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탁윤 기자] "어쨌든 돈은 아꼈다"
한 증권사 철강담당 연구원은 "포스코의 대한통운 인수 불발이 아쉽긴 하지만, 지나치게 비싸게 사는 우려에서는 벗어났다"며 이같이 말했다.
눈여겨 봐둔 명품백 하나를 남이 사갔을 때의 심정이 이와 같을까?
포스코의 대한통운 인수 실패 원인(?) 찾기가 분주하다. M&A(인수합병) 전략 부재라는 지적에서 부터 '컨소시엄 징크스'라는 꿰맞추기까지 다양하다.
포스코는 과거 한보철강과 대우조선해양 M&A에 컨소시엄을 구성했다가 실패했고, 지난해 대우인터내셔널 인수때는 단독으로 참여해 성공한 바 있다.
컨소시엄만 구성하면 M&A에 실패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배경이다. 포스코는 이번에는 삼성SDS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바 있다.
삼성과 손잡았다는 소식에 대부분 '포스코의 승리'를 점쳤다. 그러나 결과적으론 경쟁사를 자극만 한 꼴이 됐다.
경쟁사가 시장 예상가격을 뛰어넘는 가격을 베팅하는 결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오너 기업과 전문경영인 기업의 차이가 가져온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포스코는 전문경영인 기업으로 투자나 M&A에 상대적으로 오너기업에 비해 보수적일 수 밖에 없다.
그렇지만 치밀한 전략부재와 '기업가치를 훼손할 만큼의 베팅은 안된다'는 원칙 고수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포스코에 대한통운은 어쩌면 명품백이었을지 모른다. 갖고는 싶지만 없어도 되는.
명품은 가격이 정해져 있다. 명품의 자존심으로 좀처럼 할인도 안한다. 어떤 사람이 웃돈을 주고 사간다면 어쩔수 없는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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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