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영국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우폰7 OS는 노키아 제품에 차별화를 가져다 줄 것이다."
최근 WSJ 주최 '올씽디지털' 행사에서 MS와의 협력관계에 대한 스테판 엘롭 노키아 CEO의 발언이다.
그의 발언은 노키아로 하여금 '스마트폰 시대 부적응자'로 전락하도록 만든, 나아가 세계 1위 휴대폰 제조사의 위상마저 흔들리게 만든 원인으로 꼽히는 '독자전략'을 앞으로도 계속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노키아의 재기'를 기대하는 이들에게는 그다지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시가총액 266조원에서 27조원으로…10분의 1토막
최근 시장에서 들려오는 노키아에 대한 소식은 온통 부정적인 것들로 가득하다.
2기 영업이익 목표를 6~9%에서 손익분기점으로 하향 조정하는가 하면, 주가는 최근 6개월 동안 3분의 1 수준으로 하락했다.
11년 전인 2000년 3월 266조원에 달했던 시가총액은 10분의 1 수준인 27조원까지 추락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20% 수준이며, 대만 업체인 HTC보다도 낮은 규모다.
시가총액이 급락하며 '만만한 기업'이 되다보니 MS로의 피인수설도 나오고 있다.
지난 1998년 모토로라를 제치고 세계 휴대폰 시장의 왕좌에 오른 이후 13년 만의 최대 굴욕이다.
◆스마트폰 시대 부적응…피처폰은 中기업 맹추격
노키아의 몰락 원인으로는 단연 '스마트폰 시대 부적응'이 꼽힌다. 더 구체적으로는 '게임의 룰'이 바뀐 걸 모른 채 막강한 시장점유율만 믿고 독자 노선을 고집했다는 점이 노키아가 저지른 가장 큰 잘못으로 지적되고 있다.
물론, 여전히 판매대수 기준으로 노키아는 세계 1위 기업이다. 스마트폰 판매량도 1위다. 하지만 돈은 많이 벌지 못했다.
1분기 노키아의 휴대폰 판매량은 1억850만대로 1위를 유지했지만, 매출은 103억달러(약 11조원)에 그치며 같은 기간 7천만대를 판매한 삼성전자 통신부문(10조6400억원)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전체 휴대폰 판매량 중 피처폰(일반 휴대폰) 비중이 높고, 스마트폰 분야에서도 저가폰 중심의 전략을 취한 결과다.
노키아의 평균 휴대폰 판매단가는 10만원으로 삼성전자(15만원)보다 월등히 낮다. 스마트폰인 아이폰만 판매하는 애플(70만원)과 비교하면 격차가 더욱 크다.
피처폰 시장에서의 경쟁도 만만치 않다. 저가 제품을 앞세운 중국 ZTE는 지난해 4분기 전체 휴대폰 시장에서 전년 동기대비 76.8% 증가한 1천680만대의 판매량과 1.4%포인트 확대된 4.2%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IDC 집계). 같은 기간 노키아는 2.4%의 판매량 감소와 6.4%포인트의 시장점유율 축소를 겪었다.
◆독자 OS 고집이 패착…안드로이드 진영 끝내 외면
스마트폰 시장에서 노키아가 고전한 원인의 상당 부분은 심비안OS와 연관된다. 다른 휴대폰 제조사들이 애플 iOS에 맞서 안드로이드 진영으로 뭉친 반면, 노키아는 홀로 심비안OS를 고수하며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iOS가 '아이폰'이라는 단일 단말기로도 전체 OS 시장에서 19%를 상회하는 점유율을 기록한 배경에는 앱스토어의 막강한 애플리케이션 공급 능력이 존재한다. 후발 기업들이 앱스토어에 필적할 만한 애플리케이션 장터를 만들기 위해서는 힘의 결집이 필요했고, 그 구심점이 안드로이드 마켓이었다. 노키아는 그 일을 독자적으로 하려 했고,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뼈아픈 실패를 겪고도 노키아는 끝내 안드로이드 진영에 손을 내밀지 않았다. 심비안OS에서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노키아가 택한 전략은 MS와 손잡는 것이었다.
