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은행사 자문형 신탁상품 출시
[뉴스핌=박민선 기자] 지난해 이후 증권업계에서 최고의 인기상품으로 각광받은 자문형 상품이 은행권에서도 다시 한 번 히트를 기록할까.
증권사들의 전유물이었던 자문형 상품이 최근 은행권에서도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하면서 시장 구도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KB은행이 이달 초 브레인투자자문, 케이원투자자문, 한국창의투자자문 등 6개 자문사와 연계한 자문형 신탁 상품을 출시한 데 이어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이달 중 관련 상품들을 잇따라 내놓을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관련 상품을 판매 중이다.
아직까지 판매 초기인 만큼 변화의 향방을 가늠하기는 힘들지만 자문형 상품 시장이 한층 확대될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 "이탈 고객 재흡수...자문사 시장 성장할 것"
은행업계가 자문형 신탁 상품을 내놓은 가장 큰 이유는 지난해 자문형 랩 시장으로 이탈한 고객들을 되찾아오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한 대형은행사 관계자는 "지난해 수익증권에서 1조 4000억원 가량이 빠져나갔는데 랩 시장의 성장과 맞물려 있어 그쪽으로 이전된 부분이 적지 않다는 것이 내부의 판단"이라며 "이탈 고객들을 재흡수하기 위한 전략으로 자문형 신탁을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도 "작년부터 자문형 랩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탈 고객이 적지 않다"면서 "이러한 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자체가 시자의 트랜드인 만큼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는 차원에서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 은행들은 아직까지 자문형 신탁 상품에 대한 가입을 적극적으로 권유하는 방침으로까지는 확대하지 않을 계획이다. 현재 주식시장의 상황이 좋지 않을 뿐더러 자문형 상품은 공모형펀드보다 변동성이 심한 만큼 출시와 동시에 리스크를 확대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점차 자문형 신탁 시장이 성장할 것에 대비해 자문사 풀을 확대하는 등 관련 방안을 마련 중이다.
한 은행 실무 담당자는 "공모형펀드가 붐을 일으켰던 것도 국민은행에서 펀드 판매를 시작한 것이 하나의 계기가 됐었다"며 "자문형 신탁도 현 시장의 트랜드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드라이브를 걸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일정 수준의 확대는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다른 대형은행 실무자도 "은행은 고객들과 접점이 다양하기 때문에 자문형 상품 시장은 현재보다 성장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는 전체 시장 차원에서 본다면 주식투자 인구의 증가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현재 펀드 판매시 판매보수로 평균 약 50bp수준을 갖게 되는 반면 자문형 상품의 경우 고객이 지불하는 신탁보수 200bp중 150bp가 은행 수익에 잡히는 만큼 은행들이 판매를 자제할 이유도 없다는 것이 업계의 진단이다.
또 향후 영업직원들의 실적 사항에 자문형 신탁 판매고 역시 포함될 예정이어서 하반기를 기점으로 자문형 신탁 상품시장의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한편 이처럼 자문형 상품 시장이 확대되면서 자문사들은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 현재 자문형 랩 시장이 약 9조원대까지 성장한 가운데 새로운 무대가 개막되면서 어느 정도 도약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뜨거운 상황.
한 대형 투자자문사 임원은 "대형사를 기준으로 각 1조원대만 판매된다고 하더라도 현재 시장 규모에 근접하는 성장이 있지 않겠느냐"며 "은행은 기본 고객층이 있기 때문에 시장만 제대로 받쳐준다면 지금까지 형성된 시장 이상으로의 성장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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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