이야 어떻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은 바로 버핏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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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