엘롭 CEO는 구글을 협력 파트너로 정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안드로이드가 차별화에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안드로이드 진영과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이지만, 모바일 OS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5.6%에 불과한 윈도우로의 방향 전환은 그다지 현명하지 못한 결정이라는 게 외부의 시각이다.
오히려 OS를 심비안에서 윈도우폰7으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안드로이드-독자OS' 병행 전략 참고해야
사실, 스마트폰 OS의 안드로이드 일원화는 상당히 위험한 일일 수 있다. PC 시장에서 MS가 그랬던 것처럼 구글의 시장지배력 확대는 제조사들을 향한 횡포로 이어질 수 있는 것.
따라서 노키아와 같은 독자 OS 전략도 제조사 입장에서는 필요한 일이다. 다만, 노키아는 OS 전략에서 좀 더 현명할 필요가 있었다.
OS 전략에 있어 노키아가 참고할 만한 기업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일찌감치 독자OS 개발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지난 2009년부터 '바다' OS 개발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바다 OS' 탑재 제품을 주력 스마트폰으로 내세우는 무리수를 두진 않았다. 삼성전자의 주력 스마트폰 모델은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갤럭시' 시리즈이며, '바다 OS'를 탑재한 제품은 '웨이브'라는 별도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 진영을 이끌면서 '갤럭시' 시리즈로 큰 성공을 거두는 한편, '바다 OS'를 육성하며 '포스트 안드로이드'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지난 1998년 노키아가 모토로라를 넘어 휴대폰 시장의 제왕으로 등극한 비결로 꼽힌 요소는 '혁신'이었다. 13년간 지켜온 왕좌가 흔들리는 지금 노키아에게 필요한 것은 '고집'을 벗어던진 또 한 번의 '혁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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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박영국 기자 (24pyk@newspim.com)
안드로이드 외면, 독자전략 고집이 패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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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의대 490명 더 뽑는다
[서울=뉴스핌] 황혜영 기자 = 2027학년도 의과대학 모집 정원이 3548명으로 늘면서 전년보다 490명이 증원된다. 이에 따라 의대 합격선 하락과 재수 이상 'N수생' 증가, 상위권 자연계 입시 재편 등 입시 지형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열린 보건복지부의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에 따르면 2027학년도 의대 정원이 현행 3058명에서 490명 늘린 3548명으로 확정됐다. 2028·2029학년도에는 613명, 2030·2031학년도에는 813명씩 증원하기로 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정부가 2027∼2031학년도 의과대학 정원을 오늘 확정한다. 보건복지부는 10일 오후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제7차 회의를 열고 의대 정원 규모를 논의한 뒤 브리핑을 진행해 2027∼2031학년도 의사인력 양성 규모와 교육현장 지원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시내 의과대학 모습. 2026.02.10 mironj19@newspim.com
2027학년도 증원분 490명은 비서울권 32개 의대를 중심으로 모두 지역의사제 전형으로 선발되며 해당 지역 중·고교 이력 등을 갖춘 학생만 지원할 수 있는 구조다.
입시업계는 이번 정원 확대가 '지역의사제' 도입과 맞물려 여러 학년에 걸쳐 입시 전반을 흔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증원은 현 고3부터 중학교 2학년까지 향후 5개 학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의대 정원 확대에 따른 합격선 하락이 예상된다.
종로학원 분석에 따르면 2025학년도 의대 정원 확대로 합격선 컷이 약 0.3등급 낮아졌으며, 이번 증원도 최소 0.1등급가량 하락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당시 지역권 대학의 경우 내신 4.7등급대까지 합격선이 내려오기도 했다.
합격선 하락은 상위권 학생들의 '반수'와 'N수생'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의대 문턱이 낮아질 것이란 기대가 생기면 최상위권은 물론 중위권대 학생까지도 재도전에 나설 가능성이 커진다"고 전망했다.
특히 2027학년도 입시가 현행 9등급제 내신·수능 체제의 마지막 해라는 점에서 이미 내신이 확정된 상위권 재학생들이 반수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역의사제 도입은 중·고교 진학 선택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역전형 대상 지역의 고교에 진학해야 지원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에 서울·경인권 중학생 사이에서는 지방 또는 경기도 내 해당 지역 고교 진학을 고려하는 움직임이 예상된다.
또 일반 의대와 지역의사제 전형 간 합격선 차이도 발생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원 단계부터 일반 의대를 우선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 동일 학생이 두 전형에 합격하더라도 일반 의대를 택할 가능성이 높아 지역의사제 전형의 합격선은 다소 낮게 형성되고 중도 탈락률도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형 구조 측면에서도 변화가 예상된다. 김병진 이투스교육평가연구소 소장은 "490명 증원 인원 전체가 일반 지원자에게 해당되지는 않으며 지역인재전형과 일반전형으로 나눠 보면 실제 전국 지원자에게 영향을 주는 증원 규모는 약 200명 수준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최근 3년간 입시에서 모집 인원 변동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전형은 수시 교과전형, 특히 지역인재전형이었다"며 "이번 증원에서도 교과 중심 지역인재전형의 모집 인원 증가 폭이 전체 입시 흐름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hyeng0@newspim.com
2026-02-10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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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벳 '100년물' 채권에 뭉칫돈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인공지능(AI) 투자를 위한 실탄 확보에 나선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이 발행한 '100년 만기' 채권이 시장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100년 뒤에나 원금을 돌려받는 초장기 채권임에도 불구하고, 알파벳의 재무 건전성과 AI 패권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확인됐다는 평가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알파벳이 영국 파운드화로 발행한 8억5000만 파운드(약 1조6900억 원) 규모의 100년 만기 채권에 무려 57억5000만 파운드의 매수 주문이 몰렸다고 보도했다. 이날 알파벳은 3년물부터 100년물까지 총 5개 트랜치(만기 구조)로 채권을 발행했는데, 그중 100년물이 가장 큰 인기를 끌었다.
알파벳은 올해 자본지출(CAPEX) 규모를 1850억 달러로 잡고 AI 지배력 강화를 위한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를 위해 전날 미국 시장에서도 200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강력한 수요 덕분에 발행 금리는 당초 예상보다 낮게 책정됐다. 또한 스위스 프랑 채권 시장에서도 3년에서 25년 만기 사이의 5개 트랜치 발행을 계획하며 전방위적인 자금 조달에 나섰다.
100년 만기 채권은 국가나 기업의 신용도가 극도로 높지 않으면 발행하기 어려운 '희귀 아이템'이다. 기술 기업 중에서는 닷컴버블 당시 IBM과 1997년 모토롤라가 발행한 사례가 있으며, 그 외에는 코카콜라, 월트디즈니, 노퍽서던 등 전통적인 우량 기업들이 발행한 바 있다. 기술 기업이 100년물을 발행한 것은 모토롤라 이후 약 30년 만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의 구글.[사진=로이터 뉴스핌] 2026.02.11 mj72284@newspim.com
◆ "알파벳엔 '신의 한 수', 투자자에겐 '미묘한 문제'"
전문가들은 이번 초장기채 발행이 알파벳 입장에서는 매우 합리적인 전략이라고 입을 모은다. 얼렌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브루노 슈넬러 매니징 파트너는 "이번 채권 발행은 알파벳 입장에서 영리한 부채 관리"라며 "현재 금리 수준이 합리적이고 인플레이션이 장기 목표치 근처에서 유지된다면 알파벳과 같은 기업에 초장기 조달은 매우 타당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알파벳의 견고한 재무제표와 현금 창출 능력, 시장 접근성을 고려할 때 100년 만기 채권을 신뢰성 있게 발행할 수 있는 기업은 전 세계에 몇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초장기채는 금리 변화에 따른 가격 변동성(듀레이션 리스크)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HSBC은행의 이송진 유럽·미국 크레딧 전략가는 "AI 산업 자체는 100년 뒤에도 존재하겠지만, 생태계가 5년 뒤에 어떤 모습일지조차 예측하기 어렵다"며 "기업 간 상대적인 서열은 언제든 뒤바뀔 수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금리 상승기에는 초장기채의 가격이 급락할 위험이 있다. 지난 2020년 오스트리아가 표면금리 0.85%로 발행한 100년 만기 국채는 이후 금리가 오르면서 현재 액면가의 30%도 안 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이를 두고 슈넬러 파트너 역시 "투자자 입장에서 이 채권의 매력은 훨씬 미묘하고 복잡한 문제"라고 했다.
mj72284@newspim.com
2026-02-11 01: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